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코인거래소 무한경쟁 속 韓, 2017년 규제 묶여 꼼짝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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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규제는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독'이 되고 있다.
가상자산 열풍이 불 때마다 국내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으로 막대한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것이 거래소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진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이 중요해진 현 상황에서 규제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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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스템고도화로 예방 가능
경쟁력 제고 위해 재검토 필요
◆ 위기의 K블록체인 ◆
국내 가상자산 규제는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독'이 되고 있다. 가상화폐를 '사기'로 규정했던 2017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가상자산거래소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는 업비트, 빗썸의 국내 독점을 우려하기보다는 국경을 넘나드는 특성을 가진 가상자산 거래 산업 전체를 조망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거래소의 경쟁력 약화와 직결된 규제는 '1거래소 1은행' 정책을 들 수 있다. 2017년부터 암묵적으로 시행된 그림자 규제인 이 정책은 각 거래소가 특정 은행과만 실명 계좌 발급 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한다.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은 NH농협은행, 코인원은 카카오뱅크, 코빗은 신한은행, 고팍스는 전북은행과 계약을 체결해 해당 은행 계좌를 통해서만 코인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거래소 1은행 정책의 도입 배경에는 자금세탁 방지, 리스크 관리가 꼽힌다. 2017년 이후 가상자산 거래가 자금세탁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이로 인해 단일 은행이 거래소별로 모니터링을 전담하면 불법 거래 차단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의 급변으로 현 정책의 유효 시한이 다했다는 평가다. 우선 가상자산을 둘러싼 불법 자금세탁에 대한 리스크가 트래블룰 실시 등으로 낮아지고 있다.
대신 북한발 해킹 등 보안 우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은행권의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도 개선되면서 복수 은행이 협력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의 모니터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파산과 같은 극단적 상황도 2022년 FTX 파산 이후 대응 체계가 고도화되면서 1거래소 1은행 정책이 없더라도 통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1거래소 1은행 정책의 유지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가상자산 열풍이 불 때마다 국내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으로 막대한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것이 거래소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진 않기 때문이다. 바이낸스, OKX 등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과 가상자산 산업의 확대에 발맞춰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거래소들은 규제로 인해 신규 상장 이외에 다른 지원책을 모색할 수 없다.
두나무가 한때 유망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지원한다는 목표로 투자 전문 자회사인 두나무앤파트너스를 설립했지만 법인 투자를 불허하는 규제로 실질적인 활동을 거의 진행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이 중요해진 현 상황에서 규제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거래소 1은행 등 현 그림자 규제가 시장 효율성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투자자 보호와 시장 발전을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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