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를 지키는 최선의 선택[기고/강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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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산림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았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감염된 소나무류가 3만 그루 이상인 포항, 경주, 안동, 구미, 밀양, 울주, 양평 등 7개 지역이 전국 소나무재선충병 피해의 58%를 차지하고 있고 영광, 무주 등에서 새로 발견돼 확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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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류를 재선충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으로는 감염된 나무를 벌채한 후 파쇄, 소각하는 등 확산원을 제거하거나 건강한 소나무의 재선충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나무주사를 놓는 방법, 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을 방제하기 위한 약제 살포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예방나무주사는 재선충 방제에 효과가 있는 약제를 소나무류에 직접 주입해 병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연구 결과 1회 주입으로 2∼6년간 병 감염을 막는 지속적인 예방 효과가 있다.
예방나무주사는 보호수, 천연기념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 보존 가치가 큰 소나무숲의 우선순위에 따라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된다. 해당 지역은 약효 지속 기간이 긴 고효율 약제를 사용하며, 주입된 나무는 QR코드로 이력을 기록해 관리하고 있다.
이런 효과와 관리에도 불구하고 약제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있다. 그러나 우려할 필요가 없다. 우선 예방나무주사 약제는 관계 법령에 따라 안전하고 검증된 제품만 사용된다. 더욱이 식용 잣, 송이 채취 지역은 예방나무주사 대상지에서 제외돼 관리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제가 주입된 소나무류의 송홧가루에 남아 있는 약제는 일일섭취허용량(ADI)의 100만분의 1 이하로, 성인이 하루 동안 섭취해도 문제가 없는 안전 기준을 크게 밑돌았다. 또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호흡기로 흡수 가능한 입자의 크기는 10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이하로 송홧가루는 호흡기에 흡수되기엔 너무 큰 직경 40μm 이상 크기여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예방나무주사는 예방 기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아 방제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사용되는 약제 정보를 제공하고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계획을 사전에 공개하고 있다.
예방나무주사는 단기적으로 방제 비용을 절감하고, 장기적으로는 소나무림 보전을 통해 생태계 서비스를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예방나무주사만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기에 병든 나무나 병들 우려가 있는 나무를 사전에 제거하고, 소나무림의 밀도를 조절하는 등 적극적인 산림 관리로 숲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
우리나라도 안전성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와 모니터링으로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고 투명한 정보 제공과 소통을 바탕으로 신뢰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예방나무주사 같은 과학적이고 검증된 방법에 대한 신뢰와 협조를 통해 건강한 산림을 누리기를 기대한다.
강헌일 부산대 식물생명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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