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금융투자상품 판매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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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위원회가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대책마련을 위해 공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개선방안의 하나로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20% 이상인 고난도 금융상품의 은행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최근까지 홍콩 H지수 ELS 투자손실을 입은 투자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은행권의 자율배상안에 동의하면서 금융당국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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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위원회가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대책마련을 위해 공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개선방안의 하나로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20% 이상인 고난도 금융상품의 은행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최근까지 홍콩 H지수 ELS 투자손실을 입은 투자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은행권의 자율배상안에 동의하면서 금융당국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판매제한이 오히려 비대면 판매집중을 초래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은행은 그간 이자수익 중심의 영업방식과 금융투자상품 판매관행에서 사회적 우려와 비판을 받았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의 검사결과에 따르면 일부 은행은 H지수의 변동성이 커지는 시점에 성과지표를 조정해 영업점에서 ELS 판매를 독려했고 리스크 관리기준을 완화하거나 판매기준을 임의로 변경해 위험상품이 부적합한 투자자에게도 판매되도록 했음이 적발됐다. 더불어 투자위험등급 및 손실시나리오에 대한 설명을 누락하거나 왜곡하는 등의 판매시스템 부실도 지적됐다.
종래 파생결합증권인 DLF 및 사모펀드 사태와 다르게 ELS는 공모형식으로 대중화하며 다수의 개인투자자, 특히 고령자와 반복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돼 집단적 피해에 대한 우려가 더 컸다. 다행히 은행의 자율배상안이 신속히 이뤄졌으나 은행이 근본적으로 금융소비자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 판매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이러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 금융환경에서 투자자의 계좌이동이 자유롭고 차별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고객의 이탈이 쉬운 만큼 은행은 금융투자상품 판매전략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중심 접근법'과 '리스크 관리'가 핵심원칙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고객 중심 접근법은 무엇보다 고객의 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상품이 추천돼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투자목표, 리스크 선호도, 재정상태 등을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 AI 활용, 행동경제학 연구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해 소비자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고객의 행동과 라이프스타일, 자산수준, 디지털 활용도 등을 반영한 세분화한 유형화를 통해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야 한다.
또한 투자상품의 다양화를 통해 장기·적립·분산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리스크 및 수수료 구조 등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며 순이익과 잠재적 위험성을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소비자의 장기적 자산성장을 지원하는 상품설계 및 판매정책을 수립하고 투자 전 금융교육과 가이드북을 제공하고 투자 후에는 전담 상담사와 지속적 소통을 통해 투자자가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금융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은행은 고객 만족도와 리스크 관리를 기준으로 한 성과평가체계를 구축하고 고객 중심 KPI를 도입해 내부 인센티브체계를 대폭 개선해야 할 것이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은행이 금융소비자와 동반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융소비자 중심의 전략적 변화가 필수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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