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KDDX 개념설계 원본 보관 위법 논란

한국형 이지스구축함이 항해하는 모습. HD현대중공업 제공

7조8000억 원대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2013년 ‘개념설계 보고서’ 원본을 10년 가까이 따로 보관한 문제로 국군방첩사령부 내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보안업무훈령에 따라 3급 비밀로 규정된 원본을 국가에 제출하지 않고 따로 보관하는 것은 군사기밀법 위반에 해당한다. 한화오션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원본을 보관했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2일 국회 국방위원회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방사청 사업팀은 지난해 11월 비밀 원본 이관 처리 과정에서 한화오션이 수행한 KDDX 개념설계 보고서 원본을 보관 중이었던 사실을 적발했다. 한화오션은 2013년 10월 KDDX 개념설계 종료 후 방사청에 결과보고서(실제로는 사본)를 제출했는데, 당시 방사청 사업팀 담당자는 당연히 원본이라고 생각하고 비밀 접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한화오션 보안팀이 ‘개념설계 결과보고서 원본을 보관 중이었다’며 다시 방사청에 진짜 원본을 제출했다. 방사청은 “보고서 원본이든 사본이든 반납하는 게 원칙”이라며 “불법 여부에 대해서는 방첩사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관계자는 “과거 및 현재에도 군사기밀보호법 지침과 훈령에 원본을 보관하는 것이 위반이라는 근거가 없다. 당시 계약서 상에도 원본을 제출하라는 규정이 없다”고 해명했다. KDDX 개념설계 당시 ‘과제관리관이 요구한 방법에 따라 납품한다’는 규정을 적법하게 준수했다는 것이 한화오션 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방위사업청 사본 제출 당시의 수령확인증과 제출 공문에도 당시의 원본 보관 사실은 물론 원본 및 사본의 폐기 연한이 정확히 기재됐다”며 “불법 보관 의혹 제기는 실제 사실과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