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에 ‘21그램’ 못 물은 감사원 “고문해서 밝힐 순 없지 않나”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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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공사를 수주한 '21그램'을 추천한 사람을 끝내 밝히지 못해놓고 "고문을 해서 밝힐 수 없는 일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김 여사에겐 직접 질문도 하지 못한 감사원이 김 전 비서관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가 조사를 끝냈다는 얘기나 다름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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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공사를 수주한 ‘21그램’을 추천한 사람을 끝내 밝히지 못해놓고 “고문을 해서 밝힐 수 없는 일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관저 공사현장을 감독한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에게 “최선을 다해 물어봤지만 더이상 답변하지 않은 부분”인데 어떻게 하느냐고 한 것이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 관련 업체로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김 여사에겐 직접 질문도 하지 못한 감사원이 김 전 비서관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가 조사를 끝냈다는 얘기나 다름 없는 셈이다. 감사원의 관저 감사가 봐주기·부실 감사란 비판만 더욱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감사원은 2일 오전 최재해 원장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달영 감사원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감사원은 이를 밝히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 당시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업체를 선정한 사실까지는 밝혀냈다”면서도 “관리비서관이 누구로부터 추천을 받았는지까지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진행된 질의 응답 과정에선 ‘어떻게 감사를 진행했길래 김 전 비서관을 통해 누가 21그램을 관저 공사 업체로 추천했는지 밝혀내지 못한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관저 감사를 진행한 최재혁 행정안전감사국장은 이에 “(김 전) 관리비서관까지 가는 데도 조사가 상당히 걸렸다”며 “여러 사람의 진술을 종합할 때 (김 전) 비서관이 (21그램과) 직접 연락하고 관여한 부분이 확인돼 상세 경위를 물어봤으나, 아시다시피 (김 전) 비서관이 더이상 답변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이어 “최선을 다해서 물어봤다. 정말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했다”며 “국감 때도 똑같은 내용을 조사했지만, 그분들(의원들)도 못 밝혔다. (그렇다고) 고문해서 밝힐 수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 등 김 전 비서관의 ‘윗선’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고, 김 전 비서관이 답변하지 않는데 무슨 수로 진상을 밝힐 수 있겠느냐고 해명한 것이다. 최 국장은 김 여사 등을 조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서류로 뭔가 확실한 (혐의와 관련한) 사실 관계가 있거나 진술로서 (그 사람과) 이어졌을 것 같은 연결고리가 있을 때 부르거나 묻는 것(인데 그런 게 없었다)”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감사 받는 분들에게는 (감사원은) 두렵고 무서운 조직이다. ‘감사원 사람들이 전화하는 것도 두렵다’고 하더라”라며 “막연한 추측만으로 (조사하겠다고) 부른다면 누가 박수를 치겠나”고도 했다.
감사원의 이런 해명은 오히려 대통령실에 대한 봐주기·부실 감사란 의혹만 부추긴다. 감사원은 2022년 7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 당시에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조사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를 시도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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