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계엄 당일 행적…경찰은 국회 막고, 군은 선관위도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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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4일 새벽 무장 계엄군이 국회를 나서고 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에 따라 계엄령 선포는 무효가 됐다고 국회의장실은 설명했다. 2024.1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이 국회 출입을 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찰과 계엄군은 국회 본관 외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도 진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현안질의 보고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담화 직후인 밤 10시28분쯤 국회 주변에 5개 기동대를 배치했다. 국회 주변의 안전 및 질서유지를 위한 목적에서다.

경찰청은 조지호 경찰청장이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로 '국회 주변의 안전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한 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봉식 청장은 3일 밤 10시46분 국회 내부로 이동하려는 사람들에 대해 돌발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일시 출입통제를 지시했다. 이후 밤 11시6분부터는 국회의원과 국회 관계자 등에 대해 신분을 확인한 뒤 출입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김 청장은 계엄사 포고령이 공포된 밤 11시37분부터 다시 국회 출입을 전면 차단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경찰청 경비국장을 통해 서울청 공공안전차장에게 국회 전면 통제를 지시하면서다.

조 청장은 이날 0시 경찰 지휘부 영상회의를 주재했다. 또한 0시46분쯤에는 전국 경찰관서에 경계강화, 지휘관·참모 정위치 등 비상근무를 발령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1시1분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으나 경찰은 오전 1시45분부터서야 국회사무총장 요구에 따라 국회 관계자에 한해 출입을 허용했다.

계엄령이 선포됐던 동안 계엄군과 경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진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안위 소속 김성회 민주당 의원이 4일 중앙선관위로부터 받은 현안보고 관련 자료에 따르면 계엄군 10여명은 비상계엄 담화 직후인 지난 3일 밤 10시30분 중앙선관위 과천 청사에 도착했다. 같은 시각 경찰 10여명도 청사에 도착했다.

최초로 투입된 계엄군 10여명은 중앙선관위 야간 당직실을 진입해 당직자 5인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뒤 행동을 감시하고 청사 출입을 통제했다. 1시간 반 뒤인 밤 11시50분쯤 경찰 90여명이 추가로 도착했다. 2시간 뒤인 4일 새벽 0시30분쯤에는 계엄군 증원병력 110여명이 추가로 청사 주변에 배치됐다.

계엄군은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인 같은 날 1시50분쯤 완전 철수했다. 경찰은 오전 7시쯤에야 완전 철수했다.

같은 시각 경기 수원에 위치한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에도 계엄군이 투입됐다. 계엄군 130여명은 4일 새벽0시50분쯤부터 선거연수원 청사 인근에 대기하다가 오전 2시40분쯤 철수했다. 경찰 100여명도 3일 밤 11시30분쯤부터 선거연수원 청사에 도착해 건물 밖에서 대기하다가 4일 오전 7시쯤 철수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