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아마존의 AI 진격...클라우드계 최대 축제 ‘AWS 리인벤트’ 가보니

라스베이거스/오로라 특파원 2024. 12. 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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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개막전 전야제에도 수만명 북적
엔비디아·앤스로픽·인텔 등 대형 부스 꾸려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AWS의 최대 연례 행사 '리인벤트 2024' 현장에 거대한 AWS 로고가 부착돼 있다./오로라 특파원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컨벤션 및 엑스포 센터. 매년 1월 세계 최대 IT전시회인 CES가 열리는 곳이기도 한 행사장은 이날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연례 행사 ‘리인벤트(re:Invent) 2024′에 참가하기 위한 수만명의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리인벤트는 AWS의 미래 클라우드 전략을 공개하고, 다양한 파트너사가 AWS 클라우드를 활용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전시하는 클라우드 업계 최대 축제로 꼽힌다. 오는 3일 행사 정식 개막을 앞둔 전야제임에도, 축구장 29개 크기(225만 제곱피트) 행사장 곳곳에 들어선 부스들엔 서비스를 체험하려는 긴 줄이 형성됐다.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AWS의 최대 연례 행사 '리인벤트 2024' 현장에 로봇팔이 화가처럼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오로라 특파원

AWS는 올해 리인벤트에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현장에서 둘러본 AWS 파트너사의 체험 부스 중 AI와 관련되지 않은 곳은 단 한곳도 없을 정도다. 아크릴 물감으로 화가처럼 그림을 완성하는 로봇팔, 셀카 사진을 몇 초만에 애니메이션으로 바꿔주는 AI 등이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참가자 그렉 스톤씨는 “AI 분야에서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에 비해 뒤처졌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아마존은 올해 행사에서 혁신적인 AI서비스를 내놓아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6일까지 진행되는 리인벤트에 마련된 세션 카탈로그에 따르면 AI와 관련된 세션이 500개 이상으로, 전체 2500여개 세션의 20%를 차지했다.

◇엔비디아·앤스로픽…파트너사 지원 출격

이날 현장에선 AWS 파트너사가 대형 부스를 꾸린 엑스포를 정식 개장 전 미리 체험해볼 수 있었다. 행사장 중심에는 엔비디아·AM·인텔D와 같은 AI반도체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아마존의 최대 AI협력사인 앤스로픽의 부스도 눈에 띄었다.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AWS의 최대 연례 행사 '리인벤트 2024' 현장 부스를 차린 엔비디아가 자체 AI 서비스인 'NIM'을 적용했을때 AI의 데이터 처리속도가 훨씬 빨라지는 점을 시연하고 있다./오로라 특파원

엔비디아 부스에선 AI를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인 ‘NIM(엔비디아 추론 마이크로서비스)’의 성능을 시각화 해 시연하고 있었다. 십자낱말퍼즐을 AI에 풀게 하고 , NIM이 적용된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의 속도를 비교하는 것이다. 총 49개의 낱말퍼즐은 완성할 때마다 초록색 불이 떴는데, NIM이 적용된 AI가 퍼즐 전체를 맞출 때까지 적용되지 않은 쪽은 단 하나의 퍼즐도 완성하지 못해 선명한 비교가 됐다. 애니 설라 엔비디아 매니저는 “NIM을 활용했을 때 AI의 효율이 3배는 빨라진다”며 “AWS를 통해 고객들은 편리하게 NIM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AWS의 최대 연례 행사 '리인벤트 2024' 에 세워진 앤스로픽 부스에서 사람처럼 컴퓨터를 사용하는 AI '컴퓨터 유스'에 행사장 근처 하이킹 루트를 찾아달라 요청한 모습./오로라 특파원

앤스로픽 부스에서는 지난 10월 공개한 ‘컴퓨터 유스’를 시연하고 있었다. 컴퓨터 유스는 사람처럼 컴퓨터 작업을 스스로 하는 AI서비스로, 공개 이후 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던 기능이다. AI에게 “베네치아호텔 근처의 하이킹하기 좋은 곳을 추천해줘”라고 하자, AI는 컴퓨터 화면을 캡처한 후 이를 10~15초간 분석하더니, 브라우저 앱 ‘파이어폭스’를 열고 구글 검색창에 검색어를 스스로 입력하기 시작했다. AI가 하이킹 추천 코스를 찾아내고 제안하기까지 약 3분의 시간이 걸렸지만,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인간의 개입은 필요 없었다. 엘리 쇼픽 앤스로픽 기술 교육 담당자는 “해당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라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며 “하지만 기술 발전을 통해 훨씬 많은 일을 사람 대신 해낼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아마존으로부터 80억 달러(약 11조원) 투자를 받은 앤스로픽은 이 같은 최신 AI서비스를 AWS에서 최우선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AWS의 최대 연례 행사 '리인벤트 2024'의 인텔 부스에서 기자가 셀카를 애니메니션으로 전환하는 AI 서비스를 체험하는 모습. /오로라 특파원

인텔은 자사의 AI PC 프로세서가 탑재된 컴퓨터를 사용해 인물의 사진을 애니메이션·영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주는 AI 서비스를 전시하고 있었다. 코이 능웬 인텔 매니저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을 경우 속도는 다소 느려지지만, AI PC가 자체적으로 이미지 변화를 해낼 수 있다”며 “행사 중에는 속도를 고려해 인텔의 AI칩인 가우디가 탑재된 데이터센터를 통해 작업을 수행 중”이라고 했다.

◇AWS, 어떤 신제품 공개할까

올해 리인벤트는 맷 가먼 AWS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후 열리는 첫 행사다. 그만큼 가먼 CEO는 중대 발표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3일 열리는 CEO 기조연설에는 앤디 제시 아마존 CEO가 깜짝 출연한다. 제시 CEO가 직접 무대에 나서 신임 AWS CEO에 힘을 싣겠다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AWS가 올해 리인벤트에서 AI시대에 급격하게 늘어나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을 잡을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의 자체 AI가속기인 ‘트라이니움’ 등을 활용해 AI 훈련 속도를 늘리고, AI 사용에 따른 오류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 외에 엔비디아·앤스로픽 등 주요 파트너와의 새로운 협력과 관련된 깜짝 발표가 나올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이날 저녁 열린 개막식 ‘먼데이 나이트 라이브(Monday Night Live)’행사에서 무대에 오른 피터 드산티스 AWS 유틸리티 컴퓨팅 수석 부사장은 “앤스로픽과의 협력을 통해 클로드 3.5 하이쿠의 지연시간을 최소화한 버전을 AWS에서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모델은 기존 클로드 3.5 하이쿠보다 60% 빨리 실행된다는게 AWS측의 설명이다. 이어 무대에 오른 톰 브라운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는 앤스로픽의 차세대 클로드 모델이 AWS의 새로운 데이터센터인 ‘레이니어 프로젝트’에서 훈련되고 있다고도 밝혔다. 레이니어 프로젝트는 아마존의 자체 AI칩 ‘트레이니움2′ 10만개가 포함된 대형 데이터센터다.

실제로 아마존은 AI분야의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MS가 오픈AI와 손잡고 진격하고 있고, 구글은 자체 AI모델인 제미나이로 클라우드 고객에 제공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AWS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점유율은 2022년 39.9%에서 2023년 39%로 떨어졌고, 이 기간 MS는 21.5%에서 23%로, 구글은 7.5%에서 8.2%로 상승했다. 엄청난 숫자 변화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한번 쓰기 시작하면 업체를 잘 바꾸지 않아 시장 점유율이 거의 변화하지 않았던 클라우드 시장 특성을 생각하면 AI에 따른 시장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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