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軍, 레이더에 안잡히는 ‘골판지 드론’ 100여대 내년초 도입
北 골판지 드론 위협에 대응 메시지
지난달 북한이 개최한 무기 전시회 현장에서 포착돼 새로운 대남 위협 무기로 떠오른 종이비행기 ‘골판지 드론’을 우리 군도 도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골판지 드론은 소형에 소음이 작아 포착이 어려운 데다 종이라는 재질 특성상 레이더에 거의 탐지되지 않는다. 대당 가격도 500만 원 안팎으로 가성비가 가장 뛰어난 무기이자 현대전에서 가장 위협적인 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 당국은 현재 소형 골판지 드론 도입과 관련한 막바지 입찰을 진행 중이다. 도입될 드론은 국산으로 연말 무렵 납품 계약을 진행해 내년 초 100여 대를 초도 납품받은 뒤 상반기 중 드론작전사령부에 실전 배치할 방침이다. 군은 우선 정찰용 골판지 드론을 운용한 뒤 작전 효용성 등을 평가해 추후 자폭 골판지 드론 도입 및 개발 여부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골판지 드론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찰 및 공격에 사용해 경제성과 작전적 효율성 등이 모두 입증된 것으로 평가된다.
엄효식 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북한이 골판지 드론으로 공격하면 우리도 같은 드론을 보내 100배 응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골판지 드론 확보 자체로 대북 억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단독]500만원 종이드론으로 수천억 전투기 파괴… 우크라, 러시아 공군기지 공격으로 효과 입증
軍, 골판지 드론 도입
무게 2.5kg… 은밀한 침투 등 장점
軍, 北의 드론 위협에 도입 서둘러
고가의 전투기와 방공시스템을 일거에 파괴한 건 호주가 지난해 봄부터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골판지 드론 ‘코보(Corvo Precision Payload Delivery System)’ 16대였다. 왁스 처리를 통해 비에 젖지 않도록 만든 이 드론은 대당 460만 원에 불과했다. 저가의 종이비행기가 고가의 무기를 일거에 파괴하는 등 현대전의 판도를 좌우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 드론은 현재도 러시아 내 주요 군사기지 정찰용은 물론이고 자폭용 등 다용도로 쓰이고 있다.
우리 군 당국도 우크라이나의 골판지 드론 운용 사례를 심층 분석한 뒤 드론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규모 운용이 가능하고 북한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아 은밀한 침투가 가능한 점, 전시에 비교적 간단히 조립해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신속하게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국내 방산업체들도 동력원으로 소형 전기모터를 장착하고 전체 무게는 2.5kg 안팎에 불과한 초경량 골판지 드론을 개발해 놓은 상태다. 이들 드론은 유사시 일부 부품 등만 개조하면 폭탄을 탑재한 자폭용으로 쓸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이 최근 골판지 드론으로 정밀 타격하는 장면을 공개하며 대남 협박에 나서는 등 드론을 활용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도 골판지 드론 도입이 시급한 이유로 거론된다. 골판지 드론을 이용한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으려면 우리 군도 비슷한 무기가 필요하다는 것. 북한은 지난달 14일 골판지 드론을 승용차로 날려 보낸 뒤 이를 터뜨려 승용차를 불타게 하는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이를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세계적으로 무인기(드론)를 군사력의 주요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정부 소식통은 “현대전이 드론전이라는 사실이 입증됐고 북한이 드론 확보 총력전을 벌이는 만큼 우리 군도 저가로 부담 없이 날릴 수 있는 드론을 포함해 드론을 최대한 다양하게 확보해 유사시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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