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와 USGA, 트랜스젠더 여자대회 출전금지 정책 발표… 데이비드슨 반발 “여러분의 침묵 덕분”
성확정 여자골퍼 헤일리 데이비드슨(32·미국)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출전길이 봉쇄됐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청소년기 이후 성확정을 한 트랜스젠더 골퍼의 여자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USGA와 LPGA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출생시 여성이거나, 남성 사춘기를 겪기 전에 성확정을 한 여성만이 LPGA 대회나 USGA 주관 8개 여자선수권에 참가할 수 있다”며 “이 정책은 2025년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올해 US여자오픈 예선에서 1타차로 본선 출전에 실패하고 LPGA Q스쿨 2차대회까지 진출했던 데이비슨은 앞으로 두 협회가 주관하는 여자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대학시절 남자골프선수로 활약한 데이비드슨은 2015년 20대 초반에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고 2021년 성확정 수술을 받았다. 올해 플로리다주 미니투어인 NXXT 골프에서 우승해 미국에서 최초로 여자대회에서 우승한 트랜스젠더 선수로 화제를 모았고 이후 LPGA투어 Q시리즈에 응시해 2차 대회까지 올랐으나 공동 95위로 최종전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제한적으로 엡손 투어(2부 투어)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었다.
데이비드슨이 LPGA Q시리즈에 응시하자 전현직 여자골퍼 275명은 지난 10월 USGA에 청원서를 제출하며 생물학적 여성만이 여자대회에 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USGA와 LPGA는 이날 발표된 정책이 의학, 과학, 스포츠 생리학, 성정책 관련법을 1년 이상 연구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전했다. USGA는 보도자료에서 “현재 과학 및 의학 연구에 따르면 생물학적 성별에 스포츠 경기력 차이가 존재하며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부터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라고 밝혔다. LPGA는 “의학, 과학, 스포츠 생리학, 골프 경기력 및 젠더 정책 법률 분야의 최고 전문가 그룹을 고용했으며 그들로부터 남성 사춘기의 영향은 골프 경기력에서 경쟁 우위를 준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데이비드슨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즉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다. 엡손과 LPGA 투어 출전이 금지됐다”며 “침묵과 중립을 지키고 싶어하는 여러분들, 정말 아무 것도 해주지 않은데 감사한다. 여러분의 침묵 덕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비꼬았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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