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대리전 심화…이란 파병 검토·미국은 친이란세력 공습
내전 격화에 유엔 안보리에선 미·러 원색적 상호비난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시리아 반군이 북부 거점도시 알레포를 8년 만에 재장악하는 등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해 온 이란이 파병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한 카타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부가 파병을 요청해올 경우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준(準)관영 타스님통신이 이 발언을 전달했다.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에서 이란은 러시아와 함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측의 정부군을 지원해 왔다.
현재 시리아 북부와 북서부에서는 이슬람 무장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반군이 친튀르키예 세력과 합세해 대규모 공세를 벌이며 주요 거점을 장악했다.
이에 맞서 알아사드 측 정부군은 러시아군과 합세해, 북서부 이들리브 지방에서 활동 중인 반군을 항공기와 미사일로 공습했다고 밝혔다.
알아사드 측은 이번 공습으로 "수십명의 테러리스트를 살상하고 이동수단과 무기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동부의 데이르에조르 지방에서는 정부군과 친이란 무장세력이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 민병대 '시리아민주군'(SDF)를 상대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친이란 무장세력을 공습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 팻 라이더 소장은 중부사령부(USCENTCOM)가 유프라테스 미군기지 근처에서 트럭에 탑재된 이동식 다연장로켓발사기 3대, T-64 탱크, 박격포 등을 발견하고 명백하고 임박한 위협이라고 판단해 타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지역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이 활동하면서 유프라테스 미군기지를 공격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번 타격이 미군의 자위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뿐이고 알레포나 시리아 북서부의 상황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하면서, 시리아에서 미군의 임무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재기를 방지하는 것이라는 점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은 약 900명이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공항 인근에서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고위인사인 살만 네메르 자마를 표적 공습으로 살해했다.
자마는 시리아 정부군 측과의 연락책을 맡아 무기를 확보하는 일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소재 유엔본부에서 3일 열린 시리아 내전 관련 유엔안전보장이사회(UNSC) 회의에서는 러시아와 미국이 서로를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하며 충돌했다.
이날 의장을 맡은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로버트 우드 부대사는 시리아 북서부 반군이 HTS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점에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이 학교와 병원을 공습해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낸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HTS가 미국과 유엔의 테러단체 목록에 올라 있다고 해서, 아사드 정권과 그를 지원하는 러시아의 더한 잔학행위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에 대해 "당신들은 평화로운 시리아 도시들에 살던 평화로운 민간인들을 상대로 이뤄진 테러 공격은 비난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고 비아냥거렸다.
이는 최근 반군의 공격으로 알레포 등이 함락된 것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네벤자 대사는 "워싱턴이 국제 테러리즘에 진지하게 맞서 싸울 의지가 있다는 환상은 품지 않는다"며 "솔직히 말하면 지금 당신네의 반대편에 서 있다는 게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HTS가 주도하는 반군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무기와 훈련 등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를 공공연히 자랑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우드 부대사는 "당신네가 우리에게 강의를 늘어놓을 입장이 아니다"라고 네벤자 대사에게 되받아치면서 "(러시아는) 세계 전역에서 테러를 지원하는 정권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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