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지역 농협 직원들, 고객 금융사기 피해 예방해 경찰 감사장 받아

▲ 토성농협(조합장 김명식, 왼쪽) 아야진지점 소속 남복순(왼쪽 3번째) 과장과 유애진(왼쪽 2번째) 주임이 지난달 28일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 예방 공로를 인정받아 김종필(오른쪽) 고성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수여 받았다. 토성농협 제공

강원 고성지역 한 은행의 직원들이 보이스피싱범들의 협박으로 금융사기를 당할 위기에 놓인 고객을 잘 설득해 1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막은 사실이 알려지며 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아 화제다.

고성군 토성농협 아야지지점은 지난달 27일 단골 고객 A씨(여·60대)가 창구를 방문해 7000여만원이 들어있는 정기예탁금을 갑자기 해지하려하자, 금융사기 범죄 피해 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어 차를 대접하며 안심시킨뒤 해지 사유를 물었다.

이에대해 A씨는 농협 창구 직원에게 “전날에 OO카드가 발급됐다는 문자가 오더니 곧이어 검찰청 검사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금융사기에 연루돼 공범으로 등록됐으니, 검찰 조사를 받아야 된다고 협박하면서 금융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해줄테니 여러 금융기관의 예금을 한 계좌로 이체해 모아 놓으라고 요구했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금융사기범들의 협박에 겁이 난 A씨는 이날 오전 일찍 수협에 먼저 들려 3000여만원을 자신의 농협통장으로 이체해 놓은후 농협으로 이동해 정기예금을 해지, 이 농협통장으로 이체하려던 상황이었다.

금융사기범들은 여러 은행에 나눠져 있는 A씨의 예금을 한 계좌로 모아 1억여원을 일시에 인터넷·스마트뱅킹으로 자신들의 계좌에 이체하려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금융사기범들은 사업을 하는 A씨가 돈이 많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어떤 은행에 얼마의 예금이 있는지, 인터넷뱅킹을 하는지, 인출 한도는 얼마인지 등 상세한 것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 창구 직원은 진행중이던 A씨의 정기예탁금 중도 해지 절차를 즉시 중단하고, 곧바로 112에 신고, 경찰이 출동해 보이스피싱범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이다.

농협 관계자는 “금융사기범이 보안을 유지하라고 해서인지 고객님이 어두운 안색으로 방문하셔서 처음엔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으셨는데, 금융사기 예방 진단표를 작성하면서 ‘검찰 사칭 전화’ 문항에서 머뭇거리고 계시는걸 보고 금융사기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직감하고, 즉시 진행절차를 멈춘뒤 차분하게 진정시킨 다음 자세한 말씀을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고성경찰서(서장 김종필)는 지난달 28일 토성농협 아야진지점을 방문, 이번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는데 기여한 남복순 과장과 유애진 주임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