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명령은 받았지만”…물리력 사용 자제하고 표결도 안 막은 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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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정예병력을 국회로 출동시켰다.
그러나 국회는 계엄이 선포된지 불과 2시간 여만에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한을 가결했고, 완전무장 상태로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은 아무 것도 막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유튜브 'TV허재현'에 게재된 영상에는 한 계엄군이 비상계엄 해제 후 국회에서 철수하며 "국가 안위를 지키는 본연의 목적으로 돌아가달라"고 외치는 시민에게 허리 숙여 "죄송합니다"면서 사과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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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물리력 사용없이 소속부대 돌아가
군인 이전에 ‘제복 입은 시민’ 고민도 작용
“병력들, 비상계엄 선포 뒤에야 임무 들어”
4일 계엄사무 관련 부대를 지휘했던 전직 군 장성들은 매일경제에 윤 대통령과 군 당국이 급조된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시대착오적으로 군을 동원했고, 군사적인 준비도 부족했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이날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계엄군 국회 투입에 대해 “군의 지휘체계는 혼선을 빚었고, 출동 명령을 받은 군인들도 잘못된 명령을 받고 인간적인 고뇌를 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사령관은 “계엄군으로 투입된 병력들도 비상계엄이 선포된 다음에야 임무 내용을 알았을 정도로 준비, 시행할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과거 비상계엄 사례를 감안하면 비상시 계엄군은 국회와 주요 국가·군 시설 등 주요 목표를 신속하게 확보·장악하는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전날에도 계엄군으로 국회에 투입된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 및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예하 특임대 요원들은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시킨 계엄사령관 포고령에 따라 국회 본회의 개최 저지 등의 임무를 받고 출동했을 개연성이 크다.
기관단총과 야간투시경 등으로 무장한 계엄군들은 상당수 여야 의원들보다 늦게 국회에 도착했고, 진입 과정 등에서 창문이 깨지는 등 일부 충돌이 있었지만 국회 본회의 개최 등 국회의 의사결정 활동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유튜브 ‘TV허재현’에 게재된 영상에는 한 계엄군이 비상계엄 해제 후 국회에서 철수하며 “국가 안위를 지키는 본연의 목적으로 돌아가달라”고 외치는 시민에게 허리 숙여 “죄송합니다”면서 사과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군 내부에서도 국회에 출동한 군인들이 위법한 행동을 하지 않는 시민과 의원들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제한적인 움직임을 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군 내부의 낮은 신망이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게 아니냐는 견해도 된다.
김 장관은 지난 9월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이른바 ‘계엄 준비설’을 단호하게 일축했다. 당시 김 장관은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용납을 하겠냐”면서 “솔직히 저는 우리 군도 안 따를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이후 그는 불과 석 달여 만에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것으로 확인돼 거대한 정치적 폭풍의 한가운데에 섰다.
김 의장은 작전지휘관들에게 “군 본연의 임무인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또 당분간 감시·경계 작전 등 대비 태세와 관련한 임무 이외의 부대 이동은 합참의 통제하에 실시하도록 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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