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주필 "대통령 최대의 적은 인사권자 대통령 자신"

박서연 기자 2024. 12. 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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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정찬용 인사수석비서관 뽑은 사실 거론하며 쇄신 인사 강조
동아일보 칼럼도 "노무현, 자신과 반대되는 생각도 유연하게 받아들여" 언급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중폭 이상의 개각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중앙일보 주필이 “대통령의 사적 연과 이념·정파의 굴레를 벗어나야 새로운 사람이 눈에 보인다. 그 좁은 용산에서만의 사람 찾기 루트를 획기적으로 확장해 가야 할 이유”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초대 인사보좌관으로 “촌닭 정찬용을 앉혔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동아일보도 최근 칼럼에서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에게 인적 쇄신을 주문했다.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진행한 윤석열 대통령은 12월 중 중폭 이상의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지난달 22일 중폭 이상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두고 “인사에는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기는 유연하게 봐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훈 주필은 <정권의 명운 가를 대통령의 쇄신 인사> 칼럼에서 “대통령의 최대의 적(敵)은 바로 인사권자인 대통령 자신”이라며 “그 다음 적은? 대통령실의 맹목적 추종과 장관들의 조직 기득권 보호”라 했다.

▲2일 중앙일보 칼럼.

최훈 주필은 “연말 인사를 앞둔 용산은 '사람 찾기 힘들다'고 한다. 그럴 터다. 우리 대통령의 마지막 1년은 불가피한 레임덕이다. 2026년 6월 지방선거가 그 기점이다. 연금·의료·노동 개혁, 일할 시간은 1년 반 남짓. 그 뒤론 총선·지방선거 공천에 대통령의 힘이 없고, 차기 대선 주자들에게 힘이 쏠린다”며 “영리한 엘리트들은 '윤석열 사람' 꼬리표를 달가워하지 않을 터다. 그들의 최대 트라우마는 두 차례의 직전 정권 적폐 수사다. 어디 한직으로 숨었다가 차기 정권 인수위에 환하게 나타날 꿈을 꾸는 게 지금 공직 세태”라고 했다.

최훈 주필은 “그러니 이 정권에 절실한 건 널리 사람 구하는 '득인(得人)'이다. 돌려막기 풀로 난국 돌파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찬용 초대 인사보좌관을 임명한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경남 거창고 교사, 광주 YMCA사무총장 경력의 '촌닭' 정찬용을 앉혔다. 노 대통령은 '나는 정치·경제적으로 크게 빚진 게 별로 없다. 알아 보니 정찬용씨도 남한테 외상 많이 깔고 다니지 않았다고 합디다. 밥상 차리면 제 밥그릇만 챙길 사람은 아닌 게지요. 호남·영남 흙 두루 거쳐 왔으니 흙 속 진주 좀 찾아달라 했어요'라고 했다”며 “그 뒤 대통령이 마음에 둔 차관을 '문제 있다'며 정 보좌관이 거부했다. 그를 사무실로 소환한 노 대통령이 '지금 이건 막가자는 겁니까'라고 눈을 부라렸다. 하지만 인사보좌관의 '사심'이 없었으니 결국 탈락이었다. 품성까지 보려 후보들 술자리 면접도 다반사였다”고 했다.

그는 “누가 집권하든 지금 대한민국 인사 쇄신의 으뜸은 묵은 감정과 원한의 악순환을 끊을 '석원(釋怨)'이다. '화끈하게 복수하라 뽑아 줬더니'라 부추기는 이들로 나라가 온통 '검찰·소송·탄핵'뿐”이라며 “대통령의 사적 연과 이념·정파의 굴레를 벗어나야 새로운 사람이 눈에 보인다. 그 좁은 용산에서만의 사람 찾기 루트를 획기적으로 확장해 가야 할 이유다. 백지신탁, 망신주기 청문회 탓에 어렵다고? 감복할 만큼 후보자와 야당 모두를 설득·조율하는 노력 역시 인사권자인 용산의 책무”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28일 동아일보 칼럼.

동아일보도 노 전 대통령을 좋아한다고 말한 윤 대통령이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27일 김순덕 동아일보 대기자는 <윤 대통령은 왜 노무현을 좋아한다고 했을까> 칼럼에서 “윤 대통령이 영구 집권을 못할 바에야 어차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는 피할 수 없다. 정권을 뺏기기 전에, 차라리 윤 대통령이 그 자리에 있을 때 받고 넘어가는 게 여러모로 낫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윤 대통령은 검찰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이 좋아했던 노무현은 청와대가 간섭하지만 않으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이뤄진다고 믿은 대통령이었다”며 “청와대에서 살아나가기 위해 검찰개혁을 추구했다던 노무현이 지금 검찰 출신 대통령에, '검사 위에 여사의 나라'가 된 대한민국을, 하늘나라에서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김순덕 대기자는 “노무현이 최고의 관료로 꼽았던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노무현의 대체불가능한 장점이 '그럼 내가 생각을 바꾸지요'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들어보고 맞다 싶으면 자신과 반대되는 생각도 유연하게 받아들였고,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반박해 주는 것을 즐겼다고 최근 저서에 적었다”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노래나 부를 게 아니라 윤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 되면, 되는 것이다. 대통령이기 때문”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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