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축구협회장 경선…정몽규 vs 허정무, '200 축구인' 선택은

김도용 기자 2024. 12.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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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선수, 지도자, 동호인 등에서 무작위 추첨
구성된 선거인단, 내년 1월8일 '축구대통령' 결정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허정무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 축구의 수장을 뽑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12년 만에 경선으로 진행된다.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현 정몽규 회장과 허정무 전 대전 하나시티즌 이사는 앞으로 축구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다.

2일 축구협회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냈다. 더불어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에도 연임 심사서를 제출, 4선 도전을 위한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정 회장은 우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의 '연임 도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회원종목단체 임원은 한 차례만 연임이 가능한데, 재정 기여나 주요 국제대회에서의 성적, 단체 평가 등에서의 성과가 뚜렷할 시 3선 이상에 도전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뒀다.

앞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체육회 공정위로부터 3선 연임 도전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정 회장의 4선 도전 승인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정 회장이 공정위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12년 만에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경선으로 펼쳐지게 된다. 정 회장으로서는 2번째 경선 경험이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013년 처음 협회장 선거에 나와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전국중등축구연맹 회장, 윤상현 의원 등을 제쳤다. 이후 2, 3선을 할 때는 홀로 입후보, 경선을 치르지 않고 연임에 성공했다.

모처럼 진행되는 '축구대표령' 경선의 선거운동은 후보자등록 마감일(27일) 다음 날인 28일부터 가능하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하기 전에는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 개진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통상적인 업무 행위 등이 가능하다.

선거인단은 시도협회 대표, 전국 연맹, K리그1 12팀 대표 등으로 이뤄진 대의원을 비롯해 고등 및 대학 선수, K3·K4 및 WK리그 선수, K리그1·2 선수, 축구 동호인 선수, 아마추어 및 프로팀 지도자, 심판 등 약 200명에 이른다. 앞서 106명이었던 선거단이 지난 2021년 54대 회장 선거 때부터 크게 늘었다.

선거인단은 각 단체에서 선거일 전 30일까지 5배수에 해당하는 후보자를 협회에 추천한다. 협회는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선거일 전 20일까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무작위로 추첨해 선거인단을 구성한다.

선정된 선거인단은 내년 1월 8일 투표를 하고, 가장 많은 표를 받는 후보가 회장으로 당선된다. 당선자는 2025년 1월 22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현재 축구계에서는 10년 넘게 축구협회장을 지내며 각 시도협회장, 연맹 단체장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는 정몽규 회장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정몽규 회장은 지난주 시도협회장, 연맹 단체장들을 만나 의견을 나누며 축구계 분위기를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축구계의 잇단 논란으로 악화된 여론이 약점이다.

한국 축구는 지난해 3월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축구인을 포함한 축구인 100명이 기습 사면을 진행,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 2월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기대 이하 경기력을 보이고 나아가 선수단 장악에도 실패한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다. 이후 3월과 6월을 임시 감독 체제로 A매치를 보낸 대표팀은 7월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지만 이 과정에서 또다시 불공정, 불투명 의혹이 불거졌다.

여러 논란 탓에 정몽규 회장은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와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민들에게 강한 질타를 받았다. 또한 박지성, 이영표 등 레전드 출신 축구인들을 비롯해 한국축구지도자협회, 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 등 축구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선수와 지도자, 행정가 경험을 모두 지니고 있는 허정무 전 이사장은 상대적으로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년 예산이 1000억원이 넘는 축구협회를 이끌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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