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공세 中철강에 잠정관세 칼 뽑는다
고사 위기 몰린 한국 철강산업
정부, 덤핑방지 관세 부과 검토
최종 결론 나기전에 긴급조치

중국산 철강의 덤핑(저가 밀어내기) 공세로 국내 철강업계에 어려움이 지속되자 정부가 중국산 철강에 대해 '잠정 덤핑방지 관세'를 추진한다.
통상 덤핑 제소부터 최종 결론까지 1년 넘게 소요되지만 잠정 덤핑방지 관세가 부과되면 그 기간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가 중국산 저가 후판(두께 6㎜ 이상인 강판)에 대해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무역위원회는 지난 7월 현대제철이 반덤핑으로 제소함에 따라 지난 10월 4일 산업피해 조사에 돌입했으며 이르면 내년 1월 예비판정을 통해 잠정 덤핑방지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은 내수 부진으로 과잉 생산된 철강을 소비하지 못해 저가 수출을 진행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철강 자문업체 마이스틸 자료를 인용해 올해 중국 철강 수출량이 1억~1억100만t으로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은 중국에서 추진하는 밀어내기 수출의 주요 타깃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중국에서 수입된 후판은 115만7800t으로 지난해 전체 수입량 112만2774t을 넘어섰다. 2022년과 비교하면 80.5% 늘어났다. 가격은 국내산 대비 최대 20%까지 저렴하다. 인천 내항에서 철강재 수출입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도 수익성을 고려해 중국산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공장 개·보수 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생산량 감축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현대제철도 제2공장 폐쇄를 추진 중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기준 국내 조강(쇳물) 생산량은 4764만t으로 최근 14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중 무역갈등 와중에 중국이 미국에서 소화되지 않는 초과 생산 물량을 한국과 같은 아시아 시장에 저가로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간 우리는 무역 상대국과 마찰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무역구제 측면에서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잠정 덤핑방지 관세
반덤핑 조사가 시작된 후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리 임의 부과하는 관세다.
[유준호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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