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숙제, 프리미엄 이미지 지킬까

윤서영 2024. 12. 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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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올 하반기 두 차례 가격 인상
사라진 '고객 소통'…진동벨 도입 매장↑
"경험·가치 중시하는 소비자 이탈 우려"
/그래픽=비즈워치

한국 시장에서 스타벅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서비스 품질 저하에 따른 고객 이탈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잇따른 가격 인상이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가면서 소비자들의 부담마저 커지는 중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가 더는 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예전 같지 않다

스타벅스는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의 선두주자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아늑한 분위기, 스타벅스만이 추구하는 '커피가 아닌 공간을 판다'는 철학은 소비자들에게 일종의 특별함을 선사했다. 소비자들 역시 스타벅스에서만 누릴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을 위해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했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스타벅스의 몸집은 급속도로 불어났다. 올해 3분기 기준 전국 스타벅스 매장은 1980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타벅스가 있는 곳이 곧 상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스타벅스 여의도역R점에서 운영 중인 진동벨./사진=정혜인 기자 hij@ ​

그러나 최근 거듭된 외형 확대로 고객 만족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직원들이 매장 방문 없이도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 주문이 가능한 '사이렌 오더'를 소화해야 하는 탓에 고객 중심 소통이라는 본질적인 가치가 사라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늘어나는 고객들로 스타벅스가 그간 고수해왔던 대면 대응 방침도 한계에 달했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일부 매장에 시범 도입했던 진동벨 사용 매장을 연내 110개로 늘리기로 했다. 매장 내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나섰다.

업계는 이를 두고 스타벅스가 충성고객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직접 주문을 받고 고객의 별명을 부르는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기존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상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가 커피 열풍

이런 상황 속 스타벅스가 소비자들의 부담감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올렸다. 8월에는 그란데(473㎖), 벤티(591㎖) 사이즈 음료 가격을 각각 300원, 600원 인상했고 에스프레소 샷과 시럽, 휘핑 등 음료 추가 옵션비용은 600원에서 800원으로 조정했다. 이후 3개월 뒤인 지난달에는 아이스 음료 11종의 톨(355㎖) 사이즈 가격을 200원씩 올렸다.

일각에선 스타벅스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책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내 스타벅스 운영사 SCK컴퍼니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8%에 그쳤다. 2021년 영업이익률이 10.0%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5.2%포인트 낮아졌다.

스타벅스 여주자유CC점 전경./사진=스타벅스 제공

이에 따라 최근 성장세인 저가 커피 브랜드들의 강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물가 기조 속에서 가성비가 다시 주목받으며 저가 커피는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대표 저가 커피 브랜드인 메가MGC커피는 이미 매장 수 기준 업계 1위를 달성했다.

메가커피는 매출 기준으로도 스타벅스와 격차를 좁혀나가는 추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메가커피의 월간 결제 금액은 639억원으로 전년보다 18.8% 증가했으며 스타벅스는 3.3% 감소한 139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양사의 격차는 1년 새 904억원에서 755억원으로 줄었다.

업계는 스타벅스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선 불가피한 가격 인상 속에서도 스타벅스의 가치를 지키는 브랜딩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관측한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경험에 대한 가치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전에 스타벅스가 제공하던 '차별화된 경험'을 놓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프리미엄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지불한 가격만큼의 높은 가치를 얻길 바란다"며 "그러나 스타벅스가 고수해왔던 전략이 무색해지면서 프리미엄을 선호했던 소비자들도 강세를 보이는 저가 커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서영 (s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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