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에도 조용했던 재난문자···행안부 “발송 기준 해당하지 않아 미전송”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가 국회 개입으로 6시간 만에 해제되는 동안 비상계엄을 알리는 긴급재난문자가 단 한 건도 전송되지 않아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국민재난포털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오후 10시 23분 이후부터 현재까지 발송된 재난문자 메시지 6건 가운데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용은 한 건도 없었다.
대신 행안부와 일부 지자체는 ‘영하권 날씨로 도로 결빙이 우려되므로 주의하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4건 발송했다. 4일 오전 7시쯤 충청남도교육청이 ‘모든 학사일정을 정상 운영한다’는 내용으로 1건을 보냈는데, 비상계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이 때문에 비상계엄 선포를 시작으로 전군에 비상경계 및 대비 태세가 내려지고, 계엄군이 국회 경내로 진입하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는 동안 시민들은 뉴스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면서 계엄이 해제된 이후에도 이를 알리는 재난문자는 발송되지 않았다.
행안부가 정한 재난문자 발송 기준은 기상특보에 따른 재난대처 정보, 자연·사회 재난 발생에 따른 정보, 행안부와 사전 협의한 사용기관의 재난정보, 그 밖에 재난문자방송책임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정보 등이다.
행안부는 이번 계엄 사태가 재난문자 발송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재난문자를 보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계엄령으로 영장 없이 체포·구금이 가능해 신체상 자유와 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예방할 안내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난안전 문자는 재난 및 민방공 상황 발생시 인명 및 재산피해 예방을 위해 발송하고 있다. 이번 상황은 이에 해당하지 않아 발송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행안부는 이상민 장관이 전날 계엄령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와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에 모두 참석했다고 밝혔다. 선포 건의는 하지 않았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장관, 이상민 장관을 내란죄로 고발하고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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