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보다 훨씬 고급져…내실 다진 中전기차, 프리미엄 시장도 집어삼킨다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송광섭 특파원(song.kwangsub@mk.co.kr) 2024. 12. 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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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고급 전기차 ‘니오’ 전시장 르포
출범 10년 만에 특허 9200개 출원
배터리 충전 대신 교체 서비스 제공
스테이션에서 자동으로 ‘3분 교체’
“2025년까지 전 세계 25개국 진출”
화웨이, 샤오미도 고가 전기차 출시
상하이타워에 위치한 니오 전시장. [사진 = 외교부 공동취재단]
중국 상하이의 랜드마크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건물인 상하이 타워.

128층에 이르는 이 건물 1층에는 ‘대륙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전기차 브랜드 ‘니오(NIO·중국명 웨이라이)’의 전시장이 있다. 전망대에 가려고 상하이 타워를 찾은 관광객들은 이곳에 전시된 ‘중국차 같지 않은’ 자동차들에 시선을 빼앗긴다.

지난 4일 취재진이 이곳에서 살펴본 니오 전기차들은 분명하게 고급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었다. 중국의 대표적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BYD)’가 내년 1월 한국 진출을 공식화한 가운데 프리미엄 전기차 부문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위협이 가속화하고 있다.

니오 전기차는 테슬라에 ‘고급스러움’이 입혀진 인상이었다. 먼저 외관은 날렵함을 추구했다. 현재 니오의 라인업 중 가장 대형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S8’조차 슬림한 인상이었다. 차량 내부에는 트림과 관계없이 가죽 등 고급 소재가 사용됐다.

‘프리미엄 전기차’ 기치를 내걸고 지난 2014년 등장한 니오는 10년 만에 하드웨어와 괄년한 기술력을 대부분 확보했다. 2016년 출시한 ‘EP9’은 지난 2017년 독일의 대표적인 모터 스포츠 경기장인 뉘르부르크링을 6분 45초 90에 주파하며 수퍼카의 기준인 ‘7분’ 벽을 깼다.

전기차의 핵심 역량 가운데 하나인 배터리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배터리 업계 1위 업체인 중국 CATL과의 협력을 통해 니오는 1회 충전으로 약 1000km를 달리는 세단 ‘ET7’를 판매하고 있다. 니오는 해당 차량에 150kWh 반고체 배터리를 탑재했다. 소프트웨어 기술도 뒤지지 않는다. 니오가 자체 개발한 ‘아퀼라 슈퍼 센싱’은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니오 측은 지난 10년 동안 9200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니오는 최근 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5나노 자율주행 칩 ‘선지 NX9031’을 공개했다. 니오는 선지 NX9031이 대부분의 중국 자동차에 쓰이는 엔비디아의 칩 ‘오린(Orin)’ 4개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니오는 또 중국 최초로 ‘풀 도메인’ 차량 운영 체계(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스카이OS(SkyOS)’를 개발해 자사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독일과 영국 등 세계 각지의 연구·개발(R&D) 센터에서 약 1만 1000명의 전문 인력이 참여한 결과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통해 유지된다. 니오는 전기차의 태생적인 한계인 ‘충전 시간’을 니오는 3분 내로 줄였다.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통해서다. 일부 스테이션에서는 배터리 교환이 완전 자동으로 진행된다. 스테이션에 정차한 뒤 차량 중앙의 디스플레이를 한번 ‘탭’ 하면 끝이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니오’가 상하이 도심 지역에 설치한 배터리 교환소 전경. 운전자가 이곳에 정차한 뒤 내부 디스플레이를 터치하면 차에서 내리지 않고 3분 만에 배터리를 자동으로 갈아 끼울 수 있다. [사진 = 상하이 외교부공동취재단]
니오는 중국 전역에 2702개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세웠다. 또 세계적으로는 현재까지 누적 5600만 번의 배터리 교환 서비스가 제공됐다. 초고속 충전도 기본으로 지원한다. 충전율이 20%에서 80%까지 도달하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

차량 내부에는 ‘영화관’을 구축했다. 공간 제약을 XR(확장현실)·AR(증강현실) 기술로 극복했다. 니오 SUV 라인에 제공되는 XR OS를 실행하고 AR 안경을 쓰면 6m 앞에 201인치 화면이 투사된다. 탑승자들은 미디어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기차로서 입지를 다진 니오는 이제 해외 진출을 노린다.

2021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해외로 진출하기 시작한 니오는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아랍에미리트(UAE) 등 국가의 총 350개 이상 도시에 판매망과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니오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2025년까지 25개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니오의 주 무대인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BYD를 비롯해 전기차 업계에서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화웨이와 샤오미 등도 잇달아 고가의 전기차를 내놓고 있다.

일례로 화웨이는 지난달 30일 광저우자동차그룹(GAC)과 손을 잡고 새로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GAC는 도요타·혼다·피아트크라이슬러 등과 합작 브랜드를 운영하는 국영 자동차 기업이다. 화웨이는 이번 협력으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장화이자동차(JAC)와 함께 생산한 프리미엄 전기차 ‘쭌제(마에스트로)’를 출시했다. 쭌제는 독일 BMW의 7시리즈를 겨냥해 만든 모델로, 판매 가격은 100만~150만 위안(약 1억 9300만~2억 8900만 원)에 이른다.

전기차 후발주자인 샤오미도 내년 3월 슈퍼카급 전기차인 ‘SU7 울트라’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차의 제로백은 1.98초, 시속은 최고 350㎞이며 판매 가격은 81만 4900위안(약 1억 5700만 원)에 달한다. BYD도 프리미엄 브랜드 ‘왕양’을 통해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인 U9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U8를 선보였다. 판매가격은 각각 168만 위안(약 3억 2400만 원)과 109만 8000위안(2억 1190만 원)이다.

[상하이 외교부 공동취재단 / 김상준 기자 /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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