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등록 이주’ 엄마 잡아가두며…3살 아이 방치한 법무부

이준희 기자 2024. 12. 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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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출입국관리소가 미등록 이주여성을 단속해 구금하는 과정에서 3살 아동을 보호자 없이 그대로 방치하는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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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주여성 ㄱ씨가 지난달 15일 경기도 양주시 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아들 ㄴ군을 다시 만난 뒤 안아주고 있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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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출입국관리소가 미등록 이주여성을 단속해 구금하는 과정에서 3살 아동을 보호자 없이 그대로 방치하는 일이 발생했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와 법무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법무부 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지난달 13일 경기도 포천시 한 공장에서 일하던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ㄱ(32)씨를 단속해 구금했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는 여성이 혼자 키우는 아들 ㄴ(3)군을 방치했다.

출입국관리소는 단속 다음날인 14일 ㄱ씨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ㄴ군을 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법무부 ‘외국인보호규칙’을 보면, 만 14살 미만 아동은 구금된 외국인의 신청을 받아 시설 내에서 아이와 함께 생활하도록 할 수 있지만, ㄱ씨는 이런 내용을 안내받지 못했다.

ㄴ군은 엄마와 떨어진 뒤 이틀 동안 아침 7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어린이집에서 지내고 저녁 이후에는 ㄱ씨 지인의 집에서 돌봄을 받았다. 하루아침에 유일한 보호자와 분리돼 낯선 환경에 놓인 ㄴ군은 심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ㄴ군이 다니는 어린이집 관계자는 “아이가 엄마와 갑작스럽게 떨어지다 보니 계속 울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며 “엄마 지인의 집에서도 밤새 울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더욱이 구금된 지 3일째인 15일에는 더는 저녁 시간에 ㄴ군을 돌봐줄 지인도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포천이주노동자센터와 어린이집은 이날 오후 ㄴ군을 데리고 출입국관리소를 방문해 아동 방치에 대해 항의했다. 그제야 출입국관리소는 보증금 300만원과 신원보증을 받고 조건부 석방 방식으로 ㄱ씨를 풀어줬다. ㄱ씨는 ㄴ군의 출생 신고와 여권 발급 절차가 끝나면 강제 출국당한다.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에도 미등록 외국인이 계속 늘어나면서 단속 과정에서 이들의 자녀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법무부가 미등록 체류자인 몽골인 남성을 단속하면서 몸이 아픈 3살 아들을 19일 동안 구금해 논란이 됐다. 또 이혼으로 미등록이 된 모로코 출신 여성을 구금하면서 합법체류 자격이 있는 6살 아들을 23일 동안 함께 가두기도 했다.

법무부는 이번 논란에 대해 “피보호 여성이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하루가 지나서야 알게 됐다”며 “출입국관리법의 보호 일시해제 절차 등을 안내했다”고 했다. 보호 일시해제는 보증금 등을 받고 조건부로 피보호인을 풀어주는 제도를 말한다. 법무부는 또 “(14살 미만 아동에 대해서는) 보호조치를 원칙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동을 함께 시설에 가둘 경우 인권침해 논란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아동의 보호(동반생활 포함)를 지양하고, 그 보호자에 대해서는 출국명령 또는 보호 일시해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구금 혹은 방치’라는 이분법적인 행정이 아동에 대한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김달성 목사는 “단속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법무부가 이 과정에서 방치되는 아동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대신 원칙적인 입장만 반복하며 사실상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노력을 아예 하지 않고 있다”며 “비인간적인 구금 시설을 개선하는 최소한의 노력에 더해 나아가 지금과 같은 야만적 단속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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