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끝난 '플라스틱 협약'…'감축 목표 설정' 큰 틀 합의도 실패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유엔 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가 결국 빈손으로 2일 폐막했다. 국제사회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뜻을 모은 파리협정처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부산협정’ 타결이 기대됐으나 산유국과 비(非)산유국의 견해차를 결국 좁히지 못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NC-5가 마감시한을 하루 넘긴 2일 새벽 2시 50분을 끝으로 폐막했다.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은 “일부 문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완전한 합의를 막고 있는 소수의 쟁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후 5차 협상위를 재개해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는 재작년 3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을 마련하기로 하고 이번까지 5차례 협상위를 열어 협상을 벌여왔다. 이번 INC-5에는 세계 178국 정부대표단과 31개 국제기구, 산업계·시민단체·학계 등 이해관계자 3000여명이 참석했다.
개막일이던 지난달 25일 협상위 첫날 발비디에소 의장이 협상위에 앞서 제시한 3차 제안문을 협상의 기초로 삼기로 예상보다 빠르게 합의하면서 최소 ‘선언적 협약’이라도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으나 결국 큰 틀의 합의조차 무산됐다.
핵심 쟁점은 ‘플라스틱 또는 1차 플라스틱 폴리머(화석연료에서 추출한 플라스틱 원료) 생산 규제’였다. 이를 두고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인 중국이 예상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산유국이 생산 규제에 대해 완강한 거부 입장을 표명하면서 난항이 이어졌다. 특히 사우디는 협약에 생산 규제 조항을 포함하는 것을 ‘레드라인’(한계선)으로 규정하고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100여국은 ‘협약 체결 후 첫 당사국 총회 때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줄일 전 세계적 목표를 담은 부속서를 채택하자’라는 문구를 넣자는 제안을 지지했으나 소수 산유국의 반대로 더 이상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협상은 종료됐다. 일각에서는 투표로 정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나 플라스틱에 대한 국제사회의 첫 규제를 약속하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결국 만장일치 의사결정이 유지됐다.
추가 협상은 유엔환경계획(UNEP) 본부가 있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내년 중 이뤄질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협상 재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플라스틱은 매년 4억6000만t 이상 생산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일회용이다. 1950년대부터 생산된 플라스틱을 모두 합치면 90억t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은 9%에 그쳐 나머지 91%는 매립·소각되고 9%는 자연으로 유출돼 환경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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