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실형에도 오너일가 회사에 일감 더 몰아준 하이트진로

송응철 기자 2024. 12. 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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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2세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일감 몰아주기'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하이트진로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공정위가 최근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정보 공개' 등에 따르면,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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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회사’ 서영이앤티에 ‘조카 회사’ 연암까지 내부거래 비중 늘어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하이트진로빌딩 ⓒ시사저널 박정훈

오너 2세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일감 몰아주기'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하이트진로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공정위가 최근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정보 공개' 등에 따르면,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대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부거래 비중을 줄여나가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14.69%)과 그의 장남인 박태영 사장(58.44%), 차남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21.62%) 등 오너 일가가 지분 99.91%를 보유한 서영이앤티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022년 22.24%(총매출 972억원-내부거래액 214억원)에서 지난해 33.86%(835억원-283억원)로 증가했다.

서영이앤티는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승계 논란의 중심에 있던 계열사다. 그 시작은 2007년 12월 박태영 사장과 박재홍 부사장이 서영이앤티(당시 삼진이엔지) 지분 73%와 27%를 매입하면서다. 이후 서영이앤티는 전량에 가까운 매출을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 의존했다. 그 결과 2007년 142억원이던 매출은 2008~2012년 연평균 855억원으로 급증했다.

서영이앤티는 내부거래를 통한 이익을 통해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7% 확보했다. 그 결과 박태영 사장 등 하이트진로 오너 일가는 증여세 등 별도의 비용 없이 '서영이앤티→하이트진로홀딩스→하이트진로→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게 됐다.

이 때문에 박문덕 회장 일가는 여러 차례 곤욕을 치렀다. 국세청은 2012년 박태영·박재홍 형제에게 327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2018년에는 공정위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서영이앤티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준 사실을 적발, 하이트진로에 과징금 104억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공정위의 고발 조치로 검찰 수사까지 이어졌다.  박 사장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3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이 확정됐다.

서영이앤티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적발된 위장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박문덕 회장의 조카인 박세진씨가 지분 100%를 소유한 연암의 내부거래 비중도 2022년 34.13%(178억원-60억원)에서 지난해 43.80%(181억원-79억원)로 증가했다.

박 회장의 고종사촌인 이상진씨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대우화학도 지난해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75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2년의 대우화학 전체매출인 71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이상진 일가가 소유한 대우컴바인(현 대우패키지)도 지난해 전체 매출 191억원 중 109억원이 내부거래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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