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한동훈, 잘 대응했지만 18명 동원은 한계…다음 대선 건너뛰어야 할 수도”
“친윤의 ‘배신자 프레임’ 가동시킬 것…한동훈 시험대 오를 수밖에”
“탄핵 응하면 당 두 동강, 불응하면 ‘한통속’ 비판…갑갑한 상황”
“최소 尹 탈당 관철시켜야…차기 대선 대신 보수 재건 힘쓰는 방안도”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대응에 "기민하고 침착하게 잘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본회의장에 국민의힘 의원이 18명밖에 없었다는 것, 윤 대통령 탈당에 반대하는 의원이 전체 70%에 이른다는 건 한 대표가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4일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서 방송된 '비상계엄 사태' 특집 라이브에 출연해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호 직후 SNS에 '위헌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곧장 입장을 냈다. 이후 의원들을 끌고 본회의장에 가 표결에 함께했고 군과 경찰을 향해 '불법 명령에 따르지 말라, 불이익을 받을 경우 우리가 지켜주겠다'며 필요한 메시지를 정확히 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진 교수는 "한 대표와 함께 본회의장으로 향한 의원이 18명밖에 되지 않았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물론 추경호 원내대표가 어정쩡하게 머리 굴리며 당사로 방향을 틀어버린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가 '내각 총사퇴', '국방장관 해임', 그리고 '대통령 탈당 요구' 등 세 가지 요구를 제시한 데 대해 "관건은 세 번째, 대통령의 탈당 요구"라며 "이걸 갖고 계속 의원총회에서 격론을 벌이고 있는데, 대통령에 끌려가버리는 순간 당 전체는 망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통령 탈당 정도는 국민 성에 안 찬다. 지금 국민들은 하야 아니면 탄핵, 둘 중 하나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출당도 아니고 탈당 권유마저도 못 받아들이겠다는 게 지금 당 주류의 생각 아닌가. 의원 70%가 대통령 탈당에 반대한다던데 한 대표도 갑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야당이 속도를 내고 있는 윤 대통령 '탄핵'의 키는 한 대표가 쥐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 대표인 한 대표가 탄핵 열차에 몸을 싣느냐 아니냐에 따라 탄핵 동력이 크게 달라질 거란 의미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려면 국회의원 20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국민의힘 내 최소 8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결국 친한계가 움직여야 탄핵이 성사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그는 "한 대표가 탄핵에 선뜻 힘을 실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에 대해 "탄핵이 이뤄지는 순간 국민의힘은 두 동강이 나버린다. 이건 한 대표로서도 상당한 타격"이라며 "여기에 '탄핵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보수층에서 한 대표를 향해 '배신자' 공격을 강화할 것이다. 벌써 홍준표 대구시장 같은 사람은 공격을 시작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대로 한 대표가 탄핵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야권은 한 대표를 '한통속'으로 규정하고 공세를 펼칠 것"이라며 "대통령과 위기를 함께 맞이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래나 저래나 한 대표는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고 상당히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에 참여해버리고, 차기 대선을 건너 뛰어버리는 안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 상황을 보면 윤 대통령이 탄핵이 되든 안 되든 재집권이 불가능해 보인다"며 "이렇게 된 거 깔끔하게 매를 먼저 맞고 말자는 마음으로 긴 시간을 갖고 보수 재건에 힘쓰는 게 정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렇게 차기 대선을 건너뛸 경우 문제는 차기 대통령이 이재명이 된다는 것"이라며 "이 부분이 탁 걸리게 만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점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탄핵에 선뜻 찬성할 것 같지 않다"며 "결국 이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탄핵 분위기에 올라타느냐가 관건이 됐다. 광장으로 결정권이 넘어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 교수의 전체 발언은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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