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범죄피해자의 몰수추징보전에 대한 오해

‘검찰에서 몰수·추징보전 하였으니 굳이 법적 조치를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요’ 주식투자 피해 사건을 상담하면서 의뢰인 분들이 자주 문의하는 부분이다.
요즈음 기사를 보면 수사기관이 각종 주식 내지 코인투자리딩방, 해외선물 사기 등 주요 사기 사건과 관련하여 기소전 몰수·추징보전을 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해당 추징보전된 금전, 가상자산 등은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취득한 것인데, 형사재판을 거치면 종국적으로 피해자들에게 돌아갈 것인가. 답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이다.
몰수(沒收)는 범죄행위와 관계있는 일정한 물품을 압수하여 국고에 귀속시키는 처분으로 보통 범죄행위를 구성한 물건이나 범죄행위를 제공한 물건, 범죄행위의 대가로 얻은 물건(가상자산, 현금, 예금채권) 등이 몰수 대상이며, 추징(追徵)은 몰수의 대상물의 전부나 일부를 몰수하기가 불능한 경우에 이를 대신하여 그 가액의 납부를 명령하는 처분으로, 쉽게 설명해서 범죄자가 수익으로 취득한 현금다발의 행방을 알 수 없으니, 추(追)적하여 징(徵)수하겠다는 처분인 것이다. 일례로 범죄수익으로 마늘밭에 묻어 둔 돈다발은 발견되면 몰수 대상이고 발견이 안되면 추징처분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몰수, 추징은 기소되고 나서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형의 선고 때 이루어지는데, 피의자가 그동안 재산을 빼돌리면 몰수, 추징은 사실상 실익이 없으므로 미리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처분을 하는 것이다. 마치 민사상 본안 소송 전 가압류결정을 미리 받아 두는 것과 동일하다.
이러한 추징, 몰수의 취지는 불법으로는 돈을 벌 수 없고 기본적으로 범죄로 벌어들인 수익은 국가가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통상 사기 사건으로 지칭되는 사건에서의 범죄피해재산은 몰수할 수 없다(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 제3항). 피해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피해자 소유재산이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사기범죄피해의 경우 배상명령이나 민사소송을 통해서 피해자가 직접 법적 조치하라는 취지이다.
다만 주지하다시피 배상명령신청은 각하되기 일쑤이고, 민사소송도 돈과 시간이 소요되며, 무엇보다 상대방에 대해서 가압류할 재산을 미리 찾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니 부패재산몰수법은 사기와 공갈 중 특정사기범죄(범죄단체조직사기, 유사수신투자사기, 다단계사기, 보이스피싱 금융사기) 및 횡령, 배임에 한정하여, 범죄피해재산(범죄행위에 의하여 그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 또는 그 재산의 보유ㆍ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으로 범죄피해자가 그 재산에 관하여 범인에 대한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몰수·추징할 수 있게 하고 그 재산은 피해자에게 환부(還付, 돌려줌)하는 규정(6조)을 두고 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이러한 환부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오랜 기간이 걸린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요사이 문제되는 전세사기의 경우, 위 특정사기범죄에 포함되지 않는데도 범죄자가 세입자로부터 취득한 범죄피해재산에 대해서 추징보전처분을 했다는 기사를 본 것 같은데, 그건 어떻게 된 것이지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때 수사기관은 범죄자들을 단순한 사기로 의율한 것이 아니라 위 법에서 본 바와 같이 보전처분이 가능한 범죄단체조직사기혐의로 추징보전한 것이다. 다만 전세사기의 경우에도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고,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관련 법에 전세사기도 보전처분이 가능한 특정사기 범죄에 포함되도록 한 개정법률안이 발의되어 있다.
다시 위 의뢰인의 사안으로 돌아가, 해당 주식투자 피해 사건은 범죄자들이 해당 회사에 대한 허위정보를 고지하여 주식을 판매하여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기소된 건이고 수사기관은 피고인들의 재산에 대해서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결정을 해 놓은 상태였다.
따라서 해당 사건은 부패재산몰수법상 특정사기사건에 해당하지 않아 차후 피고인들이 유죄가 되고 부수적으로 몰수추징선고가 되더라도 기소전 보전처분 된 피고인들의 재산이 피해자에게 환부될 수 없는 것이다. 즉 의뢰인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식리딩방 사기 사건이 범죄단체조직죄로 의율되었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는데, 주식리딩방 사기라는 범죄가 워낙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행해지는 데 따른 것이기도 하겠으나, 피해자들에게 범죄피해재산을 환부해 주기 위한 고민이 더해진 조치라고도 생각된다.
위와 같이 위 법에 따라 사기 등으로 피해를 입은 재산이 형사절차 및 수사기관을 통해서 환부되면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예외적인 경우이고 위 법이 적용되지 않는 대부분의 사기 범죄 내지 자본시장법상의 미인가 주식매매 및 사기적 부정거래 등의 범죄는 피해자들이 직접 법적 조치를 해서 환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가와의 협의 하에 적절한 민사상 가압류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수다. 참고로 수사기관이 보전처분한 재산에 피해자들 또한 가압류하게 되면 피해자와 국가는 동순위가 되며 집행절차를 통해 피해재산을 돌려 받게 된다.
이성우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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