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빗장 풀렸다…"파병 최대 수혜자는 북한, 제일 위험한 시나리오는 이것"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12. 2. 09:03
[온더스팟] 김영준 국방대 안전보장대학원 교수
지구 저편엔 또 무슨 일이 벌어졌나, 우리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깊이 있고 생생한 글로벌 지식뉴스를 전해드립니다.
에이태큼스·스톰섀도... 위험한 빗장 풀렸다
러시아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1천 일이 지났습니다. 2년 반 정도 지났는데요, 양측이 그동안 자제해 오던 장거리 미사일도 서로 쏘아대면서 지금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또 여기에 지금 북한군이 1만 명 이상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이 된 것이 확인이 되면서 우리 안보와도 직접 연관이 돼 있는 그런 전쟁이 됐는데요. 군사전략 국제정치 전문가인 김영준 국방대학교 대학원 교수님과 함께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Q. 객관적인 전황, 전쟁이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 거예요?
A. 사실상 전쟁은 마무리 상태로 가는 분위기는 맞는데, 그리고 교착 상태인 것도 맞는데, 마지막에 끝나기 직전에 긴장이 최고조로 달하는 상태, 소위 말해서 협상 전에 최대한 파이를 키우려는 그런 상태로 보시면 됩니다. 우크라이나가 지금 전쟁 종결 전에 최대한 파이를 확보해야 되잖아요. 그러면 지금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땅에 대한 수복이 어렵다면 러시아 본토에 대한 여러 가지 공격을 통해가지고 소위 말하는 주고받기를 위해서 지금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종결 상태 직전의 마지막 치열함, 또 바이든 행정부가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상황이 이렇게 고조된 것 중의 하나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입장 변화였잖아요. 바로 에이태큼스(ATACMS). 이거 원래 지원은 해주지만 러시아 본토에는 쏘지 못하게 한다, 확전할 수 없다라는 거였는데, 이걸 지원을 했고 우크라이나가 실제로 썼고요. 영국이 개발한 스톰섀도(Storm Shadow)를 써서 또 사상자가 많이 나왔다고 하고요. 어떤 정도의 중요도를 가진, 어떤 성격의 무기들인가요?
A. 에이태큼스 같은 경우 최대 300km 정도 되는데 실제 전쟁에서 많이 쓰였던, 성공적으로 쓰였던 살상용 무기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고,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영토를 방어하는 개념의 작전에서 러시아 본토를 위한 공격 무기가 처음으로 승인됐다는 점에서 굉장히 세계적인 관심을 끌게 된 거죠.
심리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한반도도 마찬가지잖아요. 위기 사태 발생 시에 38선을 넘어가느냐, 이건 방어에서 북한의 영토로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한 법적 문제가 발생한 거거든요. 더 좋은 무기는 많죠. 더 많은 승인을 할 수도 있지만 그 마지노선을 상징화할 수 있는 게 에이태큼스랑 스톰섀도인데 이걸 바이든 행정부가 끝나가는데 승인을 한 거죠. 근데 지금 바이든 행정부가 끝나가서 그렇지 사실 바이든 행정부가 2, 3년 남았으면 이거는 확전을 불사한다, 이거랑 같은 오더입니다.
Q.바이든 행정부가 지금 두 달밖에 안 남았는데 이렇게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까요?
A. 최대한 본인이 내세웠던 대의명분을 위한 여러 가지 유럽의 시그널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한번 강화를 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사실 유럽이라는 국가도 우크라이나 사람들 불쌍해서 도와는 줘야 되겠지만 지금 2년, 3년째 전기세가 300%, 500% 인상되고 그거에 대한 불만이 극우 정당, 극좌 정당 득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Q. 전기세가 300%, 500% 올랐어요?
A. 예를 들면 전기세를 30만 원 내다가 지금 150만 원 낸 지 2, 3년이 넘어가요. 그럼 저희들도 사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안타깝지만 전기세 200만 원 낼 수 있어요? 이런 것들을 아무도 얘기를 못 하고 있었어요, 사실상. 근데 투표로 나타나고 있었죠. '젤렌스키는 오기만 하면 돈 몇십 조씩 들고 간다'라고요. 근데 트럼프가 대통령에 뽑히자마자 아들 트럼프 주니어가 '용돈 가지고 간 게 끝났다' 이렇게 얘기를 했잖아요. 이거 굉장히 꺼내기 힘든 말이잖아요.
기존의 민주당, 공화당 엘리트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얘기들, 미국 국민들이 '왜 이렇게 돈을 저기다 많이 부어? 우리 당장 취업도 안 되고 내 아들도 집에서 놀고 있는데?'라는 걸 얘기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걸 트럼프가 이제 건드려서 폭발시킨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바이든은 마지막 소위 군기 잡기 방식이 좀 동원이 되는 거죠. 본인이 기치로 내세웠던 가치 동맹 하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절대 보호를 해줘야 되거든요.
Q. 자신의 레거시를 좀 지키려고 하는 마지막 수단이다?
A. 네. 거기에 북한까지 들어와서 이제 확전이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강력한 조치가 좀 필요했던 거죠.
Q. 러시아가 바로 반격을 했거든요. 오레시니크 미사일이 개암나무라는 뜻이라고 하던데 위협적인 무기라고 봐야 되나요?
A. 사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킨잘 뭐 이런 것들을 러시아가 내세우면서 너희의 미사일 디펜스 시스템은 이제 무력화됐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 난리가 나서 '우리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만들어야 된다' 이런 논쟁들이 있다가 좀 가라앉았었거든요. 그런데 오레시니크는 사실 극초음속에 해당하는 미사일 중의 하나로서 대공 방어를 무력화시키는, 소위 말해서 극초음속에 해당된다고 얘기를 해요. 러시아는 '너희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도 우리가 갖고 있는데 사실 참았었는데 너희가 에이태큼스를 쓰니까 나도 이걸 쓰겠다'라는 조치로서 이걸 드러낸 거죠.
Q. 너무 빨라서 이걸 못 잡는 건가요?
A. 빠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대형 발사대거나 고정 발사대가 아닌 경우에는 이런 것들을 포착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거든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좀 유리한 무기체계를 가진 것이죠.
Q. 이게 핵탄두 여러 개를 동시에 설치를 해서 각각 터뜨릴 수 있다,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
A. 맞습니다. 상징적인 메시지를 주는 거죠. 전술핵을 언제든지 비핵국가한테도 제공할 수 있고 지금 전쟁 때도 쓸 수 있다라고 여러 번 지금 공언을 했는데 이런 것들이 가능한 무기를, 지금 대공 방어를 무력화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겠다는 거죠. 이건 단순히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유럽 중에 누구라도 까불면 내가 할 수 있다' 이런 것까지 여러 가지 메시지를 주는 협박이거든요.
막말로 최악은 공중전까지 들어가는 겁니다. 전투기가 왔다 갔다 하면 무지무지한 폭격을 하는 거죠. 우리 6·25 전쟁 후반기 때 미국이 북한을 다 때려 부쉈잖아요. 그때 썼던 폭탄이 독일보다 6, 7배가 많다는 미국 공군의 보고서도 있어요. 이런 식으로 이제 공군까지 본격적으로 개입되기 시작하면 이건 진짜 확전이 될 수 있죠. 왜냐하면 그중에 오탄이 발생할 수 있고 폴란드에 떨어질 수도 있고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민간은 더 많은 피해를 받는 거죠.
지금 전쟁이라고 서로 막 죽일 듯이 싸우는 건 아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갈 때도 그런 공격은 하지는 않았습니다. 지상전 위주로 갔던 거죠. 그런데 서로 이제 전투기까지 다 들어가서 이제 포격을 해야 되는 상황이 되면 이거는 3차 세계대전이 되죠. 그래서 그 선은 넘지 않고 있고 지금 지상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무기 성능 개량을 지금 경쟁하는 구도로 지금 첫 단추를 끼운 겁니다.
Q. 진짜 총력전, 전면전으로 3차 대전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A. 그거야 뭐 알 수 없죠. 만약 러시아 쪽에서 전술핵을 소규모라도 빈 공터라도 오염될 수 있게 한다든가,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러시아 국민들이 살고 있는 대도시를 어떤 식으로든 공격을 해서 수천 명의 피해자를 낸다든가, 이건 넘을 수 없는 강을 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게 의도적이든 우발적이든 언제든지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지금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건 맞고요. 이 상황을 전 세계가 지금 주시를 하고 있죠.
Q. 러시아가 또 핵 위협을 계속하고 있잖아요. 얼마 전에 핵교리 수정을 했는데 위협이 되는 조치인지가 궁금하더라고요.
A. 교리라는 게 이제 본인이 상징적으로 선언을 하는 것이거든요. 자기가 할 행동에 대해서 정당성을 스스로한테 부여를 하는 거죠. 그전에는 예를 들면 방어를 위해서만 쓰겠다, 우리가 핵 공격을 당하면 쓰겠다고 하던 걸 핵 공격을 당할 가능성이 있으면 쓰겠다 이런 식으로 좀 넓혀 가다가 지금은 비핵국 중에 우리하고 군사 동맹을 갖고 있는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또 쓸 수 있다. 선제 공격의 선을 이제 점점점점 넓혀가는 것이죠. 지금 거의 최대치로 가고 있는 겁니다. 또 이 본인이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 모른다라고 지금 겁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금 오레시니크나 이런 무기들 주면서 계속 말을 흘려요. '이 무기를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을걸.' 모든 나라들이 핵이라든가 여러 가지 것들을 못 하게 하는 통제 체제가 작동을 해왔었거든요. 그런데 러시아는 이제 이거를 깡그리 안 하겠답니다. 대북 제재도 지금 깼잖아요. 미국이 싫어할 만한 나라가 누가 있죠? 이란, 시리아, 북한 등등등. 테러리스트까지. 그 전에 그것까지는 안 했어요.
지금 메드베데프가 이런 말을 흘렸더라고요. '미국의 적들 중 누구에게 우리 핵 기술을 넘길 수 있을지 생각'한다고요. '그러니 미국이 가장 싫어하는 확산까지도 우리가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만은 아니고 우리가 암묵적으로 여태까지 유지했던 기존의 70년 체제를 다 무너뜨리고 '너(서방)랑 소위 사이 안 좋은 애들한테 이런 첨단 과학기술을 다 양도하겠다' 이런 거죠.
Q.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에요?
A. 그것까지도 '너 이런 식으로 나오면 우리가 너랑 지켜왔던 국제사회 체제를 다 무너뜨릴 수 있다.' 미국이 가진 힘이 뭐죠? 하나는 군사적 힘, 하나는 내가 얘기하면 국제사회가 동참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나라한테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제재를 할 수 있다는 이 힘이었는데, 이거 하나가 지금 다 사라졌어요. 그런데 군사적 힘도 미국이 감당하기에는 다른 나라들이 너무 세졌고 자기들이 약해지고 있어요. 미국이 지도하던 사회는 무너져 가겠죠.
지금 대만하고 한반도를 분리해서 보다가 지금 묶어서 보거든요, 복합적 위기라고. 왜냐하면 북중러가 가까워지면서 대만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면 중국이 북한한테 어떤 액션을 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고, 러시아나 북한이 미국 쪽을 약하게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또 한반도 위기 때 러시아는 당연히 개입을 할 거고... 그럼 이게 이제 확산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 지금 두 개의 전쟁에서, 트럼프는 손해를 보더라도 종결시키자는 건데, 현재 구도대로 가면 이제 인도태평양까지 연결된 전 세계 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Q. 전쟁이 확전되는 어떤 트리거가 됐던 게 러시아의 북한군 파병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이미 1만 1천 명이 간 것은 기정사실로 확인된 것 같고요. 또 2차 파병으로 대규모가 올 거다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북한군은 여기서 지금 그 전세에 어떤 영향을 줄 정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 되나요?
A. 군사적인 영향보다는 외교적, 심리적 영향이 꽤 클 겁니다. 이게 지금 사실 우크라이나, 러시아 둘이 싸우던 판을 밖에서 무기 던져주고 먹을 거 던져주고 하면서 응원하는 방식이었잖아요. 근데 지금 한 명이 끼어들었어요, 싸운다고. 이거는 이제 반대쪽도 끼어들 수 있는 상황으로 지금 전환이 돼버린 거죠. 사실 저는 이번 결정이 북한이 최대 수혜자라고 보는 게, 북한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로 가고 있다는 거죠. 전쟁이 사실상 동결 모드로 가게 되면 북한 입장에서는 최소의 희생으로 최대한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고, 국제사회에도 본인의 존재감을 알린 것도 있고, 국내적으로도 뭔가 국제적인 행동을 취해서 김정은이 푸틴하고 같은 지도자 선상에 올라서는 쾌거를 이룰 수도 있고. 실제 보상받는 것 중에 여러 가지 무기 형태로 받는 것도 당연히 있지만 경제적 보상도 꽤 클 것이고.
또 하나는 한반도에서 위기 발생 시 북한의 우군이 생긴 거예요. 한반도에서 어떤 위기 상황이 발생 시에 러시아가 못 본 척할 수는 없잖아요. 한반도에서 위기 발생 시 우리는 좌시하지 않겠다라고 극동 지역에다가 미사일 부대를 옮길 수도 있어요. 그리고 사거리 안에 평택하고 뭐가 들어온다, 그럼 이거는 심리적으로 엄청난 압박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게임 체인저로 발동할 수 있어서 우리한테 엄청난 위협이고, 북한 입장에서는 사실 희생자가 많지 않으면 최소 희생으로 최대의 효과를 본 것이죠.
김정은 독재자가 이제 대내적으로 이것 때문에 북한이 정권이 흔들리는 거 아니냐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요. 제가 보기에는 그거는 좀 희망적인 사고이고. 국가유공자 대우를 해주고 평양에 아파트를 주고 동생들은 김일성대학에 입학시켜 주겠다 이렇게 보상을 해서 오히려 단합을 시킬 수가 있습니다. (내부 정치에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거군요.) 네, 독재자들은 늘 그런 식으로 해왔기 때문에요.
Q. '북한이 러시아에 장사정포와 포병 전력을 보냈고, 러시아가 그 대가로 대공 미사일 같은 방공망 장비를 북한에 줬다.' 그러니까 이런 식의 군사 장비의 지원 교류는 상당 부분 일어나고 있는 거라고 봐야 되는 거죠?
A. 저는 이게 최저의 협력 수준이라고 봅니다. 제일 위험한 건 러시아군이 북한군하고 정례화해서 훈련을 하는 거예요. 지금 초청했잖아요. 중러 훈련에 북한 오라고. 여러 번 얘기했습니다. 한미 연합훈련 수준으로 지금 가고 있어요. 거기에 북한까지 들어가면 러시아 땅에 인민군 몇백 명 간 게 문제가 아니고 북한 땅에 러시아군, 중국군도 들어와서 훈련할 수 있어요. 어디서? DMZ 앞에서. 우리 미국의 전략자산처럼 원산 앞바다에 SLBM 핵탄두 실은 잠수함이 한 달씩 올 수 있어요. 그전에는 러시아, 중국이 북한의 제재에 동참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안 하니까 모든 게 가능합니다.
정례적인 군사 훈련 안에 우리 평택이나 오키나와를 핵 타격한다, 이런 시나리오를 써가지고 같이 훈련하고 사이버 타격도 같이하고. 대만 위기 발생하면 북한은 평택에다 사이버 교란을 하고 러시아는 핵미사일을 끌고 와서 협박을 한다, 이런 식으로 자기들이 모의 훈련을 해버리면 여기가 3차 세계대전이 되는 거죠. 우리는 더 최악으로 갈 수 있는 모든 상상지를 펴놓고 이런 것들이 70년 동안 안 일어났으니까 안 일어나겠지 할 수 있는데 아무도 모르는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지구 저편엔 또 무슨 일이 벌어졌나, 우리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깊이 있고 생생한 글로벌 지식뉴스를 전해드립니다.
에이태큼스·스톰섀도... 위험한 빗장 풀렸다
러시아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1천 일이 지났습니다. 2년 반 정도 지났는데요, 양측이 그동안 자제해 오던 장거리 미사일도 서로 쏘아대면서 지금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또 여기에 지금 북한군이 1만 명 이상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이 된 것이 확인이 되면서 우리 안보와도 직접 연관이 돼 있는 그런 전쟁이 됐는데요. 군사전략 국제정치 전문가인 김영준 국방대학교 대학원 교수님과 함께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Q. 객관적인 전황, 전쟁이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 거예요?
A. 사실상 전쟁은 마무리 상태로 가는 분위기는 맞는데, 그리고 교착 상태인 것도 맞는데, 마지막에 끝나기 직전에 긴장이 최고조로 달하는 상태, 소위 말해서 협상 전에 최대한 파이를 키우려는 그런 상태로 보시면 됩니다. 우크라이나가 지금 전쟁 종결 전에 최대한 파이를 확보해야 되잖아요. 그러면 지금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땅에 대한 수복이 어렵다면 러시아 본토에 대한 여러 가지 공격을 통해가지고 소위 말하는 주고받기를 위해서 지금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종결 상태 직전의 마지막 치열함, 또 바이든 행정부가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상황이 이렇게 고조된 것 중의 하나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입장 변화였잖아요. 바로 에이태큼스(ATACMS). 이거 원래 지원은 해주지만 러시아 본토에는 쏘지 못하게 한다, 확전할 수 없다라는 거였는데, 이걸 지원을 했고 우크라이나가 실제로 썼고요. 영국이 개발한 스톰섀도(Storm Shadow)를 써서 또 사상자가 많이 나왔다고 하고요. 어떤 정도의 중요도를 가진, 어떤 성격의 무기들인가요?
A. 에이태큼스 같은 경우 최대 300km 정도 되는데 실제 전쟁에서 많이 쓰였던, 성공적으로 쓰였던 살상용 무기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고,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영토를 방어하는 개념의 작전에서 러시아 본토를 위한 공격 무기가 처음으로 승인됐다는 점에서 굉장히 세계적인 관심을 끌게 된 거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ㅣ우크라이나 대통령 (11월 19일)
우리는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췄습니다. 현재 보유 중인 에이태큼스를 비롯해 사용 가능한 모든 장거리 무기를 쓸 겁니다.
심리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한반도도 마찬가지잖아요. 위기 사태 발생 시에 38선을 넘어가느냐, 이건 방어에서 북한의 영토로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한 법적 문제가 발생한 거거든요. 더 좋은 무기는 많죠. 더 많은 승인을 할 수도 있지만 그 마지노선을 상징화할 수 있는 게 에이태큼스랑 스톰섀도인데 이걸 바이든 행정부가 끝나가는데 승인을 한 거죠. 근데 지금 바이든 행정부가 끝나가서 그렇지 사실 바이든 행정부가 2, 3년 남았으면 이거는 확전을 불사한다, 이거랑 같은 오더입니다.
Q.바이든 행정부가 지금 두 달밖에 안 남았는데 이렇게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까요?
A. 최대한 본인이 내세웠던 대의명분을 위한 여러 가지 유럽의 시그널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한번 강화를 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사실 유럽이라는 국가도 우크라이나 사람들 불쌍해서 도와는 줘야 되겠지만 지금 2년, 3년째 전기세가 300%, 500% 인상되고 그거에 대한 불만이 극우 정당, 극좌 정당 득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Q. 전기세가 300%, 500% 올랐어요?
A. 예를 들면 전기세를 30만 원 내다가 지금 150만 원 낸 지 2, 3년이 넘어가요. 그럼 저희들도 사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안타깝지만 전기세 200만 원 낼 수 있어요? 이런 것들을 아무도 얘기를 못 하고 있었어요, 사실상. 근데 투표로 나타나고 있었죠. '젤렌스키는 오기만 하면 돈 몇십 조씩 들고 간다'라고요. 근데 트럼프가 대통령에 뽑히자마자 아들 트럼프 주니어가 '용돈 가지고 간 게 끝났다' 이렇게 얘기를 했잖아요. 이거 굉장히 꺼내기 힘든 말이잖아요.
기존의 민주당, 공화당 엘리트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얘기들, 미국 국민들이 '왜 이렇게 돈을 저기다 많이 부어? 우리 당장 취업도 안 되고 내 아들도 집에서 놀고 있는데?'라는 걸 얘기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걸 트럼프가 이제 건드려서 폭발시킨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바이든은 마지막 소위 군기 잡기 방식이 좀 동원이 되는 거죠. 본인이 기치로 내세웠던 가치 동맹 하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절대 보호를 해줘야 되거든요.
Q. 자신의 레거시를 좀 지키려고 하는 마지막 수단이다?
A. 네. 거기에 북한까지 들어와서 이제 확전이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강력한 조치가 좀 필요했던 거죠.
핵 탑재 신무기 꺼낸 러...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나
A. 사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킨잘 뭐 이런 것들을 러시아가 내세우면서 너희의 미사일 디펜스 시스템은 이제 무력화됐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 난리가 나서 '우리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만들어야 된다' 이런 논쟁들이 있다가 좀 가라앉았었거든요. 그런데 오레시니크는 사실 극초음속에 해당하는 미사일 중의 하나로서 대공 방어를 무력화시키는, 소위 말해서 극초음속에 해당된다고 얘기를 해요. 러시아는 '너희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도 우리가 갖고 있는데 사실 참았었는데 너희가 에이태큼스를 쓰니까 나도 이걸 쓰겠다'라는 조치로서 이걸 드러낸 거죠.
블라디미르 푸틴ㅣ러시아 대통령 (11월 21일)
이 미사일을 요격하거나 대적할 만한 수단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말씀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Q. 너무 빨라서 이걸 못 잡는 건가요?
A. 빠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대형 발사대거나 고정 발사대가 아닌 경우에는 이런 것들을 포착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거든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좀 유리한 무기체계를 가진 것이죠.
Q. 이게 핵탄두 여러 개를 동시에 설치를 해서 각각 터뜨릴 수 있다,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
A. 맞습니다. 상징적인 메시지를 주는 거죠. 전술핵을 언제든지 비핵국가한테도 제공할 수 있고 지금 전쟁 때도 쓸 수 있다라고 여러 번 지금 공언을 했는데 이런 것들이 가능한 무기를, 지금 대공 방어를 무력화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겠다는 거죠. 이건 단순히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유럽 중에 누구라도 까불면 내가 할 수 있다' 이런 것까지 여러 가지 메시지를 주는 협박이거든요.
막말로 최악은 공중전까지 들어가는 겁니다. 전투기가 왔다 갔다 하면 무지무지한 폭격을 하는 거죠. 우리 6·25 전쟁 후반기 때 미국이 북한을 다 때려 부쉈잖아요. 그때 썼던 폭탄이 독일보다 6, 7배가 많다는 미국 공군의 보고서도 있어요. 이런 식으로 이제 공군까지 본격적으로 개입되기 시작하면 이건 진짜 확전이 될 수 있죠. 왜냐하면 그중에 오탄이 발생할 수 있고 폴란드에 떨어질 수도 있고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민간은 더 많은 피해를 받는 거죠.
지금 전쟁이라고 서로 막 죽일 듯이 싸우는 건 아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갈 때도 그런 공격은 하지는 않았습니다. 지상전 위주로 갔던 거죠. 그런데 서로 이제 전투기까지 다 들어가서 이제 포격을 해야 되는 상황이 되면 이거는 3차 세계대전이 되죠. 그래서 그 선은 넘지 않고 있고 지금 지상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무기 성능 개량을 지금 경쟁하는 구도로 지금 첫 단추를 끼운 겁니다.
Q. 진짜 총력전, 전면전으로 3차 대전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A. 그거야 뭐 알 수 없죠. 만약 러시아 쪽에서 전술핵을 소규모라도 빈 공터라도 오염될 수 있게 한다든가,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러시아 국민들이 살고 있는 대도시를 어떤 식으로든 공격을 해서 수천 명의 피해자를 낸다든가, 이건 넘을 수 없는 강을 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게 의도적이든 우발적이든 언제든지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지금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건 맞고요. 이 상황을 전 세계가 지금 주시를 하고 있죠.
핵교리 바꾸고 마지노선 없앴다
A. 교리라는 게 이제 본인이 상징적으로 선언을 하는 것이거든요. 자기가 할 행동에 대해서 정당성을 스스로한테 부여를 하는 거죠. 그전에는 예를 들면 방어를 위해서만 쓰겠다, 우리가 핵 공격을 당하면 쓰겠다고 하던 걸 핵 공격을 당할 가능성이 있으면 쓰겠다 이런 식으로 좀 넓혀 가다가 지금은 비핵국 중에 우리하고 군사 동맹을 갖고 있는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또 쓸 수 있다. 선제 공격의 선을 이제 점점점점 넓혀가는 것이죠. 지금 거의 최대치로 가고 있는 겁니다. 또 이 본인이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 모른다라고 지금 겁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금 오레시니크나 이런 무기들 주면서 계속 말을 흘려요. '이 무기를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을걸.' 모든 나라들이 핵이라든가 여러 가지 것들을 못 하게 하는 통제 체제가 작동을 해왔었거든요. 그런데 러시아는 이제 이거를 깡그리 안 하겠답니다. 대북 제재도 지금 깼잖아요. 미국이 싫어할 만한 나라가 누가 있죠? 이란, 시리아, 북한 등등등. 테러리스트까지. 그 전에 그것까지는 안 했어요.
지금 메드베데프가 이런 말을 흘렸더라고요. '미국의 적들 중 누구에게 우리 핵 기술을 넘길 수 있을지 생각'한다고요. '그러니 미국이 가장 싫어하는 확산까지도 우리가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만은 아니고 우리가 암묵적으로 여태까지 유지했던 기존의 70년 체제를 다 무너뜨리고 '너(서방)랑 소위 사이 안 좋은 애들한테 이런 첨단 과학기술을 다 양도하겠다' 이런 거죠.
Q.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에요?
A. 그것까지도 '너 이런 식으로 나오면 우리가 너랑 지켜왔던 국제사회 체제를 다 무너뜨릴 수 있다.' 미국이 가진 힘이 뭐죠? 하나는 군사적 힘, 하나는 내가 얘기하면 국제사회가 동참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나라한테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제재를 할 수 있다는 이 힘이었는데, 이거 하나가 지금 다 사라졌어요. 그런데 군사적 힘도 미국이 감당하기에는 다른 나라들이 너무 세졌고 자기들이 약해지고 있어요. 미국이 지도하던 사회는 무너져 가겠죠.
지금 대만하고 한반도를 분리해서 보다가 지금 묶어서 보거든요, 복합적 위기라고. 왜냐하면 북중러가 가까워지면서 대만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면 중국이 북한한테 어떤 액션을 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고, 러시아나 북한이 미국 쪽을 약하게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또 한반도 위기 때 러시아는 당연히 개입을 할 거고... 그럼 이게 이제 확산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 지금 두 개의 전쟁에서, 트럼프는 손해를 보더라도 종결시키자는 건데, 현재 구도대로 가면 이제 인도태평양까지 연결된 전 세계 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확전의 트리거, 북한군... 70년 체제 무너지는 신호탄?
A. 군사적인 영향보다는 외교적, 심리적 영향이 꽤 클 겁니다. 이게 지금 사실 우크라이나, 러시아 둘이 싸우던 판을 밖에서 무기 던져주고 먹을 거 던져주고 하면서 응원하는 방식이었잖아요. 근데 지금 한 명이 끼어들었어요, 싸운다고. 이거는 이제 반대쪽도 끼어들 수 있는 상황으로 지금 전환이 돼버린 거죠. 사실 저는 이번 결정이 북한이 최대 수혜자라고 보는 게, 북한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로 가고 있다는 거죠. 전쟁이 사실상 동결 모드로 가게 되면 북한 입장에서는 최소의 희생으로 최대한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고, 국제사회에도 본인의 존재감을 알린 것도 있고, 국내적으로도 뭔가 국제적인 행동을 취해서 김정은이 푸틴하고 같은 지도자 선상에 올라서는 쾌거를 이룰 수도 있고. 실제 보상받는 것 중에 여러 가지 무기 형태로 받는 것도 당연히 있지만 경제적 보상도 꽤 클 것이고.
또 하나는 한반도에서 위기 발생 시 북한의 우군이 생긴 거예요. 한반도에서 어떤 위기 상황이 발생 시에 러시아가 못 본 척할 수는 없잖아요. 한반도에서 위기 발생 시 우리는 좌시하지 않겠다라고 극동 지역에다가 미사일 부대를 옮길 수도 있어요. 그리고 사거리 안에 평택하고 뭐가 들어온다, 그럼 이거는 심리적으로 엄청난 압박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게임 체인저로 발동할 수 있어서 우리한테 엄청난 위협이고, 북한 입장에서는 사실 희생자가 많지 않으면 최소 희생으로 최대의 효과를 본 것이죠.
김정은 독재자가 이제 대내적으로 이것 때문에 북한이 정권이 흔들리는 거 아니냐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요. 제가 보기에는 그거는 좀 희망적인 사고이고. 국가유공자 대우를 해주고 평양에 아파트를 주고 동생들은 김일성대학에 입학시켜 주겠다 이렇게 보상을 해서 오히려 단합을 시킬 수가 있습니다. (내부 정치에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거군요.) 네, 독재자들은 늘 그런 식으로 해왔기 때문에요.
Q. '북한이 러시아에 장사정포와 포병 전력을 보냈고, 러시아가 그 대가로 대공 미사일 같은 방공망 장비를 북한에 줬다.' 그러니까 이런 식의 군사 장비의 지원 교류는 상당 부분 일어나고 있는 거라고 봐야 되는 거죠?
A. 저는 이게 최저의 협력 수준이라고 봅니다. 제일 위험한 건 러시아군이 북한군하고 정례화해서 훈련을 하는 거예요. 지금 초청했잖아요. 중러 훈련에 북한 오라고. 여러 번 얘기했습니다. 한미 연합훈련 수준으로 지금 가고 있어요. 거기에 북한까지 들어가면 러시아 땅에 인민군 몇백 명 간 게 문제가 아니고 북한 땅에 러시아군, 중국군도 들어와서 훈련할 수 있어요. 어디서? DMZ 앞에서. 우리 미국의 전략자산처럼 원산 앞바다에 SLBM 핵탄두 실은 잠수함이 한 달씩 올 수 있어요. 그전에는 러시아, 중국이 북한의 제재에 동참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안 하니까 모든 게 가능합니다.
정례적인 군사 훈련 안에 우리 평택이나 오키나와를 핵 타격한다, 이런 시나리오를 써가지고 같이 훈련하고 사이버 타격도 같이하고. 대만 위기 발생하면 북한은 평택에다 사이버 교란을 하고 러시아는 핵미사일을 끌고 와서 협박을 한다, 이런 식으로 자기들이 모의 훈련을 해버리면 여기가 3차 세계대전이 되는 거죠. 우리는 더 최악으로 갈 수 있는 모든 상상지를 펴놓고 이런 것들이 70년 동안 안 일어났으니까 안 일어나겠지 할 수 있는데 아무도 모르는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BS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원룸 건물서 "수갑 채워달라"…절도 자백에도 찜찜하더니
- "주문 취소하려다…서비스 듬뿍" 마감하던 사장님 '왈칵'
- 주차장 5시간 막은 차량…"나 입주민인데!" 뭘 요구했길래
- 인천공항 간 여행객 철렁…"가출 중 한국행" 일본인 결국
- 소포 속에 손도끼…"내 분신, 써달라" 소방서로 보낸 사연
- 기껏 만들어놓고 '퍽퍽'…"분풀이는 여기서" 흉상의 정체
- "나도 급발진" 올해 감정 최다…5년간 국과수 결과는 0건
- "머리가 하얘졌죠" 뽑아 놓고 '스스로 나가라' 압박…무슨 일?
- "몸만 빠져 나왔어요" 발 동동…"특별재난지역 지정해 달라"
- 담벼락 뚫고 300명 탄 열차 '쾅'…운전자 "브레이크 고장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