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에도 엄정”…‘유령 관저’ 존재도 확인 못한 감사원의 궤변

김남일 기자 2024. 12. 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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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달영 감사원 사무총장이 2일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추진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그러면서 부실·봐주기 논란에 이어 감사원 증거은폐 의혹까지 불거진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혹 감사 역시 "역대 어떤 감사보다 엄정한 감사를 실시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감사원이 감사 대상으로 삼은 증축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건물이 관저 옆에 새로 지어졌는데도, 감사원은 1년8개월 감사 동안 그 존재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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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달영 감사원 사무총장 긴급 기자회견
최달영 감사원 사무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의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추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최달영 감사원 사무총장이 2일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추진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감사원 사무총장이 감사 업무가 아닌 사안에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최 총장은 “감사원은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정하게 감사를 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일에 대해서도 똑같은 잣대로 엄정히 감사하고 있다”며, 최 원장 탄핵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실·봐주기 논란에 이어 감사원 증거은폐 의혹까지 불거진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혹 감사 역시 “역대 어떤 감사보다 엄정한 감사를 실시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최 총장 주장은 궤변에 가깝다. ‘역대 어떤 감사보다 엄정했다’는 감사는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증축된 70㎡짜리 건물의 존재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일반인도 접근 가능한 구글어스 인공위성 사진에도 나오는 건물이다.

감사원이 감사 대상으로 삼은 증축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건물이 관저 옆에 새로 지어졌는데도, 감사원은 1년8개월 감사 동안 그 존재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감사 결과 공개 뒤에 부동산 등기에도 올리지 않은 ‘유령 건물’이 확인됐지만 감사원은 아무런 사후 조치도 하지 않았다. 어떤 돈으로 지었는지, 대통령실이 왜 이를 숨겼는지 등 핵심 감사 대상이 누락됐지만 감사원은 “경호처에 물어보라”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감사원이 사전에 작성한 이날 기자회견문에도 유령 건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후 감사원은 취재진 질문에 “1억3천만원짜리 미미한 계약이어서 감사에서 확인하지 않았다”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폈다.

최 총장은 또 “관저 시공업체를 누가 추천했는지 밝히지 못했기 때문에 부실 감사였다고 비판한다”면서도 “감사원은 이를 밝히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 당시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업체를 선정한 사실까지는 밝혀냈다”고 했다. 이어 “관리비서관이 누구로부터 추천을 받았는지까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공사를 둘러싼 모든 궁금증이 해소되지 못한 데 대한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대부분의 사실관계는 충실히 조사돼 감사보고서에 담겼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업체로 증축 공사면허가 없는 21그램은 관저 이전 공사를 총괄하며 숱한 불법을 양산했다. ‘최대한 노력’했다는 감사원 말과 달리, 21그램 선정 경위 관련 감사원 조사는 A4 142쪽 분량의 감사보고서 중 A4 한쪽을 채우지 못했다. 감사원은 “21그램에 처음 연락한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을 조사했지만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해서 누가 추천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걸로 끝이었다. 감사원은 “진술 과정에서 여사님이 언급된 적은 없다”고도 했다. 언급된 적이 없으니 물어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최 총장은 “감사원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감사원은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림 없이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임무를 수행하는 데 매진하겠다.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를 당장 멈춰달라”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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