"쿠데타 주범 '윤두환' 타도하자" 대학가 뒤덮은 대자보[이슈세개]
2. 계엄령에 놀란 2030 자녀들이 민주화 세대인 5060 부모와 나눈 대화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습니다.
3. 대구의 한 대학교에서 "윤두환을 타도하자"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가 나왔습니다.
'王王王', 계엄령 선포에도 주술 흔적?…"웃을 수가 없네"
"王王王! 농담으로 웃어넘겨야 하는데 왠지 진실일 듯도 하여 급정색 하게 됨."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시간을 한자 '王(왕)'으로 꿰맞춘 글이 확산되고 있다. 맥락을 이해할 수 없는 계엄령 선포에 농담조로 작성한 글이지만, 그간 윤 대통령을 둘러싼 다수의 무속 의혹이 제기된 만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5일 온라인상에서는 한 누리꾼이 '12월 3일 10시 30분 계엄 선포. 十二월(王), 三일十시(王), 三十분(王)'이라고 작성한 글이 화제를 모았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날짜와 시간을 한자로 표기하면 각각의 조합이 임금 왕(王)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본 누리꾼은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괴감이 든다", "지난 2년여 동안 상식의 기준선이 너무 내려가서 웃어넘겨야 하는 걸 웃어넘길 수 없게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술 더 떠 "다음 계엄 선포 일자를 예언하겠다. 12월 12일 밤 10시 2분(十二월 十二일 十시 二분)도 한자로 왕이 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누리꾼들이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간 윤 대통령이 다수의 무속인들에 의지하는 듯한 정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주자 시절이었던 지난 2021년 10월 1일 손바닥에 '王'으로 보이는 문자를 적은 채 대선 경선 텔레비전 토론회에 출연했다. 논란이 되자 캠프 관계자는 "지지자가 손바닥에 적어준 게 잘 안 지워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2022년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에는 선거대책 본부 산하 조직인 네트워크 본부에 '건진법사'로 불리는 무속인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건진법사는 윤 당시 후보의 업무 전반에 관여했으며 대선 경선 전부터 외곽조직인 '양재동 팀'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본부는 이를 부인하고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지만, '무속 의존 의혹'을 낳았다.
2023년에는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무속인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역술인 천공이 유력한 관저 후보지였던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국방부 서울사무소를 다녀갔다는 내용이다. 경찰 조사 결과 공관에 방문한 것은 풍수지리 전문가 백재권 사이버한국외대 겸임교수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민간인이 개입해 '풍수지리'를 따지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일었다.
최근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관계를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칼을 잘 휘두르는 '장님 무사'고 김 여사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앉은뱅이 주술사'니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 주술을 부려야 한다는 의미다.
"아빠·엄마가 아는데…" 민주화 세대의 계엄령 조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 계엄령을 선포하고 6시간 만에 해제한 가운데, 계엄령에 놀란 2030 자녀가 군사 독재를 겪은 5060 부모와 나눈 대화가 SNS에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5일 SNS에 따르면 한 누리꾼은 "계엄 뜨자마자 무서워서 아빠한테 전화했다. 무섭다고. 아빠가 '계엄은 처음이지?' 하면서 군인이 돌아다니는 곳과 시위만 안 나가면 괜찮을 거라고 하더라. 민주화를 경험한 윗세대에 기대게 된다"고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데모하다 눈 맞으신 우리 모친, 부친께서 급히 전화 와서 군인 나오면 피바다 되니 집 밖으로 나가지 말고 먹을 거 챙겨서 꼼짝없이 있으라신다"며 "부친은 80년도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광주에 가면 금남로에 사람 죽어있던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다. 계엄령이라는 게 이런 거다"고 씁쓸함을 표했다.
아빠와 나눈 메시지를 공개한 누리꾼도 있었다.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아빠는 "휴교령 내리면 빨리 집으로"라고 말했다. 자녀가 "대학교는 아닐 듯"이라고 말하자, 아빠는 "휴교령 내리면 대학교가 1순위란다, 아빠는 이미 몇 번 경험했단다"라고 답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엄마가 '너희는 계엄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모르지'라며 눈물을 흘리고 긴장하시더라. 가결되고 나니까 이제 좀 웃으시는데…. 계엄령 이 세글자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얼마나 트라우마인지 알게 됐다"고 남겼다.
"계엄령 해제 요구안이 이렇게 빨리 가결된 건 이미 계엄령이 어떤 것인지 경험한 세대가 있어서다"라고 강조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쿠데타 주범 '윤두환' 타도하자" 대학가 뒤덮은 대자보
"내란수괴, 쿠데타 주범 윤두환을 타도하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보수 심장인 대구의 한 대학교에서 대통령을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윤석열 퇴진 대학운동본부 경북대학교지부는 4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입구에 '계엄령이 웬 말이냐!' 제목의 대자보를 부착했다.
대자보에는 "기어이 윤석열 대통령이 사고를 쳤다. 민주주의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로 병력을 동원했다"며 "계엄령이 웬 말이냐. 민주화 이후 최초의 비상계엄으로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야말로 국민과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온갖 폭정과 부정부패로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선 반성도 않고 계엄까지 시도한 이 '내란사범'을 기필코 탄핵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자보 옆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전두환 씨 얼굴을 합성한 사진도 붙었다. 사진에는 "내란수괴, 쿠데타 주범 윤두환(윤석열+전두환 합성어)를 타도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대학가의 시국선언도 계속되고 있다. 전날 서울대, 고려대, 동국대, 이화여대, 부산대 등에 이어 5일 건국대, 숙명여대, 서울여대, 홍익대 등이 시국선언에 나선다.
건국대 학생들은 "한 나라를 대표하고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고 있는 대통령이 국민을 짓밟으며,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국대 학생들도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우리의 미래를 우리가 직접 만들어가는 시작을 열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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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강지윤 기자 lepom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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