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애 학원도?"…울리는 전화에 화들짝 놀라는 학부모들

정인지 기자 2024. 12. 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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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건물에 학원 간판이 즐비하게 설치돼있다. 2024.04.18. /사진=김금보

#경기도에서 초등학생 두 자녀를 키우는 김모씨는 최근 학원비를 인상한다는 문자를 받고 시름이 깊다. 수학 학원은 내년부터 월 3만원, 영어학원은 월 5만원이 올라서다. 김씨는 "자녀 둘을 합하면 달마다 16만원을 더 내야 하는 셈"이라며 "올해도 교재비가 올라 부담스러웠는데 학원비까지 오르니 뭘 더 줄여야 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유치원생을 키우는 박모씨는 최근 영어유치원(유아어학원)을 계속 다닐 지 고민 중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어학원들이 내년 원비를 올리겠다고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가격을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전화로 월 10~20만원이 오를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유아라 중간에 기관을 바꾸기 부담스러운데 언제, 얼마나 올릴 지 모르니 불안하다"고 걱정했다.

고물가 행렬에 학원비도 동참하고 있다. 학원비를 산정하는 주요 요소인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상승하면서 사교육 비용도 점차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각 교육청은 학원비 상한을 제한하고 있지만 개별 조정을 하면 이를 웃도는 비용을 받을 수 있는데다, 학부모에게 언제까지 고지해야 한다는 조항도 없어 갑작스런 학원비 폭탄을 맞을 우려가 있다.
경기 일부와 인천·광주 교습비 상한선 줄인상
2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교습비 조정기준이 인상되고 있다. 이 기준은 각 지역 교육지원청이 과목별 분당 단가를 결정해 '학원비 상한선'을 제시하는 것이다. 교육지원청은 정해진 주기 없이 이르면 1년마다, 늦으면 6~7년마다 교습비등조정위원회를 열어 물가상승률과 인건비, 임대상승률 등을 바탕으로 교습비 조정기준을 산정한다.

경기도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은 내년 1월부터 초중고 보습학원단가를 약 7.6~8%씩 올리기로 결정했다. 외국어의 경우 초중고급으로 나누던 것을 초급(유아)와 중고급으로 변경했는데, 중급의 경우 분당 단가가 226원에서 250원으로 10.6% 올릴 수 있게 됐다. 이미 경기도 내에서는 올 하반기에 양평, 안양과천, 고양 지역에서 각각 조정기준을 올렸다.

광주·인천광역시의 경우 이미 교습비 조정기준이 인상됐다. 광주는 동부와 서부교육지원청 모두 지난달부터 학원 교습비 등을 평균 6.6% 인상했다. 5년 동안 동결된데다 전국 광역시 평균에 비해 71.7%로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인천은 남부, 서부, 북부 교육지원청이 올 하반기에 학원 교습비를 각각 인상했다. 동부는 올해 2월에 올려 인천시 전체가 인상된 셈이다. 인천 남부의 경우 입시 관련 과목은 유지됐지만 보습 단과가 올라 초등은 16.7%, 중등은 13%, 고등은 10.7%가 뛰었다. 서부도 같은 항목에서 초등은 16.7%, 중등은 21%, 고등은 12%가 각각 올랐다.
상한선 넘기는 학원들도 속속 등장
교습비 조정기준이 유지된다 해도 학원비가 오를 수 있다. 학원들이 개별조정을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조정기준 이상의 학원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조정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학원이 수입과 지출 관련한 재무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실제로 학원가가 몰려있는 서울 강남서초지원청의 경우 교습비 조정기준이 2022년 이후 유지돼오고 있지만 매년 개별조정 신청이 적지 않게 접수된다. 올해 10월에는 학원 15곳이 신청해 12곳의 인상안이 일부 수용됐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학원 22곳이 신청해 총 43곳의 제안이 일부나 전부 받아들여졌다. 최근 3년간 학원 55곳이 교습비 조정기준을 초과하는 학원비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강남서초지원청 관계자는 "최근 임대료가 많이 올라 개별 조정을 신청하는 학원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강남서초 지역은 교습비 조정 시기가 6~7년에 한번으로 타 지역보다 길다는 점이 개별 조정이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학원들은 아울러 교육청에 신고를 해야 하지만 특별히 상한은 없는 셔틀비, 재료비 등 기타경비를 올리기도 한다. 원칙적으로 교재를 판매할 수 없지만 대형프랜차이즈의 경우 서점으로 등록돼 있어 교재비를 인상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교육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비용을 추가로 받거나, 사용료를 올리기도 한다. 온라인 사용료는 보통 지점이 아닌 본사에서 판매해 교육지원청 관할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등수학학원인 CMS는 올해 아이러닝 비용을 월 2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2배 이상 올렸고, 영어유치원인 PSA는 일부 지점에서 셔틀비를 내년부터 월 10만원에서 13만원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학원이 학부모에게 학원비 인상을 미리 공지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강남서초지원청 관계자는 "학생 관리를 위해 대부분 학원이 미리 고지를 하는 편"이라면서도 "학원비 인상 당일에 고시를 하더라도 제재 대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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