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김영선 구속 기소 예정…대통령 부부 수사 가능성은 ‘아직’

검찰 수뇌부, 정무적 판단 한다면…용두사미식 수사로 끝날 수도
檢 제출할 증거 방대하다 보니…재판 기일만 1년 이상 소요될 것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11월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3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휴대폰을 버린 명씨에겐 '증거은닉 교사' 혐의가 적용돼 추가 기소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법조계에선 명씨와 김 전 의원에 대한 기소와 별개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참고인 조사도 받지 않은 만큼 이들에 대한 직접 수사까진 힘들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3일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명씨와 김 전 의원을 이날 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작년 12월 13일 경남선관위가 이들을 고발 및 수사 의뢰한 지 1년여 만이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보궐선거 때 김 전 의원을 국민의힘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같은 해 8월부터 작년 11월까지 16차례에 걸쳐 7600여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또 명씨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 배아무개씨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이아무개씨로부터 공천을 미끼로 정치자금 2억 4000만원을 현금으로 기부받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날 배씨와 이씨도 함께 기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검찰 수사, 尹 부부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

검찰은 우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명씨와 김 전 의원을 기소하고, 공천 개입 등 추가 의혹들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법조계에선 이들에 대한 재판이 본격 진행되더라도, 검찰 수사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할 경우 윤 대통령 부부도 조사하는 것이 맞지만, 검찰 수뇌부가 정무적 판단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용두사미식 수사로 끝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이 이번에 기소된 건은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인데, 일반적으로 정치자금은 현금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일부 피의자들에 대해 면책 규정을 적용해 솔직하게 진술하거나 수사에 적극 협조하면 형을 감면하는 때도 있다. 수사만을 통해선 정치자금 흐름을 밝혀내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3년 12월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명태균, '증거은닉 교사' 혐의 추가 기소 가능성 높다

명씨 측이 '병보석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계획이지만, 특별한 사정의 변경이 없는 상황이기에 구속적부심 때처럼 기각될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설상가상으로 명씨가 처남을 시켜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했기에 '증거은닉 교사' 혐의가 적용돼 추가 기소될 가능성만 높은 상황이라고 한다. 

서준범 변호사(법률사무소 번화)는 "경남선관위가 이들을 고발 및 수사 의뢰한 지 정무적 판단 한다면 수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있지만 애초에 창원지검 수사팀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수사를 진행함에 있어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이라며 "언론 보도가 본격화된 이후에야 수사팀을 보강한 점은 아쉽다"고 했다.

검찰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여론의 집중도가 높은 사건이라 사법부가 속도감 있게 심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건이 복잡하고 참고인들의 협조가 잘 안되고 있기에 재판부의 노력만 바래선 안된다"며 "검찰이 제출할 증거도 방대하다 보니 1년 이상 재판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