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윤 쪽” 여론조사로 최악의 ‘여론조작 재료’ 마련

임선응 2024. 12. 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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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취재 결과, 명태균 씨는 자신이 밀고 있는 정치인들을 위해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숱하게 조작했다. 확인된 조작 수법은 ▲응답 완료샘플 수치를 부풀려 가짜 여론조사 보고서를 만들거나 ▲특정 후보에 유리하도록 질문 문항을 교묘하게 비틀어 여론을 왜곡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명 씨가 이보다 더한 ‘최악의 여론조작’을 벌였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 의혹은 어디까지 확인됐고, 신빙성은 어느 정도나 될까.

뉴스타파는 지금까지 드러난 명태균 씨의 육성 녹음파일과 여론조작 수법 등을 종합해, 명 씨가 말하는 ‘최악의 여론조작’ 수법이 무엇인지, 명 씨가 이를 어느 단계까지 실행했는지 취재했다.

“세상에 안 되는 게 있다고?” 명태균이 설명한 ‘최악의 여론조작’ 수법

지난달 11일,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누군가에게 여론조작 수법을 설명하는 명 씨의 육성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공개된 지 20여 일이 지났지만, 지금껏 언론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 했다. 그러나 1분 18초 분량의 길지 않은 녹음 파일에 담긴 명 씨의 육성을 곱씹어 살펴보면, 그의 발언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해당 파일의 녹음 시점은 4·15총선을 한 달여 앞둔 2020년 3월 초다. 당시 명 씨가 총선에 나서려는 후보 또는 정치인 지망생과 나눈 대화로 추정된다. 대화 내용은 선거철을 맞아 여론조사 업체와 의뢰자 간에 나눌 수 있는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선다. 

이날, 명 씨는 당내 후보 결정을 위해 각 정당에서 당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식 여론조사의 결과를 조작하는 수법을 자세히 소개한다. 녹음파일에서 명 씨가 말하는 조작 수법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1단계. 당원들을 상대로 사전 ARS 조사를 돌려서 당원 한 명 한 명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데이터를 파악·수집한다.

명태균 : ARS를 돌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상대편 지지자가 누군지가 쫙 뽑아져 나와요.
- 2020년 3월 초 녹음된 명태균 씨 육성

2단계. 특정 정당이 후보 선출을 위 공식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날과 같은 날에, 사전 ARS 조사를 통해 미리 파악해둔 데이터를 토대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에게 공식 여론조사인 것처럼 가장해 ‘가짜 여론조사’를 돌린다.

명태균 : 그다음에 진짜 (공식 여론조사) 돌아가는 날. 진짜 돌아가는 날 우리도 조사하면 안 되나? 상대 (후보) 지지자한테 전화하지.
- 2020년 3월 초 녹음된 명태균 씨 육성

이렇게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명 씨는 설명을 이어간다.

명태균 : 전화 계속 하는 거지. (상대 후보) 지지자한테 (가짜 여론조사 전화) 가면, 금마(그 사람) (공식 여론조사 전화) 받았다고 막 (SNS에) 올린다. 그러면 거기는 막 맨 뒤에 (공식 여론조사 전화) 다 받았다. 다 받았어. (가짜 여론조사 전화 받은) 그다음부터 자기 전화 받았다고 (공식 여론조사) 전화 받나. 
- 2020년 3월 초 녹음된 명태균 씨 육성

그러니까 ▲특정 정당의 당원들에게 사전에 ARS 조사를 돌려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파악해, 데이터를 수집한 뒤 ▲정당 차원의 후보 선출을 위한 공식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날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에게 공식 여론조사를 가장한 가짜 여론조사를 미리 돌리면 ▲이 가짜 전화를 받은 당원들은 자신들은 공식 여론조사가 완료됐다고 생각해 ▲정당에서 진짜로 진행하는 공식 여론조사 전화를 받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2020년 3월, 명태균이 설명한 ‘최악의 여론조작’ 수법

이런 식으로 정당의 공식 여론조사에서 특정 후보의 지지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명태균 씨의 설명이다. 명 씨는 이 같은 여론조작 수법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비유했다.

명태균 : 대한항공 타야 되는데 아시아나 탄 놈들. 막 우리한테 (가짜 여론조사 전화) 받은 놈 막 다 (SNS에) 올려. 개표해 봤는데 이게 뭐꼬? 대한항공 반밖에 안 탔네. 
- 2020년 3월 초 녹음된 명태균 씨 육성

명 씨는 이 같은 여론조작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경우, 책임을 회피하는 방법까지 알려줬다. 이른바 ‘오리발 내밀기’다. 

명태균 : 저기서(정당에서) 전화하지. 아니 왜 (가짜 여론조사) 전화 합니까? 아니 우리가 뭐 여론조사하는데… 언론사에서 자체 조사(하면) 안 됩니까? 그 당에서 그날 조사한 거 있어요? 우린 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거 조사하면 몰랐는데. 아니 대한항공 비행기 뜬다고 아시아나 비행기 뜨면 안 돼요?
- 2020년 3월 초 녹음된 명태균 씨 육성

명 씨는 또 돈만 잘 내면, 더 많은 여론조작 수법을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명태균 : 나는 결제 잘해주면요. 다 가르쳐줘. 세상에 안 되는 게 있다고? 아이고, 내 말 틀렸소?
- 2020년 3월 초 녹음된 명태균 씨 육성

2020년 총선을 앞둔 시점 명태균 씨가 선거에 나설 후보 등으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직접 설명한 여론조작 수법을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1단계: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ARS 조사를 통해, 당원 한 명 한 명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파악한다.

2단계: 정당 차원의 공식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날과 같은 날, 특정 후보를 지지한 당원들에게 공식 여론조사를 가장한 ‘가짜 여론조사’ 전화를 돌린다.

이렇게 가짜 여론조사 전화를 받은 당원들이 공식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진짜 공식 여론조사 전화를 받지 않게 함으로써 특정 후보의 지지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2021년 10월. 명 씨가 최소한 이 1단계를 실행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56만 8,000명 당원 명부, 국힘 대선 후보 경선 중 명태균에 유출

2021년 10월 19일. 당시는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등이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를 놓고 경쟁 중이었다. 이날 명태균 씨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 강혜경 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보낸 자료를 봤냐고 물었다.

○강혜경 / 여보세요.
●명태균 / 카톡 봤어요?
○강혜경 / 네, 봤습니다.
●명태균 / 다 내려받았어요?
○강혜경 / 예, 지금 보고 있습니다.
- 2021년 10월 19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이날 명 씨가 강 씨에게 전달한 파일의 이름은 "전당대회대의원 & 책임당원선거인단"이다. 그런데 이 파일은 알고 보니 2021년 10월 15일, 국민의힘 당 차원에서 4명의 대선 후보 캠프에 제공한 ‘당원 명부’였다.

여기에는 당시 국민의힘 책임당원 56만 8,000명의 성 씨와 성별, 거주 지역, 선거구 정보뿐만 아니라, 특히 안심번호로 변환된 휴대전화 번호까지 담겨 있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2021년 10월. 국민의힘은 물론, 각 후보의 대선 캠프에 아무 직책·직함도 없는 명태균 씨에게, 당원 56만 8,000의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가 통째로 유출됐다.

국민의힘은 물론, 각 후보의 대선 캠프에 아무 직책·직함도 없는 명태균 씨에게 당원의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가 통째로 유출된 것이다. 명 씨에게 당원 명부를 유출한 건, 당시 홍준표 캠프 관계자로 드러났다.

명 씨는 강혜경 씨에게 통째로 넘겨 받은 56만여 명의 국민의힘 당원명부 자료를 토대로 ‘응답완료 샘플 3,000명’짜리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명태균 / (ARS) 녹음해갖고 (여론조사) 해요.
○강혜경 / 알겠습니다.
●명태균 / 3,000개. 
- 2021년 10월 19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명태균, 당원명부 토대 여론조사 앞두고 “정상적으로 돌려야 돼요” 지시

이날, 명태균 씨의 지시에 따라 실시된 여론조사의 질문지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맞붙었을 때, 국민의힘 원희룡, 홍준표, 유승민, 윤석열 후보 네 명 중 누가 경쟁력이 있는지” 묻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 한 명, 한 명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이다.

▲2021년 10월 19일, 국민의힘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명태균 여론조사’ 질문 문항

그런데, 명 씨는 웬일인지, 이날 여론조사만큼은, “정상적으로 돌려라”, 즉, 결과를 조작하지 말라고 거듭 지시했다.

●명태균 / 정상적으로 돌려야 돼요.
○강혜경 / 알고 있습니다. 네.
●명태균 / 예. 오리지널로 그냥.
- 2021년 10월 19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명 씨의 지시대로 이날 여론조사는 응답 완료샘플 부풀리기 등 조작이 아닌, 정상적인 형태로 이뤄졌다.

○강혜경 / 여보네요.
●명태균 / 응답 잘해요?
○강혜경 / 예.
●명태균 / 억수로 잘해요?
○강혜경 / 예, 억수로 잘하시네요.
●명태균 / 그러니까 그 당원들이잖아.
- 2021년 10월 19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명태균, 응답완료 당원 3,450명의 ‘지지 후보 정보’와 ‘전화번호’ 요구

그 다음날인 2021년 10월 20일. 정상적으로 돌린 여론조사의 결과 보고서가 나왔다. 응답완료 샘플은 명태균 씨가 지시한 대로 3,450명이었다.

조사 결과가 나오자, 명 씨는 강 씨에게 이례적인 요구를 했다. 여론조사 응답완료 샘플 3,450명의 로 데이터(Raw Data), 즉, 원본 데이터를 달라는 것이었다.

●명태균 / 3,400 그 응답자들 있죠.
○강혜경 / 네.
●명태균 / 그 로데이터 줄 수 있어요? 
○강혜경 / 네.
●명태균 / 그 로데이터 해갖고 줘요.

- 2021년 10월 20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명 씨는 특히 3,450명을 조사한 원본 데이터에서 필요한 부분을 콕 찍어서 달라고 요구했다. 다름 아닌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등 각 후보를 지지한 당원 개개인의 전화번호였다.

●명태균 / 응답자만 주면 되지. 전화번호.
○강혜경 / 응답자 전화번호만?
●명태균 / 홍준표, 뭐 (다른 후보) 누구 찍은 거 전화번호 순서대로 그냥.
○강혜경 / 알겠습니다.
●명태균 / 1번 문항에 홍준표 찍은 사람 전화번호. (다른 후보) 누구 찍은 거 누구 누구. 
- 2021년 10월 20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아래는 명 씨가 요구한 여론조사 원본 데이터다. 당원 한 명 한 명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성향 파악은 물론, 당원 개개인의 전화번호가 모두 붙어 있다.

▲2021년 10월 20일, 명태균 씨가 요구한 당원 명부 토대 여론조사의 로 데이터(Raw Data). 당원 3천 450명 한 명 한 명의 지지 후보 정보와 함께, 당원 개개인의 전화번호가 모두 붙어 있다.

명태균, ‘최악의 여론조작’ 수법 2단계 중 1단계 ‘사전 ARS 조사’ 실행 확인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2021년 10월. 명태균 씨는 ‘최악의 여론조작’ 수법 2단계 중 1단계인 ‘사전 ARS 조사’를 실행했다.

앞서 명태균 씨가 당 차원의 공식 여론조사를 조작하는 데 필요하다며 언급한 두 개의 단계 중 1단계, 그러니까 당원들에게 사전 ARS 조사를 돌려 당원 개개인의 지지 후보를 파악하는 데이터 수집 작업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2021년 10월에 실제로 실행된 것이다.

명태균, “내일은 윤 쪽에서 조사”… 윤석열 캠프, 당원 명부 토대 여론조사 의뢰 정황 첫 확인

그런데 이날 전화통화가 끝날 무렵, 명태균 씨가 당원 명부를 토대로 한 여론조사의 의뢰자와 관련해 전혀 새로운 얘기를 한다.

명태균 : 그 내일은 윤 쪽에서 조사할 건데… 데이터를 내일 쫙 한번 돌려봐야 되는데.
- 2021년 10월 20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문제의 여론조사를 의뢰한 곳이 “윤 쪽”이라는 얘기다. “윤 쪽”, 즉, 윤석열 캠프 관계자로 추정되는 이로부터 당원 명부 토대의 여론조사를 의뢰받은 정황이 처음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 다음날. 명 씨의 말대로 ‘윤 쪽’ 조사가 진행됐다. 명 씨는 강 씨에게 여론조사 응답완료 샘플 수를 통상적인 여론조사보다 2배 가량 많은 4~5,000개 수집하라고 지시했다. 

○강혜경 / 여보세요.
●명태균 / 돌리고 있어요?
○강혜경 / 아니요. 지금 이제 데이터 정리 다 했습니다.
●명태균 / 그래요. 돌려갖고.
○강혜경 / 네.
●명태균 / 쭉 돌려보지 뭐.
○강혜경 / 알겠습니다.
●명태균 / 한 4~5,000개 한번 돌려볼게요.
- 2021년 10월 21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이날 진행된 여론조사의 원본 데이터를 보면, 응답완료 샘플은 명 씨의 지시대로 5,044명이다.

▲2020년 10월 21일, ‘윤 쪽’ 의뢰로 진행한 당원 명부 토대 여론조사의 로 데이터(Raw Data). 당원 5천 44명 한 명 한 명의 지지 후보 정보와 함께, 당원 개개인의 전화번호가 모두 붙어 있다.

이번에도 원본 데이터에는 당원 한 명 한 명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와 함께, 당원 개개인의 전화번호가 모두 붙어 있다.

명태균, 3차례 여론조사 통해 국민의힘 당원 ‘1만 1,495명’ 지지 성향과 전화번호 파악

이런 식의 데이터 수집은 이후 한 차례 더 진행됐다.

2021년 10월 28일에도 명태균 씨는 당원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형태의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10월 28일에 받아낸 응답완료 샘플은 3,001명. 역시 원본 데이터에는 당원 개개인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와 함께, 전화번호 정보가 담겨 있다.

▲2020년 10월 28일에 진행된 당원 명부 토대 여론조사의 로 데이터(Raw Data). 당원 3천 1명 한 명 한 명의 지지 후보 정보와 함께, 당원 개개인의 전화번호가 모두 붙어 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명 씨는 국민의힘 당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2021년 10월 19일, 21일, 28일, 세 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통해 명 씨가 확보한 응답완료 샘플은 ▲1차 3,450명, ▲2차 5,044명, ▲3차 3,001명 등 모두 1만 1,495명이다.

▲명태균 씨가 국민의힘 당원들을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여론조사를 통해 확보한 응답완료 샘플은 모두 1만 1,495명이다. 이 여론조사의 원본 데이터를 확보하는 쪽은, 국민의힘 당원 1만 1,495명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파악하게 된다. 또 비록 ‘안심번호’ 형태지만, 1만 1,495명의 전화번호도 알 수 있다.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여론조사의 원본 데이터를 확보하는 쪽은, 국민의힘 당원 1만 1,495명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파악하게 된다. 또 비록 ‘안심번호’ 형태지만, 1만 1,495명의 전화번호도 알 수 있다. 

안심번호라 문제 없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공식 여론조사 날에도 활용 가능했다

유효기간이 설정되어 있어 며칠밖에 쓰지 못 하는 안심번호로, 명태균 씨가 뭘 할 수 있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안심번호란 유효기간이 있는 가상의 전화번호를 말하는데, 부여된 유효기간 동안만 전화 연결이 가능하다. 유효기간이 3일이면 3일 뒤에는 쓸 수 없다.

안심번호란 유효기간이 있는 가상의 전화번호를 말하는데, 부여된 유효기간 동안만 전화 연결이 가능하다. 유효기간이 3일이면 3일 뒤에는 쓸 수 없다. 때문에 안심번호는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없도록, 사용 기간이 가급적 짧아야 한다. 그런데 명 씨에게 유출된 안심번호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당내 대선 후보 최종 결정을 위한 국민의힘 차원의 공식 여론조사가 실시된 11월 3일과 4일 이틀 간, 명태균 씨가 지지 성향을 확인한 당원 개개인의 안심번호 1만 1,495개는 활용이 가능했다.

지난달 17일,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명 씨에게 유출된 당원 명부 속 안심번호는 “2021년 11월 4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나고 이틀 뒤인 6일까지” 사용이 가능했다.

결국, 서범수 사무총장의 해명대로라면, 당내 대선 후보 최종 결정을 위한 국민의힘 차원의 공식 여론조사가 실시된 11월 3일과 4일 이틀 간, 지지하는 후보가 누군지 확인된 당원 개개인의 전화번호 1만 1,495개를 활용해, 공식 여론조사에 대한 ‘명태균식 여론조작 시도’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물론 명 씨가 이 같은 ‘최악의 여론조작’을 실행했는지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된 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명 씨가 대선 경선 중에 여론 조작할 ‘재료’를 일부라도 손에 쥐고 있었다는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로 확인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명 씨가 ‘윤 쪽’으로 지칭한, 사전 ARS 조사의 의뢰자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이 같은 조사를 통해 불법적으로 확보한 원본 데이터가 누구를 위해, 어떻게 활용됐는지, 반드시 수사가 이뤄져야 할 사안이다.

뉴스타파 임선응 ise@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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