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특별장사 황소 트로피 들고, 천하장사 상대로 1승···스페인 알베르토 다니엘 “씨름 더 알고 싶어, 루차카나리아도 많이 알려졌으면”
시즌 최종전인 천하장사 씨름대축제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 세계 각국에서 씨름과 비슷한 전통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이 씨름으로 실력을 겨루는 세계특별장사대회다.
지난달 28일 전남 영암실내체육관에서 끝난 위더스제약 2024 천하장사 씨름대축제 세계특별장사(140㎏ 이하) 결정전(3판2승제)에서는 알베르토 다니엘(스페인)이 정상에 올랐다. 다니엘은 라울 멘세이(스페인)를 연속 밀어치기로 제압하고 황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다니엘은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대회를 위해 많이 훈련했는데 챔피언에 올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다니엘은 지난해부터 이 대회 출전을 위해 틈틈이 씨름을 익혔다. 2년 연속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거의 세 달간 루차카나리아 훈련 외에 2시간씩 시간을 따로 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해변에서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선수와 겨루는 천하장사대회에도 출전한 다니엘은 1회전에서 카자흐스탄 선수를 가볍게 제압한 뒤 2회전에서는 천하장사 출신의 1980년생 백전노장 장성복(문경시청)을 상대했다. 다니엘이 장성복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1경기를 따내는 놀라운 감각을 보여줬다. 다니엘은 “상대가 천하장사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나는 씨름 초보자라 조금 어려운 상대였다”고 했다. 천하장사 대회에서 외국인 선수 최고 성적을 거둔 선수도 2012년 대회 8강에 오른 스페인의 엘리세르 구티에레스 페레스였다.
2000년생 다니엘도 스페인 전통 민속씨름인 루차카나리아 선수다. 4살 때 루차카나리아를 시작해 이후 지금까지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루차카나리아는 우리나라 씨름과 가장 유사한 종목으로 평가된다. 샅바 대신 왼손은 상대의 반바지 끝을 잡고 오른손은 경기 시작 전 마주 대고 있다가 시작과 함께 상대의 허리나 셔츠를 잡는 방식으로 손이 자유로워 다양한 손기술이 사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올해는 공동 3위 알레한드로, 아요세까지 입상자 모두가 루차카나리아 선수다.
다니엘은 “샅바는 비슷하지만 상의와 하의에서는 조금 다르다”며 “겉으로 보기에도 비슷할 뿐 아니라 테크닉적으로도 닮은 점이 많다. 씨름이 루차카나리아 기량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루차카나리아는 한국 씨름과 꽤 오랜 기간 끈끈한 우애를 다지고 있다. 1988년 동아대학교 김주봉 부총장이 12명의 선수를 데리고 스페인과 세 차례 친선경기를 치른게 첫 역사로 남아 있다. 이후로도 서로를 오가는 친선경기가 꽤 자주 열렸다.
대한씨름협회는 2009년부터 꾸준히 외국인 선수들을 초청해 교류전 무대를 갖고 있다. 올해는 10개국에서 66명의 선수가 한국을 찾았다. 몽골 ‘부흐’(12명), 스페인(11명), 중국(9명) 순으로 출전 선수가 많았다. 2012년부터 열린 세계특별장사대회 우승은 스페인(6회)과 몽골(3회)이 나눠 차지했다. 이번에는 몽골의 3연패 도전을 스페인이 저지했다.
다니엘은 “우리 모두 전통 스포츠를 지키고 하는 입장에서 스페인 사람이 한국에 와서 씨름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한국 선수들이 루차카나리아를 경험하고 한국에 널리 알려지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올 수 있어 너무 좋다. 세 번째도, 그 이후에도 매년 한국에 오고 싶다. 씨름을 더 알고 배우고 싶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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