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김민전 “민주당 무도함 제대로 못 알려 비상계엄 발생, 반성”
추경호 “야당 폭거에 국회 망가졌다”
인요한 “민주당이 비열하게 몰아붙여”
친윤들, 비상계엄 사태에 ‘야당 탓’
12·3 비상계엄 사태 사흘째인 5일 친윤석열(친윤)계가 본격적인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에 나섰다. “야당의 폭거를 알리기 위해서”라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정당화와 유사한 논리로 야당에 근본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계엄사태에 대한 분노가 탄핵으로 이어질 경우 진보진영이 집권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것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민주당이 얼마나 무도한지 제대로 알리지 못해서 계엄이라는 있어선 안 되는 일이 발생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 스스로 반성하게 되고 비판하게 된다”며 “정부가 임기 2년 반을 넘기는 시점에 벌써 23번째 탄핵소추를 당하는 것은 역사상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발언을 마치며 울먹이고 훌쩍이기도 했다. 김 전 의원 측은 “계엄을 옹호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탄핵소추문의 결론을 보면 정말 아연실색하게 된다. 이태원 ‘사건’을 들먹인다”며 “(현 정부가) 북한,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했다고 했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 땅에 친미 대 친북, 친중 간의 대결이 있고 탄핵소추문에는 바로 그들(야권)의 반란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친윤계인 인요한 최고위원은 색깔론식으로 진보진영을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야당이 특검, 탄핵을 엄청나게 비열하게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에게 몰아붙인 점을 기억해주기 바란다”며 “노동계에서 극히 일부지만 세 사람이 실형을 받고 북쪽에서 지시를 받는다는 게 확인됐다. 이거야말로 어마어마한 사건이었는데 이것도 (계엄의) 한 문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해서는 “희생자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도덕적 고지를 점령한 것처럼 하는데 비위 상한다”고도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해제까지 국민께 충격과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국민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윤석열 정부 들어 거대 야당이 23번째 탄핵소추와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했다.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22대 국회 내내 민주당의 막가파식 폭거에 국회가 망가졌다”고 덧붙였다.
여당 의원들의 이같은 발언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정당화 논리를 따르는 것이다. 사실상 비상계엄에 대한 옹호라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추 원내대표를 포함한 국민의힘 지도부, 중진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 “야당의 폭거를 국민들에게 알리려고 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계 의원들은 지난 4일부터 본격적인 윤 대통령 수호에 돌입했다. 전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대표 등 친한동훈계가 ‘대통령 탈당’을 요구했지만 당내 다수인 친윤 의원들의 반대로 당론 채택이 이뤄지지 않았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의총 분위기를 두고 “탈당은 안 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등 회동에도 친윤 중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대통령 임기가 중단되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며 대통령과 함께 가자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날 새벽에는 탄핵소추안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나경원 의원은 의총에서 “민주당 의회폭거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공개 의원총회를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친윤계가 적극적으로 나선 데는 정권 교체만은 막아내겠다는 의지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게 면죄부를 주고 정권을 통째로 넘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에게 이견이 있더라도 반드시 단일대오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여당에게 분열은 무책임”이라며 “대통령 탈당 요구 같은 경솔한 언동은 우리에게 절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비상계엄 사태 후 사흘째···주말 ‘탄핵 촛불’ 더 거세진다
- [속보]국방 차관 “특전사령관으로부터 ‘실탄 지급은 없었다’고 들어”
- 경찰청, ‘윤석열 내란죄 고발’ 안보수사과에 배당
- [속보] 민주당 “7일 저녁 윤 대통령 탄핵안 의결…오늘 내란죄 8명 고발”
- [속보]김선호 차관 “계엄군 포고령, 국방부가 작성 안 했다”
- 비상계엄 지지 글 논란 박종철 부산시의원 “진심으로 사과”
- 전국 의대생 단체 “전공의·학생 복귀 플랜 B·C가 비상계엄이었나”
- [속보]이재명 “한동훈, 내란 동조 세력 되지 말라”
- 홍준표 “민주당이 비상계엄 ‘내란죄’로 포장해 국민 선동…조기 대선 음모”
- 한동훈 “윤, 내란 자백”···친윤 “뭘 자백해” “대표 사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