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전 박경리의 집념과 고뇌 오롯..‘토지’ 육필원고 경매에

박동미 기자 2024. 12. 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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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의 대모' 박경리(1926∼2008)의 대하소설 '토지'의 육필 원고 48권이 미술품 경매에 출품됐다.

박경리의 육필 원고가 시장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오는 17일 서울옥션에서 진행하는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는다.

이번에 출품된 5부 육필원고의 소장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소실된 장 하나 없이 전체가 완벽하게 남아있어 친인척 등 가까운 지인이 보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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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5부 육필원고의 일부분. 서울옥션 제공

‘한국 문학의 대모’ 박경리(1926∼2008)의 대하소설 ‘토지’의 육필 원고 48권이 미술품 경매에 출품됐다. 박경리의 육필 원고가 시장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오는 17일 서울옥션에서 진행하는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는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세계가 한국 문학에 주목하고 재평가하는 가운데,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대작가의 육필 원고가 발견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해당 원고는 토지의 26년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5부의 전권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정국까지를 다룬 5부는 독립의 기쁨과 감격을 절제된 표현으로 전하고, ‘끝’이라는 간결한 말로 종료돼 오히려 긴 여운을 남긴다. 육필원고에는 오·탈자를 고치고 문장을 수차례 바꾸던 작가의 집념과 고뇌가 오롯하다. 단행본과 달리 집필의 순간이 생생한 이 육필 원고는 1992년 9월부터 1994년 8월까지 문화일보에 연재한 ‘신문본’이라서 더욱 흥미롭다. 탁월한 소설들이 신문으로 먼저 독자를 만나던 당시의 문화적 풍경을 보여준다.

토지 5부는 1992년부터 1994년까지 문화일보에 연재됐다. 첫 회(왼쪽)와 마지막 회(오른쪽)가 게재된 신문 지면. 토지는 이 연재를 끝으로 26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문화일보자료사진

한국 현대문학의 뿌리이자 정수로 꼽히는 ‘토지’는 1969년부터 현대문학, 문학사상, 주부생활, 경향신문을 거쳐 1994년 문화일보서 연재를 마쳤다. 이후 전체 5부 16권이 1994년 솔출판사에서 출간됐고, 현재는 다산북스가 판권을 갖고 있다. 오랜 세월 연재된 만큼 육필 원고의 양도 방대해 4만 여 장에 달한다. 그 일부를 유족과 통영시, 토지문화재단 등이 보관하고 있으나, 1부와 2부는 워낙 오래돼 원본이 온전하게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박경리 사후인 지난 2010년에는 유익서·강석경 소설가가 3부 육필 원고의 일부를 통영 박경리기념관에 기증해 화제가 됐다. 이들은 원고를 박경리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밝혔는데, 작가는 생전 자신의 육필원고를 동료나 후배 작가들에게 선물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에 출품된 5부 육필원고의 소장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소실된 장 하나 없이 전체가 완벽하게 남아있어 친인척 등 가까운 지인이 보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옥션의 경매 추정가는 ‘별도문의’로 비공개다. 다만, 상태가 양호하고 문학사적 의의, 희소성 등을 고려해 최소 추정가가 5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토지의 육필 원고 중 한 부 전체가 온전히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토지 5부 육필원고 48권. 서울옥션 제공

한편, 이번 경매에선 근대문학 초판본도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끈다. 등록문화유산인 김소월의 ‘진달래’(낮은 추정가 1억8000만 원)를 비롯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1억 원), 100부 한정판인 백석의 ‘사슴’(9000만 원), 소설가 박태원의 ‘천변풍경’(1500만 원), 정지용의 첫 시집(1300만 원),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000만 원) 등 한국 대표 근대 문인들의 초판본 7권이 출품됐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한국 문학의 달라진 위상과 수집가들의 취향의 변화, 관심 영역의 확장 등을 고려해서 새롭게 근현대문학 섹션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등록문화유산인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 서울옥션 제공

이밖에, 최근 학술회의를 통해 공개된 안중근 의사의 첫 신문 기록인 일본 외교관 오노 모리에의 회고록도 나왔다.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 직후 공백으로 남은 사흘간의 흔적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다.

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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