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대만 총통이 美본토 아닌 하와이 찾은 이유

김송이 기자 2024. 12. 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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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계기로 미국 땅을 밟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일 "라이칭더의 이번 방문은 중국의 공격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면서 "라이칭더의 일정은 미국의 지지를 유지하면서도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대만의 섬세한 균형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WSJ는 "라이칭더의 일정 선택은 중국 침공 시 미국의 지원을 기대하는 대만의 입장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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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외 순방서 하와이·괌 ‘경유’
“중국 자극하지 않으려는 계산”
中 침공 시, 美 지원 요구 의미도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계기로 미국 땅을 밟았다. 6박7일 일정으로 남태평양 도서국 순방에 나선 라이칭더는 전용기편으로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하와이에 이어 마셜제도·투발루를 거쳐 미국령 괌에서 다시 하루 체류하고, 팔라우를 거쳐 6일 대만으로 돌아간다.

<YONHAP PHOTO-1451> Taiwan President Lai Ching-te greets people at the Kahala Hotel and Resort Saturday, Nov. 30, 2024 in Honolulu. (AP Photo/Marco Garcia)/2024-12-01 04:36:58/<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일반적으로 해외 순방에 나서는 외국 정상은 미국을 찾을 때 본토를 방문한다. 그러나 라이칭더는 미국 본토가 아닌 미국령 괌과 하와이를, 그것도 ‘경유’하는 형식으로 찾았다. 지난해 4월엔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이 중앙아메리카 수교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경유해 케빈 매카시 당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한 바 있다.

라이칭더가 하와이를 경유지로 선택한 것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신중한 계산의 결과다.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며, 타이베이와 워싱턴의 공식적인 소통을 반대해왔다. 이 때문에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며 대만과 단교하기도 했다. 대만 총통이 미국 땅, 특히 본토를 찾는 것은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중국은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반발 차원으로 군사 훈련을 벌였다. 차이잉원이 작년 4월 캘리포니아를 경유 형식으로 방문했을 때도 보복 차원으로 사흘간 ‘대만포위’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라이칭더의 순방이 끝나는 시점인 6일 직후나 직전에 중국이 보복성 군사훈련을 시작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대만이 중국을 의식해 총통의 경유지를 미 본토가 아닌 미국령 섬으로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일 “라이칭더의 이번 방문은 중국의 공격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면서 “라이칭더의 일정은 미국의 지지를 유지하면서도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대만의 섬세한 균형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대만 문제가 미·중 간 긴장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라이칭더의 일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응을 고려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방어용 무기를 제공하며 대만을 적극 지원한 것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대만과의 관계에서 거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한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대만이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라이칭더는 하와이에서 중국과 전쟁을 바라지 않으며, 중국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의 지원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밝혔다. 라이칭더는 하와이 의회 대표단, 전직 미국 관리 및 주 의원 앞에서 “평화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고,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우리는 전쟁을 막기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칭더의 일정에 포함된 하와이와 괌에는 미국의 주요 군사 기지가 위치해 있다. 특히 하와이 진주만에는 미국이 태평양 지역에 배치한 주요 군사 시설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위치한다. WSJ는 “라이칭더의 일정 선택은 중국 침공 시 미국의 지원을 기대하는 대만의 입장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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