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 “韓 무슨 일” 재택근무 지시… LG 등 여의도 국내 기업들도 재택 권고

김재형 기자 2024. 12. 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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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긴급 비상계엄 사태에 한국에 사업장을 둔 외국계 기업들의 혼선도 가중됐다.

본사 차원에서 임직원의 안전을 챙기는 지시가 나오거나, 아예 재택근무에 나서는 업체들도 생겨났다.

4일 수입차 및 외국계 정보기술(IT) 업체들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계엄령이 나온 직후 재택근무 방침을 전달했다.

전날 밤 계엄군이 배치된 국회 인근 기업들도 안전 우려로 긴급 재택근무를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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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해제에도 안전사고 우려해
MS 행사취소 등 기업일정 차질
“소비심리 위축으로 구매 취소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시간여 만에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한밤 긴급 비상계엄 사태에 한국에 사업장을 둔 외국계 기업들의 혼선도 가중됐다. 본사 차원에서 임직원의 안전을 챙기는 지시가 나오거나, 아예 재택근무에 나서는 업체들도 생겨났다. 최근 신제품을 출시한 기업 중에선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계약 취소 건도 생겨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수입차 및 외국계 정보기술(IT) 업체들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계엄령이 나온 직후 재택근무 방침을 전달했다. 비상계엄 해제 후에도 예상치 못한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오전까지 재택근무 실시 여부를 고민하다가 막판에 정상 출근을 결정한 외국계 기업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날 밤 계엄군이 배치된 국회 인근 기업들도 안전 우려로 긴급 재택근무를 지시하기도 했다.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LG그룹 일부 계열사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 트윈타워 근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LG 트윈타워는 국회의사당과 1.5km가량 떨어져 있다. 비상계엄이 해제됐으나 여의도에 자리한 사무실 위치상 여러 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안전 우려로 주요 행사를 취소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MS는 이날 예정돼 있던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 위크 세션’ 행사를 취소했다. 국내 주요 기업과 기관이 MS 솔루션을 활용해 이뤄낸 비즈니스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직원과 파트너사의 안전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MS 본사 지침에 따른 결정이다. MS 측은 “계엄 여파로 다른 날짜로 행사를 변경해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MBK파트너스도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발표를 앞두고 있다가 잠정 연기했다”며 “한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막대한 혼선을 겪었다. 국내 산업계에 대한 투자와 신뢰도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거나 이제 막 출고 작업이 시작된 수입차 업체들 사이에선 난감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신차 등록 같은 차량 판매에 필요한 공공부문의 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수입차 업체 중엔 하루 만에 주문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수입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런 시국에 이렇게 돈을 써도 되나’라고 자문하거나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성향이 더 강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수입차 구매를 취소하려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 같다”며 “당분간은 각종 프로모션이나 마케팅 행사 같은 소비 진작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어려워질 것 같다”고 지금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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