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4전 5기 KB스타즈', 의미 가득한 연패 탈출 그리고 배경들
KB스타즈가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신한은행은 아쉽게도 3연패에 빠졌다.
청주 KB스타즈는 1일 청주체육관에서 벌어진 2024-25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나카다 모에, 허예은, 이혜주 활약에 힘입어 이경은, 타니무라 리카가 분전한 인천 신한은행과 접전 끝에 74-69로 이겼다.
이날 결과로 KB스타즈는 4연패 탈출과 함께 5승 6패를 기록하며 4위를 유지했다. 신한은행은 3연패와 함께 3승 8패를 기록했다. 5위는 유지했다.
1쿼터, KB스타즈가 공격에서 원활함을 바탕으로 22-15, 7점을 앞섰다. 허예은이 7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공격 선봉에서 활약했다. 4명의 선수가 고르게 득점에 가담하는 효율적인 공격 분산이 7점차 리드의 주된 이유였다. 신한은행은 흐름을 놓치지 않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2쿼터는 신한은행 추격과 KB스타즈 응전의 반복이었다. 공격보다는 수비가 눈에 띄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신지현과 이경은 활약에 힘입어 점수차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KB스타즈는 공격에서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리드를 잃지 않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KB스타즈가 3점포와 신한은행 파울 트러블을 이용한 자유투로 달아는 듯 했다. 신한은행은 이경은이라는 고참이 존재했다. 두 번의 8점차 열세 순간에 이경은이 3점슛과 어시스트 그리고 침착한 경기 운영을 보탰다. 결국 균형을 이루었다. KB스타즈가 59-58, 단 1점만 앞섰다.
4쿼터, 크로스 게임은 이어졌다. KB스타즈가 3분이 지날 때 66-60, 6점을 앞서며 승리를 가져가는 듯 했지만, 신한은행이 보고 있지 않았다. 수비를 잠그며 실점을 차단했고, 이경은 3점슛 등으로 다시 턱밑까지 추격했다.
종료 2분 안쪽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좀처럼 점수가 더해지지 않으며 시간이 흘러갔고, 종료 1분 여를 남겨두고 모에가 돌파를 성공시킨 후에 자유투까지 점수로 환산했다. 74-69, 5점을 앞섰다. 그대로 경기는 끝을 맺었다. KB스타즈가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시즌 개막 후 연승을 달리며 주변 평가를 바꿔냈던 KB스타즈는 2라운드 첫 경기 승리 후 내리 4연패를 당하며 흔들렸다. DTD(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뜻)가 떠오를 정도였다. 하지만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매 경기 알찬 내용과 함께 접전 속 패배를 당했기 때문.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앞선 4경기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털어내며 신한은행을 넘어서 연패를 끊었다.
첫 번째 원동력은 허예은의 부활이었다. 연패의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던 것이 허예은 부진이었다. 이날 허예은은 37분 11초를 나서 13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했다. 1쿼터 중반 스틸 2개와 함께 7점을 몰아친 장면은 압권이었다. 팀 전체 사기를 끌어올리는데 있어 부족함이 없던 장면이었다. 이후 허예은은 꾸준히 공수에 걸쳐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경기 종료 3분 안쪽에서는 신한은행이 전개했던 압박 수비 상황에서 턴오버를 범하지 않으며 경기를 매조지 하기도 했다.
경기 후 허예은은 “길었던 연패를 끊었다. 너무 다행이다. 코칭 스텝과 팀원들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힘든 경기를 이겼다.”고 전한 후 “앞선 경기에서 집중을 못했던 것 같다. 계속되는 스위치 디펜스에 좀 당황했던 것 같다. 고민이 많았다. 간결하게 했어야 했다. 오늘은 심플하게 하려 했다. 결과가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이어 허예은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겨내고 싶었다. 우리은행은 나츠키 언니는 스피드가 좋다. 막기가 힘들었다. 다음 게임에는 복수를 하고 싶다(웃음)”고 전했다.
4연패 마지막을 장식했던 지난 아산 우리은행 전에서 허예은은 9어시스트를 남겼지만, 득점이 3점에 그치고 말았다. KB스타즈는 60-65로 패했다. 허예은 득점이 아쉬웠던 일전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득점과 어시스트 그리고 경기 운영에서 만점 활약을 남기며 접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야전 사령관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두 번째는 KB스타즈 핵심으로 떠오른 나카다 모에였다. 37분 11초 동안 21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남겼다. 이전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박지수 활약상에 맞먹는 그것이었다. 더 의미있는 건 그녀의 출전 시간과 활동량 그리고 에너지 레벨이다. 박지수에 비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건실함이다. 공격과 수비에 걸쳐 자신의 모든 역량을 게임마다 쏟아내고 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고, 4연패 탈출에 있어 허예은과 함께 원투 펀치가 되었다.
또, 송윤하라는 비밀 병기를 꼽을 수 있다. 이날 10분 37초를 뛰었다. 10월에 있었던 신인 드래프트에서 KB스타즈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시즌 첫 정규리그 선발 출장이었다. 기대 이상이었다. 특유의 파워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정상급 센터인 리카와 맞짱을 떴다. 4점 4리바운드에 불과했지만, 영향력은 훨씬 이상이었다.
경기 후 송윤아는 “긴장을 조금하긴 했다. 어쨌든 정규리그에 출전하게 되어 기분이 좋다. 조금만 더 연습을 하면 리카 언니를 막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당찬 발언을 내놓었다.
경기 전 김완수 감독은 “오늘 비밀 병기가 있다. 송윤하다. 연습 과정이 좋다. 기대와 불안함이 공존한다.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적중했다. 분명 코칭 스텝 기대에 200% 부응했다. 경기 후에도 김 감독은 새롭게 전력에 합류한 송윤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직 더 있다. 이혜주다. 이날 팀내에서 가장 많은 38분 36초를 뛰었다. 15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신진급 선수로 성실함은 물론이고, 공수에 걸친 적극성이 돋보였다. 숫자는 결과에 불과해 보일 정도였다.
마지막 퍼즐은 코칭 스텝의 과감한 선수 기용이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앞서 언급한 대로 송윤하 기용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했다. 진경석 코치는 앞선 연습 과정에서 진경석 코치의 조언을 받아 송윤하 카드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또, 이여명이라는 새로운 가드도 허예은 백업으로 사용했다. 쉽게 결정하고 투입할 수 없는 선수들이었지만, 연패 탈출이라는 절박함 속에 꺼내든 새로운 두 카드는 어쨌든 성공적인 과정을 도출시켰다. 이여명은 단 2분 49초 동안 경기에 나섰지만, 허예은 호흡을 조정해 주기에 충분한 장면은 남겼다. 배경은 '믿음'으로 해석되었다.
그렇게 KB스타즈는 강이슬이 단 7분만 출전하는 제한적인 상황 속에 연패를 끊고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코칭 스텝의 과감한 결정에 더해 출전 선수들이 제 몫을 해낸 경기였다. 위에 언급한 선수들 뿐 아니라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멘털 리더’ 염윤아와 김민정 그리고 블루워커가 되어가고 있는 나윤정까지 합세해 거둔 의미있는 승리였다.
경기 후 김 감독은”1승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 승리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 홈 팬들이 많아서 힘을 더 냈다. 허예은이 살아났다. 염윤아, 송윤하가 잘해주었다. 강이슬이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7분만 뛰었다. 본인 의지가 강했다. 에너지 레벨을 높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쉬운 경기가 없을 것이다. 상대도 연패 탈출에 강한 의지 때문에 좋은 경기를 했다고 본다. 연승도 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시즌 전 최하위로 분류되었던 KB스타즈. 이제는 플레이오프 티켓 확보라는 확실한 1차 목표를 향해 뛰어가고 있는 듯 하다. 원 팀이라는 이름으로.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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