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튜버가 갑자기 포르투갈어를, 입모양도 진짜네
구독자 267만 명을 보유한 국내 인기 유튜버 ‘침착맨’이 평상시처럼 말을 하다가 갑자기 포르투갈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시작한다. 일본어, 중국어도 능통한 모습을 보여줬다. 침착맨이 최근 올린 이 짧은 영상의 제목은 ‘모든 언어의 신’. 인공지능(AI) 더빙 스타트업 ‘허드슨AI’가 개발한 AI로 침착맨의 말을 더빙한 영상이다.
AI를 통해 침착맨의 말을 텍스트로 바꿔 번역한 뒤, 여기에 다시 목소리를 입혀 영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신현진 허드슨AI 대표는 4일 “콘텐츠의 국경이 사라지면서 최근엔 국내 유튜버뿐 아니라 유럽과 남미 등 다른 국가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유튜브, 웹툰,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가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해 가장 큰 장벽인 ‘언어’의 벽을 AI로 넘고 있다. 현지 언어로 콘텐츠 현지화가 이뤄지면 그만큼 시장이 넓어지며 수익이 배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드슨AI가 개발한 ‘액팅TTS(텍스트 투 스피치)’는 음성합성 기술로 컴퓨터 프로그램이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것을 넘어 음성 속 발음에 맞춰 등장인물의 입모양을 만들 수 있다.
기존 AI 번역 프로그램은 영상보다는 음성 번역에 특화돼 있고, 영상 번역까지 하려면 비용 부담도 컸다. 하지만 이제 더 자연스럽게 번역되는 더빙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셈이다. 기존에는 100분짜리 영상을 더빙하려면 성우와 번역가, 녹음실 대여료 등에 5만달러(약 7000만원)가 필요하지만, AI를 활용하면 40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국내 게임 업체들도 글로벌 진출을 위해 번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스팀 등 글로벌 플랫폼이 자리 잡으면서 배급사 없이도 게임 개발사가 직접 글로벌로 게임을 출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게임 번역 스타트업 갤럭틱엔터테인먼트는 게임 속 텍스트를 학습시켜 게임 번역에 특화된 AI 기반 번역 설루션 ‘갤럭틱 번역 캣’을 개발했다. 게임 속 텍스트를 갤럭시 번역 캣으로 초벌 번역을 한 다음 번역가가 검수하는 식으로 품질을 높인다.
웹툰의 번역을 AI로 도와주기도 한다. 브레인벤쳐스는 웹툰의 이미지와 텍스트를 AI가 자동으로 인식하고, 캐릭터와 상황에 맞는 번역을 제공하는 설루션을 개발했다. 웹툰에서 자주 등장하는 의성어와 의태어는 물론, 말풍선 속 텍스트를 서체 디자인에 맞게 자동으로 다른 언어로 바꿔준다. KT스토리위즈와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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