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합병-분할때 주주 보호”… 재계 “원칙 공감” 野 “땜질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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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기존의 상법 개정 방침을 철회하고 2400여 개 상장사만을 대상으로 합병, 분할 등 4가지 행위에 한해 '핀셋 규제'를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 합병 분할 등 4가지 행위만 '핀셋 규제'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1월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소액주주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운을 띄운 이후 정부 안팎에서는 상법 개정이 공론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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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땐 재계 충격 판단에 선회
합병때 외부평가-공시도 의무화… 분할땐 주주에 주식 20% 우선 배정
경제8단체 “정부 개정안 긍정 평가”… 野 “투자자 보호-증시 활성화 미흡”
● 합병 분할 등 4가지 행위만 ‘핀셋 규제’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1월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소액주주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운을 띄운 이후 정부 안팎에서는 상법 개정이 공론화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여러 번 언급하기도 했다. 현행 상법은 ‘회사’만을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 등을 추가해 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같은 논의에 재계는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달 21일 한국경제인협회와 16개 그룹 사장단은 공동 성명을 내고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 많은 기업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시달려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기업 합병과 분할 과정에서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규정을 추가로 마련했다. 정부는 모든 합병에 대해 외부 평가기관에 의한 평가·공시를 의무화하고, 물적 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대주주를 제외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상장 자회사 기업공개(IPO) 주식을 20% 범위에서 우선 배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 재계 “원칙적으로 공감”, 민주당 “상법 개정 추진”
재계에서는 정부가 상법 개정이 아닌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주주 이익 보호에 나선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8단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반주주의 피해 방지와 권익 보호를 위한 정부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단체는 주주의 정당한 이익 보호 의무 조항과 관련해선 좀 더 구체적인 실행 규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주당은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에 대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며 이번 정기국회 내에 기존 방침대로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주식시장활성화 TF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투자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거나 빈사 상태에 빠진 한국 증시를 되살리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며,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처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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