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스법-IRA 축소 예고는 시작일 뿐”… 국내 기업들 대미 사업 잇단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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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2기를 앞둔 국내 기업들의 '대미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내 투자 기업에 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 지급 정책에 따라 국내 4대 그룹이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만 104조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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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美투자 계획 104조원 달해
반도체-배터리 지원 줄면 타격 우려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2기를 앞둔 국내 기업들의 ‘대미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내 투자 기업에 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 지급 정책에 따라 국내 4대 그룹이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만 104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인 칩스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축소 및 무력화를 예고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칩스법에 따라 각각 64억 달러(약 8조7900억 원), 4억5000만 달러(약 6200억 원)를 받기로 미 상무부와 예비적 각서(PMT)를 맺었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을 갖춘 최종 계약은 아직 맺지 못한 상태다. 인텔과 TSMC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최종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게 될 비벡 라마스와미는 소셜미디어 X에 “IRA 및 칩스법에 따른 낭비성 보조금이 내년 1월 20일 이전에 빠르게 지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DOGE는 이를 모두 검토하고 감찰관에게 계약에 대한 조사를 권고할 것”이라고 했다. 설령 국내 기업들이 바이든 행정부와 최종 계약을 맺더라도,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보조금뿐 아니라 전반적인 반도체 공급망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으로 들어가는 한국 등 아시아산 반도체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엔비디아와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의 반도체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 이 경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체적으로 가격 상승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고 공장 증설 등 계획을 밝힌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받은 AMPC 규모는 약 84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3사의 영업이익 합산(1086억 원)의 약 8배에 이른다. 트럼프 리스크를 대비하고 곧바로 AMPC 혜택을 보기 위해 SK온 등은 AMPC 일부를 조기 현금화(유동화)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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