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 우리은행장 내정자 "기업금융 강화, '내부통제 시간' 확보하겠다"
"영업만 26년, 내부통제 위해 업무 효율화"
"임종룡 회장께 자문 많이 구할 것"
"출신 상관 없이 일 잘하는 사람 등용"
"銀 본질은 고객 감동, KPI에 절대평가 도입"
정진완 행장 내정자는 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을 사랑해주는 고객 여러분, 어려운 상황임에도 저를 믿고 뽑아주신 주주님들, 저와 함께 일할 우리은행 동료들, 우리가 열심히 해서 지금까지 못했던 고객 신뢰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9일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가 정 부행장을 행장 후보자로 추천한 후 첫 출근길 일성이다.
정 내정자는 내부통제와 기업금융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내부통제 혁신방안과 관련 “은행생활 30년 중 26년을 영업점에서 생활했다. 이론적으로 우리은행 내부통제 제도가 우수하게 잘 돼 있는 것도 있는데,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우리 직원이 어떤 부분에서 과부하가 걸리는지 알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덜어내서 내부통제를 할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업무 중심으로 배치된 것을 고객 중심으로 배치하겠다”며 “제가 임원을 하면서 약간 충돌했거나, 안 됐던 부분들도 ‘시간의 흐름’을 맞추는 것이었다. 서비스를 하는 은행은 결국 고객 중심으로 조직이 편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회장과의 소통을 두고는 “금융분야 식견에서는 우리나라 탑클래스이기 때문에 제가 감히 이론적으로 (대적할) 부분이 없다”면서 “대신 저는 영업만 30년 했고, 중소기업 영업은 제가 탑클래스다. 한 분야에만 있던 것을 (식견을) 넓히는 데서 자문을 많이 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은행 성장을 위해서는 직원 사기 진작이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정 내정자는 “우리은행의 가장 큰 경쟁력은 우리은행 직원들”이라며 “직원들이 지금 조금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부분이 있지만 조만간 잘 이겨내서 고객을 위해 일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사업 부문 중에서는 기업금융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우리은행 모태가 조선 상인을 위한 은행”이라며 “우리나라처럼 수출입을 많이 하고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는 수출, 수입 쪽으로 강력하게 가야 한다”면서 “기업금융, 그리고 지금 힘들어하시는 개인사업자 쪽으로 모든 직원들이 중점을 두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은행, 상업은행 출신 간 계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능력 중심의 인사’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상업에 있다고 영업 잘하고 한일 출신이라고 영업 잘하는 것이 아니다. 영업은 영업이고, 저는 출신 상관없이 일 잘하는 사람을 쓸 것”이라고 했다.
직원 핵심성과지표 또한 단기 영업실적 중심 KPI에 절대평가의 요소를 넣어 개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정 내정자는 “지금은 너무 단기적인 상대평가다. 실제로 우리가 해야 할 일과 절대평가의 요소도 도입했으면 좋겠다”라며 “우리가 못하는 부분을 더 채워줄 수 있어야 하고, 그런 것이 평가에 반영돼야 하는데 지금 상대평가는 실적 위주의 성과제도”라고 진단했다.
이어 “자본력이 약하고, 조금 더 이익을 내서 주주가치를 제고해야 하니까 실적도 내야 하지만 은행업의 본질은 고객 감동”이라며 “고객이 맡길 돈을 잘 관리하고, 고객이 필요할 때 잘 내어주는 은행업 본질을 위해 그 쪽으로 성과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내정자는 1968년생으로 포항제철고, 경북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일각에서는 정 후보를 임종룡 금융지주 회장의 ‘런던 인맥’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임 회장이 2004년 주영국대사관 참사관으로 재직할 당시 정 후보가 런던 지점에서 근무했다. 지난 10월 29일 우리금융 자추위는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자로 최종 추천했다.
향후 이사회 의결 등 절차를 걸쳐 올해 연말 조병규 우리은행장 임기 만료 후 우리은행을 이끌게 된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이후 각종 논란 수습, 우리은행 실적 및 자본비율 제고, 조직 내 계파 갈등 해소 등의 숙제를 안고 있다.
김나경 (givean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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