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안 본회의 보고…국힘 “당론 반대” 통과 미지수

엄지원 기자 2024. 12. 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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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기습적인 비상계엄 시도가 국회에 가로막힌 4일, '윤석열 퇴진' 요구가 불에 기름을 부은 듯 번지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은 윤 대통령이 '국헌 문란의 헌정질서 파괴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이날 공동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며 탄핵 열차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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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6당, 공동 발의
7일까지 본회의 의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민주노총이 4일 저녁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 대개혁! 퇴진광장을 열자! 시민 촛불’ 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내란죄 체포 등을 촉구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적인 비상계엄 시도가 국회에 가로막힌 4일, ‘윤석열 퇴진’ 요구가 불에 기름을 부은 듯 번지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은 윤 대통령이 ‘국헌 문란의 헌정질서 파괴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이날 공동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며 탄핵 열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밤 서울 광화문 등에선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이 타올랐다.

국회는 5일 자정을 넘겨 본회의에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보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야 6당이 공동 발의한 탄핵안이다. 이들은 탄핵안에서 “윤석열 대통령 본인과 배우자의 범죄행위에 대한 국민적 진상규명과 단죄 요구를 회피하고자, 부하 김용현 국방부장관 등의 불법적 군대 동원을 지시해 헌법기관을 마비시켜 헌정질서 중단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사실상 권력의 영속적 찬탈을 기도한 내란 미수를 범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탄핵소추안도 이날 본회의에 보고됐다. 야권은 탄핵안이 보고된 뒤 24~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늦어도 7일까지 본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다.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동의가 필요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여당에서 적어도 8표가 이탈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본회의 직전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탄핵안 처리에도 먹구름이 꼈다. 여당 의원들은 본회의에도 불참했다.

개혁신당을 제외한 야 5당은 4일 오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 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를 열어 탄핵 여론전을 이어갔다. 야당이 숨 돌릴 틈도 없이 탄핵소추를 서두르는 건, 윤 대통령이 2차 계엄 시도에 나설 수 있다고 보는 까닭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계엄은 상황이 정비되고 호전되면 (윤 대통령이) 또 시도할 것이다. 북한을 자극하고, 휴전선을 교란시키고, 결국에 무력 충돌로 이끌어갈 위험이 상당히 높다”며 “경각심을 가지고 함께 싸우자”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윤석열은 내란과 군사반란은 물론 계엄법 위반 등 위헌과 위법 행위를 통해 친위 쿠데타를 시도했다”며 “이제 우리는 윤석열을 대통령 자리에 잠시라도 놔둘 수 없다. 탄핵소추로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를 즉각 정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을 비롯해 대구, 부산, 대전, 광주, 제주 등 전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시민들은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다. 광주에선 44년 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 10만명 이상이 모였던 5·18 민주광장을 시민들이 빼곡히 메웠고,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에서도 1천여명의 시민이 ‘윤석열 내려와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규탄했다.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계엄의 역사는 국민의 피와 눈물로 점철된 흑역사다. 그 때문에 비상계엄의 요건을 충족했느냐 아니냐를 따질 필요도 없이 계엄을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역사를 부정하고 헌법을 우롱하는 천인공노할 범죄”라고 말했다. 서울 촛불집회에 참여한 김미영(44)씨는 “박근혜 정부 탄핵 집회 이후 7년 만에 촛불을 들었다”며 “계엄의 모습을 보며 너무 걱정돼 밤새 한숨도 못 잤다”고 말했다.

엄지원 고경주 고나린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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