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국장도 ‘트럼프 충성파’… 임기 남아도 교체 가능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충성파’ 측근 캐시 파텔을 FBI(연방수사국) 국장으로 지명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2017년 재임 중에 지명한 크리스토퍼 레이 현 국장은 경질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의 측근들이 잇따라 요직에 기용되고 있는데 왜 FBI가 유독 논란이 될까. 문답으로 정리했다.
Q1. 왜 논란인가.
정치적 입김을 차단하기 위해 국장의 10년 임기를 보장하는 FBI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FBI 국장은 행정부 주요 임명직 가운데 유일하게 10년 임기가 정해져 있다”고 했다. FBI 국장의 임기가 정해진 것은 1976년이다. 반세기 가까이 막후 실력자로서 정계를 주무른 에드거 후버(재임 1924~1972) 국장이 퇴임하고, 닉슨 대통령이 후임으로 임명한 패트릭 그레이 국장 대행이 닉슨의 워터게이트 스캔들(정적 도청 시도)을 수사하면서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통령의 영향력으로부터 수사 기관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된 결과 국장 임기가 대통령 임기(최장 8년)보다 긴 10년으로 정해졌다. 다만 중앙정보국·국가정보국·국가안보국 등 정보기관 수장은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임기 제한이 없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승리 뒤에도 트럼프가 지명한 레이를 교체하지 않았다. 레이의 임기는 2027년까지다. 더구나 레이는 트럼프가 백악관 기밀 문서를 러시아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던 인물이다. 이에 자신이 임명한 국장이 수사의 칼날을 겨누자 트럼프가 보복성 인사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후임으로 거론한 파텔은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FBI 본부를 해체하고 박물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었다.
Q2. 임기가 남은 국장의 후임을 임명할 수 있나.
FBI 국장은 임기 중 사임·사망하거나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해임하면 교체될 수 있다. 해임할 수 있는 조건이 법에 명시돼 있지 않아서 대통령이 정치적 논란을 감수한다면 재량에 따라 해임이 가능하다.
트럼프가 파텔을 국장 자리에 앉히려면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마이크 라운즈 상원의원(공화)이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레이라는 아주 좋은 사람을 이미 선택했다”고 하는 등 공화당 내에서도 파텔 지명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지난달 연방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석권했기 때문에 의회가 견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Q3. 이런 적이 또 있었나.
임기를 남겨둔 FBI 국장이 해임된 사례는 사실 적지 않다.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비리 의혹이 제기된 국장을 해임했다. 2017년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제임스 코미 국장을 취임 4년 만에 경질하고 레이 국장을 임명했다. 트럼프가 레이를 해임할 경우 집권 1·2기에 모두 FBI 국장을 중도 하차시킨 유일한 대통령이 된다. 1976년 임기가 규정된 뒤에 취임한 국장 다섯 명(현 국장과 대행 제외) 중 10년 이상을 일한 인물은 로버트 뮬러(재임 2001~2013)가 유일하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뮬러 국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동의를 받아 임기를 2년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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