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전기 막으면 되는 80년대 아냐…언론 통제 불가능”

박강수 기자 2024. 12. 4.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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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계엄사령부가 언론자유를 제한하는 포고령을 발표했으나, 언론 전문가들은 군부 독재 시절과 같은 언론 통제는 실제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를 비롯해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피디연합회 등 8개 언론 현업단체는 4일 자정께 긴급 공동성명을 내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온 국민이 피로 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반 세기 동안의 역사적 성취와 6공화국 헌법 정신 자체를 부정하는 반민주, 반역사, 반자유 폭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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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비상계엄’에 언론계 “실효성 없을 것”
언론 현업단체 “계엄은 대국민 전쟁선언”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3일 저녁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계엄사령부가 언론자유를 제한하는 포고령을 발표했으나, 언론 전문가들은 군부 독재 시절과 같은 언론 통제는 실제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등 8개 언론 현업단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윤석열 정권의 폭거에 맞서 국민과 함께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에는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문구가 담겼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계엄 반대 논의가 언론을 통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일 텐데, 포고령 2호에서 더 구체적인 통제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것(계엄과 언론통제)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의 수가 수없이 많고, 그런 민심을 아는 언론은 70∼80년대 같은 통제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며 “안 그래도 시민의 외면을 받고 있는 언론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계엄사의 통제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을 가져야 한다”고 짚었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교수 역시 “예전에는 다 합쳐봤자 40개 정도 신문사였지만, 지금은 인터넷 언론사가 4000개, 일간신문이 200개, 방송사가 10개를 넘고 지방까지 다 (검열관을) 파견해야 한다. 계엄사령부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윤 대통령은) 언론이 비판한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거다. 국회가 정부에 반대하는 것도 수용할 수 없다는 거니까 이건 그냥 전체주의이고, 민간 독재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달라진 매체 환경상 언로를 가로막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는 “군인들이 한겨레에 와서 빨간 줄 치면(기사 검열하면) 그 행위 자체가 (권력) 스스로를 우습게 만드는 것”이라며 “80년대에는 윤전기 하나 막으면 됐지만, 지금은 그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심영섭 교수는 “가장 큰 차이는 80년대에는 에스엔에스(SNS)가 없었다는 것이다. 거기다 대다수의 소셜미디어는 국내 사업자가 아니다. 이 해외 사업자들을 계엄법으로 통제할 수 없다”며 “유일한 방법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인터넷을 차단하는 것 밖에 없는데 그게 가능하겠나”라고 설명했다.

언론노조를 비롯해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피디연합회 등 8개 언론 현업단체는 4일 자정께 긴급 공동성명을 내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온 국민이 피로 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반 세기 동안의 역사적 성취와 6공화국 헌법 정신 자체를 부정하는 반민주, 반역사, 반자유 폭거”라고 했다.

이들 단체는 “대통령이 설명한 계엄 선포 배경은 어느 하나도 헌법이 규정한 계엄 선포 사유가 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명백한 헌법 위반이며, 헌정질서 파괴”라며 “(비상계엄은) 국민의 기본권과 주권을 침탈하는 대국민 전쟁선언”이라고 덧붙였다.

3일 긴급 기자회견 중인 윤석열 대통령. 유튜브 갈무리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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