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아니어도 AI 개발할 수 있습니다: 슈퍼브에이아이 [긱스]
올인원 AI 플랫폼 '슈퍼브에이아이'
장용석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슈퍼브에이아이의 김현수 대표는 듀크 대학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통해 인공지능을 공부하였다. 창업으로 커리어가 전환 된 것은 산업체의 현장경험을 위해 2016년 박사과정을 휴학하고 국내 기업 SKT 에 취업을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대기업의 환경에서 인공지능업무를 하다 보니, 빠르게 앞서 가는 학계의 트렌드를 산업체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연구실과 시장의 갭을 치고 들어간 Technology-push 타입의 혁신을 추구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시장 불균형을 개선하려는 형태의 기회라기 보다는 기회자체를 창출하려는 전형적인 혁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경우라고도 할 수 있다. 요컨대 타이밍, 기술, 초창기 산업 특유의 정형화되지 않은 상태, 이 세가지가 조화를 이뤄 사업기회로 형성된 것이다.
스타트업은 이러한 기회를 실현 위한 수단으로 최적이다. 그러니 김현수 대표와 스타트업이 만나게 된 것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생애주기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김현수 대표가 귀국하여 겪은 것은 인공지능 산업의 등장기(Introduction Phase)라고 할수 있다. 혁신산업은 혁신적인 신기술의 발명과 함께 태동하는데 배아기의 산업은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진입장벽이 높다. 인공지능 산업의 태동을 목격한 김현수 대표의 비전은 AI 진입장벽을 낮춰 보다 많은 사용자가 인공지능의 수혜를 누리는 것이었다. 등장기의 또다른 특징은 참여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한편, 슈퍼브에이아이는 제공하는 솔루션의 범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슈퍼브에이아이가 제시하는 인공지능 산업이 적용분야에 상관없이 적용이 가능하다면 스케일업을 하는 데에도 좋을 뿐 아니라, 국제무대에도 적용하는 것이 용이 하기 때문이다.
다국적 스타트업
슈퍼브에이아이는 한국, 미국, 일본의 삼국에 발을 딛고 있는 다국적 스타트업이다. 다국적기업의 장점은 다양하지만, 슈퍼브에이아이 역시 국제적 분업효과라는 장점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점은 스타트업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초기 창업과정의 장점을 누리기 위함이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제공하는 장점은 물론 인공지능의 선두주자인 미국 답게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엔젤투자자와의 연결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산업 전반의 이해도가 높은 엔젤과 협업을 하게 된다면, 초기 스타트업이 겪는 네트워킹과 경영 노하우의 부재와 같은 문제를 쉽게 해결하게 된다. 2019년 Y Combinator에 들어가게 된 것은 이 모든 장점을 패키지로 누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기술 및 제품 개발은 한국에서 담당한다. 슈퍼브에이아이와 같은 기술 스타트업은 생애주기상 최초의 시기에 사업 모델및 기술 개발에 집중하게 되지만, 이시기를 벗어 나면서 영업성과를 중시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슈퍼브에이아이가 일본에 영업을 담당하는 부서를 두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미국 역시 영업과 마케팅 활동에 중점을 두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영업과 마케팅은 현지인을 채용하여 이뤄진다. 문화적 장벽이라는 잠재적 요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접근 방식으로 보인다.
슈퍼브에이아이의 경쟁 전략
다국적 기업의 진입 장벽은 무엇일까. 다국적 사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명확하게 떠오르는 몇가지가 있다. 일단은 문화적, 언어적 장벽이다. 이는 지리적 장벽에서 기인하는데,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슈퍼브에이아이처럼 이미지, 영상 데이터에 기반한 사업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김현수 대표가 영상 데이터를 선택한 이유 역시, 국제적인 확장성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다. 보안, 농업, 제조업, 삼림 관리, 스포츠 등등의 분야에서 넘쳐나는 영상자료를 인공지능을 통해 효율적으로 분석한다면, 그와 같은 솔루션은 국경과 문화를 초월하기 때문이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이미지 데이터 라벨링 자동화 솔루션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하였다. 모두에 설명했듯, 이는 인공지능 사업을 하는 고객 업체의 개발효율을 향상시키는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기존 만 장의 라벨링을 요구하는 작업이 있다면 슈퍼브에이아이의 솔루션은 100장의 데이터를 우선 라벨링하여 라벨링을 위한 학습 모델을 만들어 준다. 해당 기술을 ‘커스텀 오토 라벨 (Custom Auto-label)’ 이라고 부르는데, 기존 시장에 통용되는 ‘오토 라벨(Auto-label)’ 기술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기술이다. 일반 객체(common objects)에만 국한된 오토 라벨 대비, 사용자의 데이터에 맞춘 라벨링 학습 모델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스텀 오토 라벨 기술은 라벨링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절감은 물론 일관성 유지와 대규모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라벨링에 필요한 리소스를 최대로 줄여 준다.
사업개념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자, 대기업 두곳에서 먼저 연락을 해 왔다. 두 곳 모두 고비용 자원인 개발자들이 데이터 라벨링 같은 단순 반복 작업을 하는 비효율 적인 작업과정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익숙한 예를 들자면 미슐랭 셰프가 재료 준비에만 시간과 정열을 쏟아 붓고 있는 형국이라 할 수 있겠다.
라벨링 자동화로 초기 2년간 자리잡기에 성공한 슈퍼브에이아이는 이후 5년간 크게 두가지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첫번째는 인공지능 개발사를 위한 인공지능 개발 인프라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AI 개발에는 다양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데이터 저장을 위한 스토리지, 학습 데이터를 준비하기 위한 라벨링(태깅), 모델 학습을 위한 GPU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모델 트레이닝, 평가, 배포, 그리고 유지보수·운영 단계가 진행된다.
이를 비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 기존의 상품들이 대부분 사용자가 개발자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져 있었다. 그러니 사용자가 코드를 사용해야 한다든가, 다른 제품을 연동시키기 위해 SDK를 통해야 하는 등등의 기술적 능력이 요구 되었다. 앞서 슈퍼브에이아이의 기본가치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러니 인공지능 인프라 역시UI를 통해 쉽게 조작할 수 있게 만들어, 비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일종의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OS인 셈인데, 이와 같은 인프라사업은 진입자의 (first mover)의 장점을 누리게 된다. 고객사의 입장에서는 한번 인프라를 구축하면 다른 사업자로 전환하는 일이 힘들어 지게 되기 때문이다. 개념적으로는 전환비용(Switching cost)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겠다. 전환비용이 커지니 고객사는 슈퍼브에이아이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선택이 효율적이게 된다. 한편 다른 인공지능 공급사가 해당 고객사에게 또다른 인공지능 솔루션을 제공하게 되는 경우에도 슈퍼브에이아이가 깔아 놓은 인공지능 인프라에서 작업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슈퍼브에이아이의 인프라가 기술표준(technology standard)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생애주기 이론으로 돌아가보자.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이 등장기를 지나 성장기 (Growth Phase)에 접어 들면 선도적 기업이 자리잡게 되고, 이들이 산업을 지배할 표준을 두고 경쟁을 하기 시작한다. 성장기를 넘어 성숙기 (Maturity Phase)로 들어가면서 수많은 회사들이 도태하는(shake out)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들이 도태하는 이유가 지배적 디자인의 경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슈퍼브에이아이가 하나의 지배적디자인(dominant design)의 맹주로서 자리 잡는다면, 그렇게 확보된 경쟁우위는 장기적인 지속성을 가지게 된다.
두번째로는 슈퍼브에이아이가 직접 고객이 사용하는 인공지능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인프라 스트럭쳐를 제공하는 경우가 인공지능 상품을 개발하는 고객사를 지원하는 것이라면, 후자의 경우는 고객사가 하는 것과 같이 엔드유저가 사용할 수 있는 최종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슈퍼브에이아이는 기존의 SI회사들과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개념적으로 보자면, 이는 forward integration 의 경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인공지능산업에서 슈퍼브에이아이가 담당한 활동은 초기에는supplier의 역할 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시장 진입에 성공한 이후 완제품의 생산까지 담당하게 되었으니 이제는 단순 supplier의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된 셈이기 때문에 그렇다. 인공지능이라는 산업에서 두가지 활동을 모두 담당하게 됐으니 integration이 된 셈이고, 고객과의 관계가 간접적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상황으로 변환되어 한발자국 더 가까워 졌으니 forward integration을 이뤄낸 상황인 것이다.
이와 유사한 상황으로 스마트폰의 주요 공급자였던 구글이 자체적으로 완성품 스마트폰을 생산하게 된 경우를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슈퍼브에이아이의 경우는 조금다르다. 검색엔진이었던 구글이 전자제품 제조업인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 들기 위해서는 제조역량이라는 새로운 역량개발이 필요하였고 따라서 HTC 의 제조역량을 자사로 흡수하는 과정이 필수 적이었다. 그런데, 슈퍼브에이아이는 초기 단계부터 완성 제품을 생산할 역량을 갖추고 있었으며 시장 진입 전략으로서 공급자의 포지셔닝을 택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확장성의 관점에서도 다르다. 전자의 경우 고객사는 인공지능 개발사에 한정되지만, 후자의 경우 제조, 유통, 물류, 국방, 보안과 같은 전통 산업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대개의 경우 자체 개발자가 존재하지 않으며 기술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인공지능을 적재 적소에 잘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를 테면 대규모의 삼림 관리와 같은 경우 전통적으로 위성이나 항공사진을 분석하지만, 인공지능 활용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도로 관리의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전통적인 업체의 문제를 인공지능을 통한 솔루션을 통해 해결하여 궁극적으로 비효율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것이 슈퍼브에이아이의 사업이자 미션이다.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한다면 커스터마이징의 문제는 없을까. 산업마다 주요 문제가 다르고 상황이 다르니 매번 다른 솔루션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김현수 대표의 대답은 다시 ‘범용성’으로 돌아갔다. 슈퍼브에이아이의 솔루션은 어느 분야 든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상기 시켰다. 그러니 개발에 들어가는 추가 노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산업별 이해도를 높여야 하는 문제는 남아 있다. 따라서 새로운 산업으로 진출하는데 필요한 역량은 개발 기술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개발도 요구된다.
산업의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이해 관계자들과 설계하여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 이 부분이 슈퍼브에이아이의 담당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이다. 인공지능 개발 과정의 전반적인 이해도는 물론, 산업 종사자의 고민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해당 종사자의 도메인 지식을 인공지능과 결합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 슈퍼브에이아이가 담당자를 ‘비즈니스 디벨롭먼트 매니저’라고 부르는 배경이다. 범용성을 기반으로 세계로 뻗어 나가는 스타트업, 그것이 슈퍼브에이아이의 국제화 전략의 본질이다.
[한경 공동기획 글로벌 AI스타트업 사례연구]
0. 오프닝
1. 마키나락스
2. Claythis
3. 네이션A
4. 플립션
5. 환경 분야
6. 라이너
7. 핏스탑커넥트
8. 올거나이즈
9. 트웰브랩스
10. 슈퍼브에이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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