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기·증시 '외톨이' 현상, 상당기간 이어질 듯"-iM
한국은행이 2025~2026년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9%와 1.8%로 하향 조정하면서 사실상 저성장 리스크(위험)를 인정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한국 경기와 증시의 '외톨이' 현상이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이 나왔다.
2일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성장률이 내년보다 내후년에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 것은 당분간 국내 경기의 강한 회복 모멘텀(동력)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경고의 의미"라며 "시장에도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행도 트럼프 2기 관세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감안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겠지만 트럼프발 관세 충격이 예상보다 크게 국내 경제를 강타할 경우 1.9%도 낙관적 성장률 전망치일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주요국 국채 금리와 주가가 동반 하락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국내 경제와 증시의 부진이 심해지는 배경으로 △높은 제조업 비중과 수출 의존도 △심각한 내수 부진 현상 △AI 사이클의 수혜 제외 △중국 리스크 △국내 자금의 탈한국 현상 △국내 성장·산업 정책의 부재 등을 꼽았다.
그는 "글로벌 경기의 호황국면에서 한국의 높은 제조업과 수출 비중은 강점으로 작용하지만 글로벌 경기·교역사이클이 둔화하는 국면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트럼프 집권 2기에 관세 정책마저 현실화된다면 글로벌 제조업 및 수출 경기의 회복은 더 지연될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한국 경기와 제조업 경기의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내수 부진 현상에 대해선 "국내 기준금리가 미국 기준금리 수준보다 낮은데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계 부채 부담으로 인해 국내 가계가 체감하는 고금리 부담이 미국 등 다른 국가 대비 크다"며 "이 점도 소비 등 내수 부진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가계 부채 규모는 여타 국가를 압도하는 수준"이라며 "사실상 고용절벽에 직면한 국내 고용시장과 더불어 자영업자 위축 추세는 국내 내수부진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AI 사이클에서의 수혜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도 지목했다. 박 연구원은 대만과 한국의 성장률 흐름을 비교하면서, 대만이 한국보다 큰 수혜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양호했지만 여타 국가에 비해 수혜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표적으로 현 기술혁신 사이클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한국과 대만의 수출증가율을 비교해보더라도 대만의 대미 수출은 한국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리스크도 부담이다.다. 중국 경제는 자체적인 경기부양정책으로 조금씩 개선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의미 있는 반등세는 아니다. "오히려 중국 과잉 리스크만 더욱 글로벌 경제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그는 "대표적으로 중국 내 전기차산업의 급속한 성장은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재편을 촉발하는 동시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를 더욱 강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 경기와 증시의 '외톨이' 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여러 요인들이 해소되기까지의 시간을 감안해야 하는 데다 트럼프 2기 정책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한국 경기와 증시 외톨이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위험도 있다"며 "최소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추진될 각종 정책 관련 불확실성 리스크가 해소되거나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실시와 같은 모멘텀이 가시화돼야 국내 경기와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뀔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 '출하-재고 사이클'과 수출 경기 사이클을 보더라도 현재의 조정 흐름은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며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해소 여부의 중요한 분수령도 내년 1분기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중 국내 경기사이클이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관건"이라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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