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인터뷰 나선 류승범···“배우라는 직업 다시 선택”
호들갑스러운 아빠 역할로 복귀
“오랜 기간 쉬면서 다시 연기하고 싶단 생각 들어” 가족계획>
“제 인터뷰가 9년 만이라고 하더라고요?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나.”
배우 류승범이 쿠팡플레이 시리즈 <가족계획>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호들갑스러운 아버지의 얼굴을 하고. <부당거래>의 악질 검사 주양으로 그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낯설 수 있다.
큰 역할이든 작은 역할이든 잠깐의 출연으로도 큰 존재감을 발휘하는 배우였던 그는 최근 몇 년 간 해외에 거주하며 연기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가족계획>이 사실상의 복귀작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승범은 “오랜 시간 쉬면서 ‘연기가 그립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를 쉬는 동안 결혼을 해 가정을 꾸렸다. 결혼 후 바뀐 생활, 마음가짐은 작품의 선택 기준도 바꿨다. <가족계획>은 타인의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엄마 영수(배두나)의 가족들이 힘을 합쳐 악당을 무찌르는 판타지 장르의 드라마다. 류승범은 영수의 남편 철희 역을 맡았다. 그는 “예전 같았으면 이런 (가족) 이야기에 크게 공감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지금은 공감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평범하게 산다는 게 되게 어렵잖아요. 평범하게 사는 게 이 가족에겐 천국이라고 생각하니까, 나에겐 이미 축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 중 철희는 말 없고 차가운 영수와 정반대의 캐릭터다. ‘집안의 대장’인 아내와 속을 알 수 없는 아들, 반항심으로 가득 찬 딸 사이에서 늘 안절부절 못한다. 그동안 주로 연기한 ‘센 캐릭터’와는 전혀 다르지만, 결혼 후 바뀐 요즘 그의 진짜 모습과 닮은 점이 많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저는 제가 이렇게 가정적인 사람이 될 줄 몰랐거든요. 가족이 저를 심플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잡다한 고민이 없으니 편안해지고, 정신적 방황도 없어졌어요.”
<가족계획>에는 액션 장면이 많다. 오랜만에 몸을 쓰는 일이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그는 연기를 쉴 때도 몸만큼은 늘 ‘준비된 상태’로 만들어뒀다. 그는 “체중감량, 액션 연습 등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육체는 항상 훈련해둔다”며 “원래 몸을 계속 써야 행복해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기를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은 긴 휴식 끝에 찾아왔다. 그는 “지금은 배우라는 직업을 스스로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내가 연기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도요. 나도 좋고, 남도 좋아하고 하면 그냥 하는 거죠.”
그는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느냐’는 질문에 “뜬금없지만 전 예전부터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면 좋은 배우가 될 거라고 믿어요. 배우와 사람은 뗄 수 없는 것 같아요. 사람으로서 잘 다듬어지고, 훈련되면 좋겠어요.”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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