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불황에 줄줄이 실적 악화된 중견 건설사…'턴어라운드' 시점은?
올해 3분기 금호·동부·신세계건설 줄줄이 적자
건설공사비지수 오름세…전년 동월 대비 0.92%↑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내 주요 중견 건설사들의 실적이 심상치 않다. 올해 3분기 줄줄이 실적이 꼬꾸라져서다.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 여파로 중소 건설사들이 하나둘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규모가 큰 건설사마저도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건설사는 탄탄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해외수주·신사업 등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반면, 국내 주택 사업 비율이 높은 중견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활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견 건설사의 실적 회복은 내후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중견 건설사인 코오롱글로벌·금호건설·동부건설·신세계건설 등은 올해 3분기(연결기준) 영업적자를 냈다. 코오롱글로벌은 전년 3분기 영업이익이 191억원이었지만, 올해(같은 기간·210억원)는 적자 전환했다. 금호건설은 올해 3분기 1573억원 영업손실을 냈고, 동부건설(219억원)도 올해 3분기 들어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건설(올해 540억원)은 8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익성이 하락한 배경에는 매출 원가율 적정선 초과·주택 시장 침체 등이 꼽힌다. 먼저 공사비가 급등하고, 주택 경기 위축에 공기(工期)도 늦춰지면서 원가율이 계속 오르자 중견 건설사들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3분기 매출원가율 96.9%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91.5%) 대비 5.4% 늘었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원가율 94.9%에서 올해 132.9%까지 치솟았다. 동부건설(98.0%)과 신세계건설(107.7%)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통상 건설업계에서 적정 원가율은 80%대로 본다. 원가율은 대출 대비 매출원가 비율을 말한다. 원가율 상승은 기업의 수익성 등 부채 비율 증가로 재무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 원가율이 낮을수록 수익성이 개선된다고 보면 된다. 업계에서는 원가율이 당분간 높은 수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현장의 공사비의 변동 수준을 나타내는 건설공사비지수가 지속해 오르고 있어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건설공사비지수(2020년 기준)는 130.32(p)로 전년 동월 대비 0.92% 올랐다. 이 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노무·장비 등의 직접공사비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시장동향을 분석하는데도 활용되고 있다.
◆ "내후년에야 실적 회복 국면 들어설 것"
비수도권 '악성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이들은 국내에서 주택·토목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사실상 매출을 올리는 핵심 사업인 셈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6만5836가구다. 전월(6만6776가구) 대비 1.4%(940가구) 줄었다. 그러나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8307가구로 전월(1만7262가구) 보다 6.1%(1045가구) 늘었다. 특히 이 미분양 물량의 78,8%(1만3948가구)가 비수도권에 몰려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에도 건설경기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이 계속 쌓이고 있어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설경기 체감 경기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70.9로 전월 대비 4.7p 하락했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내후년에야 중견 건설사들의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건설경기가 장기간 지지부진한 모습으로 체감 경기는 더 부진한 상황"이라며 "2022년~2023년 건축 착공이 큰 폭으로 감소해 내년까지는 건설경기 부진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순환주기 측면에서 내년 하반기에서 내후년 상반기에는 회복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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