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는 결정사 가입불가" KBS 예능 남성 희화화 중징계

박재령 기자 2024. 12. 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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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회사 대표가 출연해 회원가입 조건을 설명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남성을 희화화시켰다는 민원으로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방심위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3년 7월2일자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해당 방송엔 출연자(결혼정보회사 대표)가 직원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남성 회원의 신규가입 조건을 설명하면서 탈모 질환을 앓는 남성들을 희화화시켰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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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법정제재… "탈모에 대한 부정적 인심 심어줘"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2023년 7월2일자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갈무리.

결혼정보회사 대표가 출연해 회원가입 조건을 설명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남성을 희화화시켰다는 민원으로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방심위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3년 7월2일자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해당 방송엔 출연자(결혼정보회사 대표)가 직원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남성 회원의 신규가입 조건을 설명하면서 탈모 질환을 앓는 남성들을 희화화시켰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적용조항은 방송심의규정 21조(인권 보호)다.

방송에서 성지인 모두의지인 대표는 신규 가입이 불가능한 경우로 학력, 키, 연봉의 기준이 있다며 “학력 같은 경우 고등학교까지 졸업하셔야 가입이 가능하고 키는 167cm 이하, 연봉은 4000만 원 이하, 여기서 두 가지 이상 해당하면 소개해 드릴 대상자가 많이 적어지기 때문에 (가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좋은 학교 나왔고 키도 크고 직업이 좋아도 가입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탈모가 심하시면 가입이 좀 힘들다”고 했다.

▲ 2023년 7월2일자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갈무리.

회사 직원을 향해 “북쪽 위원장 닮은 꼴”이라거나 탈모가 있는 사람에 “머리 밑이 너무 훤해” 등의 발언이 노출된 것도 민원 대상에 포함됐다.

연출을 맡은 안상은 PD는 “바쁘게 프로그램을 제작하다 보니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앞으로 제작할 때는 더 세심하게 신경 쓰고 문제 없도록 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내용을 보시면 MC들이 갑론을박을 벌인다. '저런 기준이 옳냐', '저런 기준이어도 배우자로서 좋다' 등의 의견 제시 장면을 넣어 결혼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걸 표현했다”고 말했다.

심의위원들은 제작진이 시청자들이 느낄 반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정수 위원은 “이전에 어떤 여성 출연자가 '170cm 이하의 남성은 루저다' 식의 발언을 해서 논란이 크게 됐다. 학력, 연봉, 탈모 등은 굉장히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좀 더 세심하게 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전현무씨가 탈모병원을 갔더니 그 의사가 대머리더라, 하면서 웃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얘기가 결국 '대머리는 이 사회의 루저'라는 인상을 주지 않겠나. 외모에 대한 비하적 발언들이 계속 나오는데 이 부분을 이렇게 강조할 필요가 있었나”라고 했다.

방심위 사무처에 따르면 자문기구인 방심위 방송자문특별위원회는 6대3으로 심의규정 위반 의견을 제시했다. 특위는 심의규정 21조(인권보호)와 더불어 29조(사회통합), 30조(양성평등)도 추가 적용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결국 3인 전원 일치로 법정제재 '주의'가 의결됐다.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승인·재허가시 감점 사유로 적용되는 중징계다. 김정수 위원은 “특정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남성을 열등한 것처럼 묘사하는 것이 확실히 희화화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주의를 촉구한다는 차원에서 법정제재”라고 말했다.

강경필 위원은 “제작진의 기획 의도는 알겠다. 다만 표현 과정이 부적절했던 것 같다”고 말했고 류희림 위원장도 “심의 규정에 학력, 재력 등을 조롱 대상으로 취급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대머리는 안 된다' 등 발언이 탈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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