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위협하는 플라스틱 오염…청소년들이 목소리 내야”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데 동참할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청소년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좋겠습니다.”
글로벌 아동 권리 전문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 소속 청소년 활동가인 이채영 양(15)은 지난 달 23일 부산 해운대구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된 대규모 거리 행진에 참가했다. 지난 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 회의를 앞두고 진행된 거리 행진이었다. 이 양을 포함한 청소년 활동가 25명은 벡스코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INC 회의는 협약 도출에 실패하고 막을 내렸지만 이들은 앞으로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관련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 미래세대 위협하는 플라스틱 오염
플라스틱은 땅에 묻힌 후에도 자연 분해까지 500년 이상이 걸려 환경 오염의 주범이란 지적을 받는다. 2021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 생산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이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이는 곧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 교육, 안전 등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현재 29명의 청소년과 21명의 연세리더스클럽 멘토와 함께 ‘청소년 NGO 활동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시작된 이후 올해까지 총 96명이 청소년 활동가로 배출됐다.
굿네이버스는 미래 세대인 청소년이 기후위기 및 플라스틱 오염 대응 정책 결정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지숙 굿네이버스 사회개발교육팀장은 “굿네이버스는 청소년들이 기후위기 및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국제사회에 전달되고 더 나아가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는 ‘플라스틱 종식’을 주제로 시민인식 제고 캠페인, 제로웨이스트 기관 견학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올 10월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촉구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펼치며 플라스틱 오염 실태를 알리는 거리 행진 퍼포먼스와 국제 협약 지지 시민 서명 활동을 진행했다.
● “미래 주역 청소년이 목소리 내야”
청소년 활동가들은 이번 INC 회의가 진행되는 중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INC 측에 국제 플라스틱 협약 촉구 서면 의견서를 제출했고 청소년 활동가들 중 2명은 실제로 이틀 동안 회의를 참관하기도 했다. 서면 의견서에는 플라스틱이 아동과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고 특히 개발도상국 아동들에게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회의를 참관한 활동가 김우진 씨 (20) 는 “기후위기는 단순히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 청소년이 겪고 있는 현실”이라며 “우리의 목소리를 국제 사회에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위는 2일 막을 내렸다. 플라스틱 원료 물질인 폴리머 생산 감축 등 주요 쟁점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이 반대했고 협상을 타결하지 못해 추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청소년 활동가들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관련 활동을 적극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내년 제주도에서 열리는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에 맞춰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국 단위 캠페인도 계획하고 있다.
김중곤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은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기후위기를 비롯한 지구촌 문제에 적극 관심을 갖고 국제회의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굿네이버스는 기후위기 등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을 높이고, 미래 세대가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 수 있도록 세계시민교육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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