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 사업' 성공하자 삼성 "나도 할래"…속타는 중견가전


생활가전 시장에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구독의 원조 격인 렌탈 사업을 통해 성장한 중견 가전기업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경쟁 제품군이 거의 겹치지 않아 당장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지만 폭발력을 갖춘 삼성의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에어컨을 포함한 이들 제품군은 사실상 가전 양강이 시장을 장악했다.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가전 3사로 불린 대우전자가 몰락한 후 굳어졌다는 평가다. 대우전자는 외환위기를 넘지 못하고 동부대우전자를 거쳐 위니아전자로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인수 때마다 모그룹의 부실을 동반시키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대우전자 대표 브랜드 '클라쎄'는 소비자 기억에서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인덕션, 안마의자 등 특화된 생활가전은 여전히 중견기업이 강자다. 코웨이는 몇번의 주인 교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매출 4조원을 목전에 뒀다. 렌탈사업의 원조인 코웨이는 약정기간동안 렌탈료를 받고 코디가 제품을 관리해 준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에 이어 최근에는 '비렉스' 브랜드를 앞세워 안마의자, 매트리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비슷한 영역군에 있는 SK매직도 경영 효율화를 통해 실적 개선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인덕션 등을 경동나비엔에 매각한 후 AI(인공지능)에 힘을 싣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공기질 관리 시스템 확대에 따라 인수에 성공하면서 주방가전 시장의 강자로 거듭났다. 이밖에 세라젬, 바디프랜드, 교원웰스, 청호나이스 등 중견가전기업들이 개별 시장에서 국내외 대기업과 경쟁 중이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구독서비스에 대해 당장 영향을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삼성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중견 가전기업 A사 관계자는 "LG에 이어 구독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구독 채널의 매력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겹치는 품목이 적어 별다른 영향이 없겠지만 삼성이라는 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TV 등에서 글로벌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가 안방에서 생활가전 분야에서 LG에 밀리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뒤늦게 구독서비스를 시작하지만 압도적인 스마트폰 보급률을 앞세워 연계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자사 스마트폰 할부 약정이 있는 통신요금에 카드 계열사와 연계해 1만원을 추가하면 TV나 냉장고 구독이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관건은 삼성전자가 구독서비스에 얼마나 힘을 실어주느냐다.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구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보니 지속성이 관건이다.
C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생활가전부문이 중견기업과 협업을 통해 소규모 품목까지 사업확장을 모색했다가 용두사미로 끝난 적이 있다"며 "구독 서비스를 통해 압도적 경쟁력을 발휘할 기본요건은 충분하지만 그룹 규모에 비해 작은 시장이어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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