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뉴스공장’ 사옥 출입 봉쇄…김어준 “체포조 집 앞으로 와”

4일 새벽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스튜디오가 있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겸손방송국 사옥을 계엄군이 통제하는 모습. 유튜브 갈무리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계엄군이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 사옥을 둘러싸고 출입을 통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재석 전 한국방송(KBS) 기자는 4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뉴스공장)에 진행자로 나와 이날 새벽 1시께 계엄군 10여명이 뉴스공장 스튜디오가 있는 서울 충정로 겸손방송국 사옥 출입을 봉쇄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3일 밤 10시28분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계엄사령부가 언론 활동을 제한하는 포고령 제1호를 내린 뒤다. 포고령 3항에는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4일 새벽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스튜디오가 있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겸손방송국 사옥을 계엄군이 통제하는 모습. 유튜브 갈무리

당시 이 건물에서는 비상계엄과 관련한 유튜브 실시간 방송이 진행 중이었는데, 건물 안에 있던 직원들이 찍은 영상을 보면 무장한 것으로 보이는 계엄군이 사옥 1층 앞에 무리 지어 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슷한 시각 방송 출연을 위해 사옥을 찾았다가 군인에 막혀 사옥에 들어가지 못했던 이봉우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객원연구원은 “계엄군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겸손방송국 입구는 물론 주변 도로까지, 옆에 있는 골목에도 (계엄군이) 배치돼 있었다”며 “아마 원천적으로 들어가는 것을 봉쇄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겠나. 현장에 배치됐던 군인들이 ‘명령이 내려온 이상 어쩔 수 없다’ ‘여기는 출입을 봉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뉴스공장 진행자인 방송인 김어준씨의 체포조가 투입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새벽 모처로 도피했다는 김씨는 이날 뉴스공장과 전화 인터뷰에서 “군 체포조가 집 앞으로 왔다”며 “제가 제보를 받기로는 출국이 금지되고, 체포영장이 준비된 것으로 전해 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밤새 달려서 저 멀리 와 있다”고 말했다.

계엄군의 출입 통제는 국회 의결을 거쳐 4일 새벽 4시30분 비상계엄이 해제되면서 일단락됐다. 이 전 기자는 “밤사이 모든 언론사가 특보를 했다. 지금까지도 레거시 미디어, 메이저 언론사들 주변에 군 병력이 배치됐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 없다. 만약 문화방송(MBC)나 한국방송(KBS) 어디든 군 병력이 배치됐다면 어떻게든 보도됐을 것”이라며 “군 병력이 왜 이곳에 배치됐는지 차차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